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컨 운임, 홍해사태 지속되도 많은 대형선 신조 물량 인도로 하락 예상
-홍해사태 해소 시 원양노선의 컨운임은 심각한 수준으로 하락 전망
-2025년 LNG선 해운시황, 현재 수준에서 추가 하락 가능성 높아
-2025년 LPG선 시황, 선복량 증가와 선박운항 거리 단축 효과로 추가 하락 예상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양종서 수석연구원은 최근 ‘해운, 조선업 2024년 3분기 동향 및 2025년 전망’ 보고서를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이에 따르면 2024년 3분기에 들어오며 상반기에 발주가 집중됐던 LNG선, 컨테이너선 등의 신규 발주가 크게 감소했으며 이러한 경향은 4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LNG선의 경우 카타르 2차 계약물량이 상반기에 집중 발주된 이후 하반기 발주량은 크게 감소했으며 LNG 해운시장의 운임과 용선료까지 하락하며 단기적 수요요인이 다소 위축된 것으로 추정된다.
컨테이너선 역시 상반기 중 전문 선주사 물량이 집중적으로 발주됐고 하반기 이후 해운시장의 운임이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며 신규 발주가 크게 감소한 경향을 보였다.
이러한 경향은 4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하반기 신규 발주는 양호한 수준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24년 세계 신조선 발주량은 전년대비 약 22% 증가한 5,900만CGT 내외, 발주액은 약 35% 증가한 1,750억달러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국내 수주량은 전년대비 4.4% 증가한 1,050만CGT, 수주액은 6.5% 증가한 315억달러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되며, 점유율 하락으로 세계 신조선 시장의 발주 증가율 대비 증가폭은 작다.
2025년 신조선 시장은 LNG선과 컨테이너선의 발주량 감소로 전년대비 큰 폭의 감소가 예상되나 환경규제 대응 수요 등이 지속되며 비교적 양호한 수준은 유지할 전망이다.
카타르 2차 발주 이후 별다른 신규 수요 움직임이 나타나지 않는 LNG선의 경우 해운시장의 용선료 하락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며 '25년 발주량은 큰 폭의 감소를 나타낼 전망이다.
2016년 이후 신규 생산 개시되는 LNG 프로젝트가 많다는 점에 대한 기대감과 LNG개발 프로젝트에 따른 수요 등으로 신규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나 2018년 이후 최소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컨테이너선 역시 과거 발주된 신조 선박의 대량 인도로 선복 과잉이 우려되고 해운시장의 운임이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며 '25년까지 새로운 연료인 암모니아연료 추진선의 발주가 본격화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돼 발주량은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양호한 시황을 보이고 있는 탱커와 LPG선 등은 '25년에도 양호한 시황을 유지할 것으로 예상되나 해운시장의 운임 하락에 대한 영향과 크게 증가한 '24년도 발주량에 대한 기저효과로 '25년 발주량은 '24년 수준에 미치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25년에도 '27년 시행 예정인 IMO의 중기조치 등 규제강화에 대비하기 위한 수요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25년 세계 신조선 발주량은 전년대비 약 29% 감소한 4,200만CGT, 발주액은 약 21% 감소한 1,380억 달러로 비교적 양호한 수준은 유지될 전망이다.
또 '25년 암모니아연료추진선의 실증작업이 이루어지며 '26년 이후 탄소를 함유하지 않은 새로운 연료에 대한 기대감으로 신조선 수요가 다시 증가할 가능성도 높다.
국내 조선사들은 LNG선 수요가 위축될 경우 다른 선종의 대형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 노력이 예상되나 '25년 수주량은 양호한 수준에 미치기 어려울 전망이다.
국내 조선사들은 '25년에도 LNG선 등 대형 가스선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할 것으로 보이나 신규 수요가 감소해 컨테이너선, 탱커 등 타 주요 선종에 대한 공략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주력 선종의 수요 감소로 인해 '25년 국내 신조선 수주량은 전년대비 약 10% 감소한 950만CGT, 수주액은 약 2% 감소한 310억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수주량은 연간 건조(인도량)으로 추정되는 약 1,200만CGT에 미치지 못하는 다소 부진한 실적이 될 것이나 아직까지 충분한 수주잔량이 확보되어 있고 향후 암모니아연료추진선 등 새로운 제품 시장의 활성화와 경쟁 기회가 존재하므로 조선사에 큰 타격이 될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점유율 확대를 시도하는 과정에서 가격인하를 수단으로 활용한다면 세계 신조선가 상승이 둔화되거나 멈출 가능성도 있으며 경우에 따라 많은 수주잔량을 확보한 상태에서도 가격 하락이 나타날 수 있어 생산비용이 상승하고 있는 조선사들로서는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 '23년 이후 두드러지고 있는 주요 선종 시장에서의 점유율 하락 경향은 LNG선의 수요가 충분했으므로 심각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지 않으나 단기적으로 상황을 만회하지 않으면 근본적인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어 '25년 시장에서의 경쟁상황은 중요한 의미가 있다.
