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사들 운임변동위험 체계적 관리시스템 갖추지 못해

▲ 사진은 기사내용과 관련이 없음
벌커 케이프 시황이 급락하면서 스팟 시황과 운임선물거래(FFA)와의 연관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KMI 윤희성 해운빅데이터연구센터장에 따르면 올해 8월 초 27,283달러로 단기 고점을 찍었던 시황은 이후 11월 초까지 19,000달러 선으로 비교적 양호한 흐름을 유지했으나 지난 2주간 급락해 지난 주말 8,000달러 선으로 주저앉았다. 호주 철광석 수송열차의 탈선이라는 물리적 원인이 작용한 것으로 설명은 되지만, 계절적 호조기인 4분기에 시황이 급락함으로써 해운시황 예측의 어려움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되고 있다.

스팟시황 변동이 FFA 가격변화의 원인이 되는지 반대로 FFA 가격변화가 스팟시장의 변화를 야기하는지는 연구에 따라 상충되는 결과를 보이고 있지만 시장참여자들은 대체로 장기물의 가격이 단기시황 변동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금년 7월부터 10월까지 2019년물 케이프 FFA 가격이 평균 19,892달러를 유지했고 한 때는 21,000달러를 초과하기도 했다. 하지만 11월 15일 내년물의 가격은 15,469달러로 하락했다. 그 차이는 4,423 달러로 연간 가동일수를 355일로 가정할 경우 연간 척당 1.6백만달러의 차이로 계산된다.
문제는 케이프의 운임이 20,000달러 수준이면 많은 선사가 원가를 보전 받을 수 있는 수준이지만 15,000달러선으로 떨어지면 손실을 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금 대부분의 선사들은 어떻게든 손익의 변동성을 줄여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으므로 손익 안정화를 위해 손익분기점 이상이라면 우선 노출을 축소하는 방향으로 헤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이다. 실물시장에서의 수송계약이나 대선계약을 통해 노출을 축소하는 것이 바람직하나 실물시장의 거래유동성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으므로 FFA를 활용하는 것도 대안에 넣어야 한다는 것.
하지만 FFA를 활용한 헤징에는 많은 장애가 존재하는 것이 현실이다. 우선 대리인 문제(agency problem)가 작용해 경영진이 FFA의 활용에 적극적이지 않는 것이 지적될 수 있다. 헤징거래(가격 변동으로부터 발생하는 위험을 제거하기 위한 거래)로 실물시장에서 손실이 줄었음에도 주주, 투자자 등 기업의 이해관계자가 FFA 거래손실에 대해선 책임을 추궁해 이를 피하려는 경향이 있다.

또 파생상품은 투기라는 일반적인 인식도 넘기 어려운 장벽이 되고 있고, 2009년 이래 대부분의 FFA 거래가 정산소를 통한 청산거래로 전환됨으로써 거래에 필요한 신용상태의 유지, 마진 콜에 대한 현금 확보의 부담이 작용하는 것도 문제가 되고 있다. 이보다 더 궁극적으로는 국내 선사 대부분이 운임변동위험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갖추지 못한 것도 문제로 지적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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