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용선계약 없이 계선중 선박 총 60만7,280TEU 육박

 
한국 상선 수주점유율 유지에 일등공신은 컨테이너선이다. 10월 누적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26.9백만CGT로 전년 동기 대비 29% 감소했다. 반면 한국의 수주량은 전년 동기 대비 2% 감소에 그쳤다. 이는 한국의 시장점유율이 전년 대비 확대됐음을 의미한다. 참고로 중국과 일본의 수주량은 전년 대비 각각 54%, 21% 감소했다. 한국의 시장점유율 확대는 초대형 컨테이너선 발주 증가 때문이다.

참고로 올해 컨테이너선 발주량은 전년 대비 86% 증가했으며, 이 중 54%가 18,000TEU급 이상의 초대형 선박이다. 한국은 최근 3년간 발주된 18,000TEU급 이상 컨테이너선에서 64% 점유율을 기록했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상선 내에서도 비교적 건조 난이도가 높아 한국조선사들이 높은 신규수주 점유율을 유지하는 영역이다. 문제는 향후 컨테이너선 수요 전망에 부정적인 뉴스들이 출회되고 있다는 점이다.

세계 1위 컨테이너선사인 머스크는 향후 2만3,000명의 육상근무 직원 중 최소 4,000명의 인력을 2017년까지 감축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머스크는 1만9,630TEU급 컨테이너선 6척 발주에 대한 옵션계약도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향후 5년간 150억달러를 신규 투자한다는 기존 사업계획도 투자금액은 유지하지만 집행 기간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원인은 예상보다 약한 수요와 향후 시황악화 가능성 때문이다. 2위 선사인 MSC도 기존 계획한 선박건조 프로젝트는 계속 진행하지만, 저효율 선박의 반선을 통해 선대규모를 축소한다는 계획이다. 상위 컨테이너선 선사들의 업황 전망이 긍정적인 상황은 아닌 상태다.

사실 컨테이너선 부문에서의 수요 둔화 가능성은 이미 예고돼 있던 부분이다. 우선 선주들의 최근 3년간의 선박 발주 배경이 수요증가에 대한 기대가 아닌, 대형선 확보를 통한 비용절감, 그리고 시장점유율 유지였다는 점이다. 올해 컨테이너선 물동량은 금융 및 재정위기 직후였던 2009, 2012년을 제외하면 2001년 이후 최저수준일 것으로 예상된다. 컨테이너선 용선료 지수 역시 지난해말 및 전년동기 대비 전혀 개선되지 않은 수준이다.

수요가 개선되지 않는 상태에서의 선박발주 증가는 미래 선박공급과잉 현상이 나타날 수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 선주입장에선 선박구매를 주저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실제로 로이즈리스트에 따르면 이미 현재 용선계약 없이 계선중인 선박이 전세계적으로 총 60만7,280TEU(280척)에 육박하고 있다. 이는 10월말 전세계 수주잔고의 16%, 지난 해 전세계 컨테이너선 건조량의 41%에 해당하는 수치다. 지난 달 수치인 34만5,000TEU(240척) 대비로도 큰 폭의 증가세다.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상선 내에서는 상대적으로 진입장벽이 높은 선종이다.
한영수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2016년 선박발주 구성에서 컨테이너선의 비중이 낮아질 경우, 이는 한국의 상선 시장점유율도 하락할 수 밖에 없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유조선 및 벌크선 등의 저부가선에서는 저렴한 인건비를 앞세운 중국과의 경쟁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는 매월 발표되는 상선부문의 산업지표에서도 모멘텀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 있음을 시사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점유율 정상화(하락)과 중국의 점유율 상승이 연중 지표에 반영돼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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