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황 예측 실패, 해양플랜트 급감, 치킨게임 저가수주가 악영향

 
해운시황 예측 능력 한계, 해양플랜트 수주 급감, 조선사간의 저가 수주 경쟁 등이 국내 유수 조선사들에 대규모 손실을 발생케 해 결국 신용등급사들이 부정적 검토대상에 등록하는 선까기 치닫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이 이처럼 엄청난 손실을 내고 세계 조선, 해운업계의 눈총을 받아야 할 정도 자금유동성 악화, 경영부실, 조직력 빈곤을 노정해 왔는지 되묻고 싶은 심정이다. 이들 조선소들의 경영악화 영향은 곧바로 해운업계에도 불똥이 튈 수 있는 해운선사들의 선제 대응이 절실하다.

한국기업평가는 대우조선해양의 장단기 신용등급을 종전 A 및 A2에서 각각 BBB+ 및 A3+로 하향조정하고 부정적 검토(Negative Review)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또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추가적인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제기된 삼성중공업의 장단기 신용등급에 대해서도 부정적 검토 대상에 등록한다고 언급했다.

이번 대우조선해양의 장단기 신용등급 하향조정은 당초 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대규모 손실이 예상 되는 등 사업·재무적 펀더멘탈이 손상된 가운데 회계정보의 신뢰성 훼손 등 대외신인도 하락으로 자본시장 접근성이 현저히 저하됨에 따라 유동성 대응력도 약화된 것으로 판단됨에 따른 것이다.
아울러 최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현재 진행 중인 실사 결과와 재무구조 개선 방안 및 실행 여부 등에 따라 유동성 대응력에 상당한 불확실성이 내재되어 있어 부정적 검토를 유지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전체 LNG선 발주 물량의 절반이 넘는 37척(93억불)을 수주하는 등 업계 내 여전한 마켓리더십을 유지하고 있다. 2014년까지 흑자기조를 유지하는 등 경쟁사 대비 양호한 영업실적을 시현해 왔다. 그러나 2015년 1분기 들어 Songa Project(Semi-Rig 4기) 등 주요 해양플랜트에서 공사손실이 발생하는 가운데 장기매출채권에 대한 대손상각(1,284억원) 등을 인식함에 따라 적자 전환됐다. 

한편 주요 경쟁사인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2014년 중 공사손실충당금 설정 등을 통해 거액의 손실을 인식함에 따라 수주 당시의 영업환경과 과도하게 증가한 미청구공사 부담 등으로 미뤄 대우조선해양의 추가 손실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한기평은 금년 5월 21일자 정기평가시 대우조선해양의 장단기 신용등급을 하향조정하는 한편, 진행 중인 일부 대형 해양프로젝트에서 공정차질이 확인됨에 따라 추가적인 손실 발생 등 손익 회복 여부와 미 청구공사 등 매출채권의 원활한 회수를 통한 재무부담 완화 여부를 중요한 모니터링 요소로 제시한 바 있다.
다만, 현대중공업 및 삼성중공업과 달리 동사는 2012년부터 매년 결산실적에 해양플랜트 부문 발생 손실을 인식(누계 약 9,500억원)해 온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추가 손실규모는 일정수준 완화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지난 7월 15일, 2015년 2분기 중 당초 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대규모 손실 인식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한기평은 대우조선해양의 사업 및 재무안정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된 것으로 판단하고, 동일자로 대우조선해양의 신용등급을 부정적 검토(Negative Review) 대상에 등록하는 한편 이후 추가적인 시장 정보와 동사에 대한 자료 징구 등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검토를 진행했다.
평가일 현재까지 반기 결산 검토가 마무리되지 않아 정확한 영업실적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최근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가 사내 담화문을 통해 2 분기에 잠정 손실을 회계원칙에 따라 모두 반영하겠다는 의지 를 표명한 점 등으로 미루어 손실 규모는 2~3조원 수준이 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손실규모의 급격한 증가는 해양플랜트 EPC 공사의 총예정원가 증가와 장기미수채권 대손상각, 자회사 손실 등에 따른 것으로 확인된다. 해양플랜트 사업에서는 시장 트렌드 변화와 부가가치 제고를 위해 EPC 공사를 추진했으나 미경험 프로젝트 진행에 따른 설계 및 공정오류로 생산공정 이 지연되었고, 이에 따라 미숙련공 충원 등으로 공정 효율도 크게 저하됐다. 또 FEED(Front End Engineering and Design, 기본설계) 수행능력이 미흡해 기존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추정한 예산을 바탕으로 계약 금액을 산정, 공정을 진행했으나 실제 건조과정에서 실행예산이 크게 증가 한데다, 증가된 원가에 대한 선주측과의 협의(Change Order)가 원만히 진행되지 않으면서 관련 금액에 대한 공사손실충당금 설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특히 Songa Semi-Rig 프로젝트의 경우, 척당 5억불 내외인 공사계약금 대비 예정원가가 40% 이상 많이 투입될 것으로 파악되며, 이들 초과원가에 대해 선주측과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해당 금액의 대부분이 공사손실충당금 설정 등 손실로 인식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지난 2011년 이후 완공된 선박의 인도지연에 따른 장기미수채권(2015년 3월말 기준 약 8,600억원)도 정상 회수가 부진하여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이 예상되며, 사업정상화가 지연되고 있는 자회사(망갈리아조선소, Dewind(풍력발전사업) 등)의 손실도 일시 반영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파악된다.

