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정감사로 인하여 여러가지 이슈들이 회자되고 있다. 국정원의 선거개입에 대한 문제와 통합진보당의 정당해산 청구 등 정치적인 이슈부터 각 부처의 사업에 대한 문제점들이 여러모로 지적되고 있으며, 시민들에게 이야기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도 모두 중요하고 심도깊은 논의가 필요한 사항들이지만, 본인이 느끼기에 정말 기가막힌 소식이 있었다. 바로 국방부 국정감사 중 조보근 국방정보본부장의 '북한과 일대 일로 싸우면 진다'라는 대답이었다.

우리나라는 분단국가이며, 휴전국가이다. 즉, 아직도 완전히 전쟁에서 벗어난 상황이 아니다. 그렇기에 우리의 젊은이들은 20대의 꽃다운 나이에 2년을 조국을 지키는데 몸바쳐 군복무를 하고, 우리나라의 국방 예산은 그 상상을 뛰어넘을 정도로 많이 지출되고 있다. 국정감사 현장에서도 나왔다시피 주적인 북한에 비하여 우리나라의 국방비는 44배에 이르며, 무기도 6. 25. 당시의 전차나 60~70년대의 무기를 그대로 사용하는 북한에 비하면 최신식으로 갖추어 질적으로나 양적으로나 훨씬 우수한 수준을 갖추었다. 그런데, 북한과 일대 일로 싸우면 진다고 하니 그것도 국방정보본부장이라는 우리나라 군 체계상 몇손가락 안에 드는 실력자가 저렇게 답하다니 여간 놀랍고도 실망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본인의 아버지는 함경도 출생으로 월남하여 온 실향민이었다. 항시 고향을 그리고 돌아가시길 원하였으나, 고향 땅을 밟아보지 못하시고 작고하신 지 이제 2년이 되었을 뿐이다. 이런 부친 밑에서 자라온 필자로서는 북한의 말도 안 되는 참상을 항시 애통해 하며 현재에도 북한에 남아서 갖은 고초를 겪고 있는 국군포로들의 송환 문제에도 관심이 많고 이를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

이런 본인이 듣기에는 군 수뇌부의 이와 같은 어이없고도 실망스런 태도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 장수는 설사 객관적으로 질 수 밖에 없는 병력이라 할 지라도 싸워 이기겠다는 정신으로 전투에 임하여야 하는 것이 아닐까? 세상에 어떤 장수가 싸워보기도 전에 진다는 생각을 가지고 병사들을 지휘할 수 있을 것인가? 적보다 44배의 비용을 더 지출해가면서 말이다. 이래저래 참 생각이 많을 수 밖에 없다. 군의 사기 문제 때문에라도 이러한 부적절한 언행에 대하여 국방부의 책임있고, 본인 뿐 아니라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기대해 본다.

[김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변호사(해양수산부 고문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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