운임시장, 마침내 숨 고를 기회 잡은 것처럼 보이나 폭풍 전의 고요함(!?)

사진 제공:트레드링스
사진 제공:트레드링스

글로벌 수출입 물류 플랫폼 트레드링스는 28일 "2025년 하반기 운임은 내려갔는데 물류비는 왜 그대로일까?" 제하의 리포트를 발표해 업계의 지대한 관심을 모았다. 트레드링스에 따르면 2025년 하반기에 접어든 글로벌 해상운임 시장은 한마디로 ‘안갯속’이다. 각종 지표는 하락세를 가리키며 시장이 안정되는 듯한 착시를 주지만, 그 이면에는 여전히 예측 불가능한 변수들이 도사리고 있다. 과연 올해 남은 기간 해상 운송 시장은 안정적으로 흘러갈까?

숨 고르기 들어간 운임, 그러나 안심은 금물

2025년 8월 21일 기준, 드류리(Drewry) 컨테이너 운임 지수(WCI)는 40피트 컨테이너(FEU)당 2,250달러로, 전주 대비 4% 하락했다. 현물 운임 역시 지난주 3.3% 하락하며 뚜렷한 피크 시즌의 징후 없이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하락세는 상반기 내내 시장을 달궜던 미국의 대중국 관세 발효를 앞둔 ‘밀어내기 선적’이 일단락되고, 신규 선박 투입으로 인한 공급 과잉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중국-미국 서안 노선의 현물 운임은 7월 초 40피트 컨테이너당 2,500달러에서 8월 현재 2,000~2,200달러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화물 예약량 역시 전월 대비 10~15% 감소했다.

한 전문가는 현재 상황에 대해 “시장이 마침내 숨을 고를 기회를 잡은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폭풍 전의 고요함일 수 있다”고 경고하며, “수요와 공급의 근본적인 불균형이 해소되지 않은 채 지정학적 변수만으로 움직이는 시장은 언제든 급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지표상의 안정세가 실제 화주의 물류비 부담 완화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여전히 시장에는 여러 복병이 숨어있다.

첫째, 지정학적 리스크는 현재진행형이다. 홍해-수에즈 운하 통항 차질은 이제 일시적 변수가 아닌 ‘뉴노멀’로 자리잡았다. 아시아-유럽노선에서 희망봉으로 우회하며 추가되는 10~14일의 항해 시간은 전체 컨테이너 선복량의 약 10%를 흡수하며 글로벌 공급망에 연쇄적인 지연을 유발하고 있다. 세계 2위 컨선사 Maersk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8월부터 유럽 노선(AE5)의 기항지를 변경하는 등 네트워크를 조정하고 있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기는 어렵다.

둘째, 각종 규제와 추가 비용의 압박은 더욱 거세지고 있다. 2025년 5월부터 지중해에 황산화물 배출규제지역(ECA)이 설정되면서 선사들의 운영 비용이 증가했고, 케냐의 원산지 증명서(COO) 의무화나 콩고민주공화국의 2% 관세 부과 등 각국의 비관세 장벽도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Maersk에 따르면, 8월부터 일본산 수입품에 15%, 인도네시아산 수출품에는 19%의 상호 관세가 적용되는 등 관세 리스크는 더욱 복잡해지는 양상이다.

셋째, 수요의 불확실성이다. 전반적인 수요 약세 속에서도 반도체, 하이테크, 패션 등 특정 분야와 이커머스 관련 항공 화물 수요는 여전히 견조한 편이다. 하지만 미국의 소액 면세 제도 폐지 등으로 글로벌 항공화물 운임은 전년 대비 약 7% 하락하는 등, 품목별·지역별로 시장 상황이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는 것이다.

불확실성의 시대를 항해하는 법

결론적으로, 2025년 하반기 해상운임 시장은 여러 하방 압력에도 불구하고 지정학적 리스크와 선사들의 공급 조절 능력에 따라 언제든 다시 요동칠 수 있는 불안정한 균형 상태에 놓여있다. 전문가들은 컨테이너 무역량이 3.5~4% 성장하는 동안 선복량은 6.5%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측하며, 공급 과잉의 영향이 점차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Maersk의 아시아 태평양 시장 보고서는 “아시아 태평양 공급망은 계속해서 변화하는 무역 정책, 수요 재조정, 지역적 혼란 속에서 항해하고 있다”고 진단하며, “해상 운송 시장은 역동적이고 복잡하며, 글로벌 무역 변화와 장비 불균형, 계절적 혼잡 리스크의 영향을 계속 받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따라서 화주들은 단기적인 운임 지표 등락에 일희일비하기보다, 공급망 전반의 리스크를 관리하고 총체적인 비용 관점에서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할 때다. 9월 말 중국의 골든위크를 앞두고 일시적인 물동량 급증이 나타날 수 있지만, 그 이후에는 다시 급격한 하락세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온다. 안갯속 항해에서 방향을 잃지 않으려면, 그 어느 때보다 면밀한 데이터 분석과 유연한 대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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