대우조선해양 대표이사가 밝힌 바와 같이 적극적인 회계처리로 자회사 손실을 포함한 손실 요인을 모두 반영하게 되면, 3조원 규모의 손실이 2분기에 인식될 수 있으며 다른 변수를 고려하지 않을 경우 자본이 1.5조원 수준으로 감소함에 따라 부채비율이 900%를 넘어설 수도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부채비율 500%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선 1~1.5조원 이상의 자본 확충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편 Songa 프로젝트 1호선의 인도(6월말)에 따른 4.3억불의 인도잔금 입금과 약 2,000억원 규모의 한도대출 차입 등으로 6월말 기준 7,714억원의 현금성자산을 확보한 것으로 파악되며, 이를 통해 7월 23일 만기 도래한 회사채를 상환했다.

또 2015년 하반기 중 Songa 프로젝트 2,3호선 및 Transocean Drillship 1,2호기의 인도가 준비되고 있어 인도가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인도대금 15.4억$이 추가로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Songa 프로젝트의 경우 기존의 인도 일정이 크게 지연됐고, Change Order의 처리에 대 해 선주측과 합의가 난항을 겪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추가 인도 지연으로 인해 충분한 자금 확보의 어려움이 재차 높아질 가능성은 여전히 내재돼 있는 상태다.
특히 대우조선해양이 제시한 2015년 6월말 기준 총차입금은 6조 9,899억원으로, 회사채 1조 8,500억원, 기업어음 1조 1,200억원, 외화대출 및 시설대출 1조 3,872억원, 제작금융 1조 1,823억원, USANCE 1조 4,502억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중 2015년 중 상환해야 하는 차입금은 회사채 5,000억원, 기업어음 2,200억원, Usance 및 제작금융 1조 5,917억원 등 총 2조 3,503억원으로 확인된다. 제작금융 등 공사 진행을 위한 운전자본은 만기연장이 가능하다고 전제하더라도 현금 창출력이 크게 손상된 가운데 대규모 손실과 회계정보의 신뢰성 훼손에 따른 신인도 하락 등으로 자본시장 접근성이 현저히 저하됨에 따라 회사채 및 기업어음 등 시장성 차입금의 차환은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등 유동성 대응력은 과거 대비 크게 저하된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대우조선해양의 최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을 중심으로 유상증자를 포함한 자본확충과 구조조정 등 재무구조 개선 및 유동성 확보를 위한 논의가 진행 중이며, 평가일 현재 관련 실사가 개시 된 상태인 바, 향후 실사 결과와 재무구조 개선방안 및 실행 여부 등이 동사 유동성 대응력에 중요 하게 작용할 것으로 판단된다. 한기평은 대우조선해양 장단기 신용등급에 대한 부정적 검토를 유지하고 향후 진행사항을 발표 예정인 반기결산 실적과 함께 모니터링하여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다.