우리 조선산업의 수주점유율 약화에 대해 조선업계가 빠르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지난 '21년 이후 4년째 신조선 시장은 매우 양호한 수요를 나타내고 있으나 '23년부터 2년째 점유율이 급락한 채 시황 대비 부진한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23년에는 생산력이 정상화되지 못한 상황에서 건조량이 많지 않아 이를 소폭 웃도는 정도의 수주량을 기록했으나 '24년에는 1,100만CGT 내외로 추정되는 연간 건조량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적으로 수주잔량 감소를 막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상황은 국내 조선업계가 LNG선과 LPG선 등 가스선 시장 외에 기존 우위를 유지하던 대형선 시장에서조차 경쟁력을 발휘하지 못하며 대부분의 수주를 중국 조선사에 내주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2015년 이후 화이트리스트를 공개하며 한정된 조선소에 대한 집중적인 지원으로 경쟁력을 높일 것을 공언했던 중국 정부와 조선업계는 시장 수요가 커짐에 따라 기존 폐업 조선소를 인수, 가동하는 등의 방식으로 건조능력을 확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중국의 건조량은 생산성의 획기적인 발전 없이 '21년 이후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24년 중 건조량은 호황기에 무분별하게 난립했던 수많은 조선소가 참여하여 최대치를 기록한 2011년의 2,180만CGT를 능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상황은 일본이 구조조정을 종료한 이후 우리 조선사들이 도크를 확장하며 일본의 반발을 불러왔던 90년대 상황과 매우 흡사하며 30년 만에 일본의 전철을 밟는 듯한 이미지가 그려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 당시 일본과는 다른 점이 있으며 우리 조선업계가 반격할 기회가 아직 남아 있다.
당시 일본과 달리 한국은 연구개발인력 등 기술개발 능력을 감축시키지 않았으며 여전히 세계 최고 수준의 개발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의 조선업 재편은 범용선인 벌크선 위주로 이루어졌으나 한국은 아직 고부가 선종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친환경, 스마트화 등 시장변화 요인에 적절히 대응하고 활용할 경우 범용선 시장에서의 경쟁력까지 재확보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국내 조선사들의 영업실적이 개선되고 있어 R&D 투자여력이 높아지기 시작했으며 이에 따라 전략적 투자가 강화될 여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 등을 고려하면 충분히 대중국 경쟁력을 회복할 반격의 기회가 남아있어 아직 일본의 전철을 따를 것이라고 단언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과거 대중국 경쟁력 우위의 핵심요인이었던 기술력과 품질 및 생산능력의 개선을 통한 차별화 노력이 필요하다.
과거 대중국 경쟁력의 핵심 기반은 기술력과 생산능력에 따른 품질에 있었으며 이들 요인은 여전히 중국에 앞서는 것으로 평가되나 그 격차가 좁혀진 만큼 선가 차이만큼의 차별적 가치를 제공하지 못한다는 것이 문제점으로 보인다.
중국이 막대한 정부지원을 기반으로 기술력 격차를 좁힌 것으로 추정되고 국내 숙련 인력의 부족으로 생산 경쟁력이 하락하며 품질이 저하된 상황을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중장기적이며 고강도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기술개발과 관련해 중국 역시 모든 부문의 기술력 향상에 투자하고 있는 만큼, 시장의 요구를 파악, 분석하고 선주 입장에서의 차별적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방안을 연구하고 이에 투자하는 전략경영의 강화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생산부문에서는 중장기적 관점의 투자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산재위험 요인을 제거하고 산업의 이미지를 개선시켜 젊은 내국인의 진출을 유도하고 인력을 양성할 필요가 있으며 그 외에도 스마트야드 등 다각도의 방안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양 수석연구원은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