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의 핵심에는 ‘무역 불균형’이라는 구조적인 원인 자리잡고 있어

사진 제공:트레드링스
사진 제공:트레드링스

글로벌 수출입 물류 플랫폼 트레드링스(대표 박민규)는 16일 "전 세계 컨테이너 운송의 41%가 빈 채로 돌아다니고 있다" 제하의 리포트를 발표해 이목이 집중됐다. 트레드링스에 따르면 바다를 가득 메운 거대한 컨테이너선을 떠올리면, 우리는 모든 컨테이너가 화물로 가득 찬 채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을 상상한다. 하지만 최근 우리의 상상과는 전혀 다른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내용이 밝혀졌다.

바로 덴마크의 해운 컨설팅 회사인 ‘Sea-Intelligence’의 최신 분석에 의하면 현재 전 세계 컨테이너 운송의 무려 41%가 아무것도 싣지 않은 ‘빈 컨테이너’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엄청난 양의 자원이 ‘빈 상자’를 옮기는 데 낭비되고 있는 것일까?

문제의 핵심에는 ‘무역 불균형’이라는 구조적인 원인이 자리 잡고 있다. 국가 간의 무역은 결코 균등하게 흐르지 않는다. 특정 국가는 수입보다 수출이 훨씬 많은 ‘생산 기지’ 역할을 하는 반면, 다른 국가는 수출보다 수입이 압도적으로 많은 ‘소비 시장’의 역할을 한다. 바로 이 지점에서 컨테이너의 수급 불균형이 발생한다.

구체적으로 예를 들어보겠다. 아시아 지역의 국가들은 전 세계로 막대한 양의 상품을 수출한다. 가득 찬 컨테이너들이 끊임없이 항구를 떠나지만, 정작 되돌아오는 수입 물량은 그보다 적다. 이로 인해 아시아 항구들은 다음 수출품을 실어 보낼 컨테이너가 늘 부족한 ‘컨테이너 부족’ 사태를 겪게 된다.

반대로, 북미나 유럽 항구들은 상황이 정반대다. 아시아에서 온 수입품으로 가득 찬 컨테이너들이 항구에 도착하지만, 다시 아시아로 보낼 수출품이 부족해 빈 컨테이너만 항구에 산더미처럼 쌓이게 되는 ‘컨테이너 과잉’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결국, 아시아의 수출업체들은 부족한 컨테이너를 구하기 위해 애를 먹고, 북미와 유럽의 항구들은 쓸모없는 빈 컨테이너를 처리하고 보관하는 데 막대한 물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41%라는 충격적인 수치는 바로 이 불필요한 이동과 비효율의 크기를 보여주는 지표이다.

이는 단순히 컨테이너가 비어있다는 사실을 넘어, 전 세계적인 규모의 연료, 시간, 인력 낭비가 발생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더 효율적이고 지속 가능한 글로벌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핵심 과제라 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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