한편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높지는 않은 것으로 판단되나, 사채모집위탁계약서상 재무비율 유지 조항에 의거, 부채비율이 500%를 넘어설 경우 사채권자집회의 결의에 의한 기한의 이익 상실 선언이 가 능하며, 이 경우 Cross Default 조항에 따라 공모사채 1조6,500억원(명목가액 기준이며 2015년 7월 23일 만기도래 2,000억원 제외) 전액에 대한 상환부담이 높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당사는 향후 사채권자집회의 결의를 통한 기한의 이익 상실 선언 및 법원의 인가 여부 등에 대 해서도 추가적인 모니터링을 실시할 예정이다.

한편 삼성중공업도 올해 2분기 실적 공시를 앞두고 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거액의 추가 손실 발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5,000억원의 공사손실충당금 설정(누계 손실 7,600 억원) 등에 따라 2014 년 1분기 연결기준 3,62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한 바 있는데, 당시 문제가 됐던 프로젝트(Ichthys CPF(호주 해양가스생산설비), Egina FPSO(나이지 리아 부유식 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 등)에서 공정차질이 확인되는 등 거액의 추가 손실이 예상되고 있다.
한기평은 지난 5월 21일자 정기평가시 유가하락 여파로 인한 주력 선종인 드릴쉽(Drillship) 매출비중 축소와 최근의 손익저하를 야기한 해양프로젝트의 본격적인 공정 진행 등으로 미뤄 당분간 수익압박 및 운전자본부담 가중이 불가피하며 손실발생 프로젝트의 공정율이 낮은 수준(2014년 말 현재, Ichthys CPF 약40%, Egina FPSO 약 15%)이기 때문에 예기치 못한 설계변경 등으로 인한 추가적인 비용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보수적 관점에서 충당금을 설정함으로써 해당 프로젝트에서 발생가능한 추가적인 손실확대는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당초 예상범위를 넘어서는 대규모 손실 반영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프로젝트 관리 능력 및 재무 실적에 대한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 제기된 나이지리아 현지에서의 소송 제기는 사실이지만, 아직까지는 공정이 중단 없이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2014년 중 4,200억원의 공사손실충당금을 설정했던 Egina FPSO 프로젝트(계약금액 30억불)의 경우, 2015년 1분기에도 30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 바 있으며, 평가일 현재 설계변경 등으로 인한 공정차질이 확인되고 있어 추가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 2013년과 2014년 중 총 3,400억원의 손실을 인식한 Ichthys CPF 프로젝트(계약금액 27억 불)의 경우에도 당초 예정보다 인도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등 해양플랜트 부문의 사업리스크는 보다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한기평은 삼성중공업의 장단기 신용등급을 부정적 검토 대상에 등록하고, 손실규모 등이 확정되는 2 분기 실적 공시를 전후해 프로젝트별 현황 및 향후 사업 전망등에 대한 검토 결과를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다.

한편 세계 최상위권에 위치한 국내 대형 조선소들이 지속적으로 대규모 손실을 기록하면서 이들 조선소의 사업적·재무적 펀더멘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생산 능력 및 고부가가치 선박 생산기술 등 매우 우수한 사업 경쟁력에 있어 의심의 여지는 없으나 해운 시황 침체에 대한 대응 능력 및 해양플랜트(EPC 공사) 등 신규 사업 진출에 따른 사업 위험은 과거 대비 크게 높아진 것으로 판단된다.
2014년 중 대규모 손실을 선반영한 바 있는 현대중공업의 경우에는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과 같은 예상을 크게 상회하는 대규모 손실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는 않지만, 2015년 들어서도 해양 사업관련 추가적인 손실이 이어지면서 2분기에도 영업흑자 전환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등 사업적 불확실성은 여전히 높은 상태이다. 특히 최근의 악화된 수주환경과 저가수주 물량 및 손실발생 프로젝트의 규모 등으로 미루어 당분간 실적 및 현금흐름 회복이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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