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테이너 사업의 경쟁요소는 다양하다

 
국내선사는 선종을 막론하고 큰 어려움에 처해 있다. 장기간 지속된 불황과 이에 따른 손실 누적으로 기업과 정책당국 공히 해운산업을 ‘생존’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볼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위기에 처한 해운산업을 살리기 위해 산업계는 구조조정이라는 아픈 과정을 겪어내고 있으며, 정부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해양진흥공사를 발족시키는 등 효과적인 정책의 마련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그 결과 시황역행적 선박투자, 규모의 경제에 부응할 수 있는 초대형선의 확보와 이를 위한 금융의 제공에는 윤곽이 잡혀나가고 있다. 어려운 문제를 큰 것부터 풀어나가는 단계이기는 하지만 경쟁우위는 다양한 요소에서 비롯되므로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다른 선사들의 선제적인 움직임에도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경쟁선사들은 컨테이너 사업의 근간이 돼 온 규모의 경제 이외에 다양한 분야에서 경쟁우위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과거 머스크가 고유가에 대응하기 위해 저속운항(slow steaming)과 경제선(eco ship)의 개발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음은 잘 알려져 있다. 최근에도 머스크는 변화를 견인하고 있다. IBM과 합작해 블록체인
플랫폼인 TradeLens를 출범시켰고, 네덜란드의 탱크터미널 기업인 Royal Vopak과 손잡고 로테르담에 연료유 공급기지를 확보함으로써 2020년 이후 저유황연료 공급문제를 능동적으로 해결하고 있다. 또 세계 최초로 3,600TEU급 컨테이너선의 북극항로 투입을 추진함으로써 컨테이너 선박의 북극항로 운항에 앞장서고 있다.
이러한 변화 선도 사례는 다른 선사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일본 3사가 합작해 출범시킨 ONE은 냉장 컨테이너 수요의 지속적 증가에 주목해 약 1만4,000개의 냉동 컨테이너 박스를 확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ONE의 새로운 컨테이너에는 최신 기술이 적용돼 차별적인 서비스의 제공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외에도 대만 선사들은 친환경 피더선대의 확보로 근해·피더 서비스에서의 경쟁력을 추구하고 있다. 양밍이 10척을 발주하고 에버그린이 36척의 용선을 발표한 데 이어 완하이도 확정분 10척, 추가 옵션 4척의 피더선 신조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도됐다. 한편 일본선사 NYK와 MOL은 스크러버와 평형수처리장치 설치를 위해 그린본드(Green Bonds)를 활용해 각각 9천만달러를 0.29%, 0.42%의 낮은 이자율로 조달했다.

컨테이너 사업에 있어 규모의 경제가 경쟁우위의 핵심이라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복잡한 설비, 운영, 시스템 그리고 다양한 기능의 조직과 인력을 필요로 하는 융복합 사업인 컨테이너 사업의 경쟁우위요소를 선박의 규모에서만 찾는 것은 지나치게 단순한 접근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환경규제, 4차 산업혁명 그리고 사업모델의 변화까지도 빠르게 진행되는 현실을 보면 지금 우리 선사들은 선박의 대형화와 더불어 다양한 경쟁요소에서 변화를 선도하는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고 KMI 윤희성 해운빅데이터연구센터장은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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