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인의 유치권

대법원 1993. 3.12. 선고 92다32906 판결【물품인도】 [공1993.5.1.(943),1161]

판시사항

[1] 운송인의 유치권제한에 관한 상법 제147조, 제120조의 규정취지
[2] 동일한 기회에 동일한 수하인에게 운송하여 줄 것을 의뢰받은 운송인이 운송물의 일부를 유치한 경우 운송물 전체에 대한 운임채권이 피담보채권의 범위에 속하는지 여부(적극)
[3] 운임청구권의 발생시기(=운송물을 인도할 수 있는 상태를 갖춘 운송완료시)

재판요지

[1] 상법 제147조, 제120조 소정의 운송인의 유치권에 관한 규정의 취지는, 운송실행에 의하여 생긴 운송인의 채권을 유치권행사를 통해 확보하도록 하는 동시에 송하인과 수하인이 반드시 동일인은 아니므로 수하인이 수령할 운송물과 관계가 없는 운송물에 관하여 생긴 채권 기타 송하인에 대한 그 운송물과는 관계가 없는 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그 운송물이 유치됨으로써 수하인이 뜻밖의 손해를 입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피담보채권의 범위를 제한한 것이다.
[2] 동일한 기회에 동일한 수하인에게 운송하여 줄 것을 의뢰받은 운송인이 운송물의 일부를 유치한 경우 운송물 전체에 대한 운임채권은 동일한 법률관계에서 발생한 채권으로서 유치의 목적물과 견련관계를 인정하여 피담보채권의 범위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3] 운임은 특약 또는 관습이 없는 한 상법이 인정하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운송을 완료함으로써 청구할 수 있는 것이고, 운송의 완료라 함은 운송물을 현실적으로 인도할 필요는 없으나 운송물을 인도할 수 있는 상태를 갖추면 충분하다.

원심판례

광주고등법원 1992.6.23. 92나113

참조법령

상법 제147조,제120조,제134조

전 문
1993.3.12.. 92다32906 물품인도
【전 문】
【원고, 피상고인】 김민남
【피고, 상고인】 대한통운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이영구
【원심판결】 광주고등법원 1992.6.23. 선고 92나113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광주고등법원에 환송한다
【이 유】 피고 소송대리인의 상고이유에 대하여
원심판결 이유에 의하면, 원심은 채택증거에 의하여 소외 아이코스코리아 주식회사와 피고 사이에 1988.4. 이래 매 1년 단위로 운송계약을 체결하여 피고가 소외 회사의 토건용 장비 등을 운송하여 오던 중 1990.10.부터 1991.3.까지의 피고의 소외 회사에 대한 운송료 채권이 합계 금 16,482,950원에 달한 사실, 소외 회사는 1991.3.21. 피고에게 화순야적장과 나주야적장에 야적되어 있던 원고 소유의 강철재 657,428.74키로그램을 영산포야적장으로 운송하여 줄 것을 의뢰함에 따라 피고가 화순야적장에 야적된 강철재 16톤을 운송하여 영산포야적장에 도착하였으나 소외 회사의 부도소식을 듣고는 운임채권의 확보를 위하여 이를 유치하였고, 3.23.에는 나주야적장에 야적된 24톤을 영산포야적장으로 운송 도중 유치한 사실을 각 인정한 다음, 피고의 상법제147조, 제120조 소정 운송인의 유치권항변에 대하여, 위 규정의 운송인의유치권은 운송인이 운송물에 관하여 받을 보수, 운임 등에 관하여 그 운송물을 유치할 때에만 성립한다 할 것인데, 피고와 소외 회사 사이에 1990.10.부터 1991.3.까지 이미 발생한 운임채권 금 16,482,950원은 피고가 유치한 강철재 40톤에 관하여 발생한 것이 아니므로 그 채권의 확보를 위하여는 위 유치권이 인정되지 아니하고, 뿐만아니라 운임채권은 운송인이 운송물을 수하인에게 인도하여 운송을 마침으로써 비로소 발생한다 할 터인데 피고는 위 강철재40톤을 운송 도중 또는 영산포야적장에 도착하였으나 수하인에게 인도하지 아니한 채 유치하였으므로 위 강철재 40톤에 관한 운임채권은 발생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피고의 위 항변을 배척하였다. 상법 제147조, 제120조 소정의 운송인의 유치권에 관한 규정의 취지는, 운송실행에 의하여 생긴 운송인의 채권을 유치권행사를 통해 확보하도록 하는 동시에 송하인과 수하인이 반드시 동일인은 아니므로 수하인이 수령할 운송물과 관계가 없는 운송물에 관하여 생긴 채권 기타 송하인에 대한 그 운송물과는 관계가 없는 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그 운송물이 유치됨으로써 수하인이 뜻밖의 손해를 입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그 피담보채권의 범위를 제한한 것이라고 볼 것이다. 따라서 위 강철재와 무관하게 이미 발생된 피고의 소외 회사에 대한 위 금 16,482,950원의 채권담보를 위하여 이 사건 강철재 40톤을 유치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니 이 점에 관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다. 그러나 동일한 기회에 동일한 수하인에게 운송하여 줄 것을 의뢰받은 운송인이 그 운송물의 일부를 유치한 경우 위 운송물 전체에 대한 운임채권은 동일한 법률관계에서 발생한 채권으로서 유치의 목적물과 견련관계를 인정하여 피담보채권의 범위에 속한다고 할 수 있을 것이고, 이와 같이 보는 것이 수하인의 보호와 아울러 운송인의 채권확보를 목적으로 한 위 상법규정의 취지에도 부합하는 것이라 할 것이다. 그리고 운임은 특약 또는 관습이 없는 한 상법이 인정하는 예외적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운송을 완료함으로써 청구할 수있는 것이고, 운송의 완료라 함은 운송물을 현실적으로 인도할 필요는 없으며, 운송물을 인도할 수 있는 상태를 갖추면 충분하다 할 것이다.
기록에 의하면, 피고는 1991.3.21.경 소외 회사로부터 화순야적장과 나주야적장에 야적되어 있는 강철재 657,428.74키로그램을 영산포야적장으로 운송하여 줄 것을 의뢰받고 위 강철재 중 트럭 10대분(80톤)을 영산포야적장까지 운송하여 하역을 완료한 것으로 보이고(원고의 1991.5.14.자 준비서면, 제1심증인 박의화의 증언 등), 화순야적장에서 운송하던 트럭 2대분(16톤)은 영산포야적장에 도착한 후 피고가 소외 회사의 부도소식을 듣고 이를 유치하였고,나주야적장에서 운송하던 트럭 3대분(24톤)은 운송 도중 피고가 유치한 사실은 원심도 인정한 바이므로, 목적지인 영산포야적장까지 운송된 위 철강재 96톤은 운송이 완료되어 운임청구권이 발생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고, 그 운임청구권은 피고가 유치한 이 사건 강철재 40톤과 견련관계를 인정할 수 있어그 피담보채권의 범위에 속한다고 할 것이므로 위 운임청구권의 담보를 위하여 피고의 유치권이 성립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하역이 완료된 위 강철재 80톤의 운임채권에 기한 유치권의 성립여부에 관하여는 판단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강철재 40톤은 수하인에게 인도하지 아니하여 그 운임채권이 발생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피고의 유치권항변을 모두 배척하고 말았으니 이와 같은 원심판결에는 판결결과에 영향을 미친 판단유탈이나 운송인의 유치권에 관한 법리오해의 위법이 있다고 아니할 수 없다. 이 점을 지적하는 논지는 이유 있다.
이상의 이유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원심법원에 환송하기로 하여 관여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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