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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9.14  08:4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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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상판결: 대법원 2019. 6. 13 선고 2019다205947 판결

2. 사실관계

가. 원고와 피고는 모두 해운화물 운송대리점업, 복합운송주선업 등을 영위하는데, 피고가 송하인(Shipper)들을 위하여 2013년경 원고에게 중고자동차 총 274대(이하 '이 사건 운송물'이라고 한다)를 일부는 터키 메르신(Mersin)까지, 나머지는 터키 이스켄데룬(Iskenderun)까지 각 운송할 것을 위탁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운송물을 해상 운송인인 A와 B를 통해 운송하기로 하였다.

나. 이 사건 운송물에 관한 송하인의 종국적인 목적지는 시리아였는데, 송하인과 수하인(Consignee) 사이에 양륙항(Port of Discharge)인 메르신과 이스켄데룬에서 하역한 다음 환승하여 시리아로 운송될 것으로 예정되었다.

다. 이 사건 운송물은 2013. 12.경 선적항(Port of Loading)인 인천을 출발하였는데 터키당국에서 시리아를 최종 목적지로 하는 화물의 환승을 위한 터키 내 입항을 거부하여, 2014. 1.경부터 그리스 피레아스(Piraeus)와 몰타(Malta)에서 대기하다가 2014. 5.경에야 터키 내 항구인 메르신과 이스켄데룬에 입항할 수 있었다.

라. 터키 당국은 이 사건 운송물이 터키 내 항구에 입항한 후에도 자국을 경유하여 시리아로 들어가는 것을 허용하지 않아 통관을 불허하였고, 이에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운송물에 대한 통관이 이루어질 때까지 잠정적으로 터키 내 보관장소에 운송물을 임치하고 해결책을 찾기로 하였다. 그러나 결국 통관이 이루어지지 않았고 이 사건 운송물은 시리아로 운송되지 못하였다.

3.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사건 운송물이 터키 내 항구에 입항한 시점에 원고의 운송이 종료되었다고 판단한 다음 그날로부터 제척기간을 계산하였다.

4. 판결요지

가. 상법 제814조 제1항은 운송인의 송하인 또는 수하인에 대한 채권과 채무는 그 청구원인의 여하에 불구하고 운송인이 수하인에게 운송물을 인도한 날 또는 인도할 날부터 1년 이내에 재판상 청구가 없으면 소멸하되, 당사자의 합의에 의하여 위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해상 운송인의 송하인이나 수하인에 대한 권리∙의무에 관한 소멸기간은 제척기간이고, 제척기간의 기산점은 '운송물을 인도한 날 또는 인도할 날'이다.

나. 해상운송계약에서 운송인은 운송물의 수령∙선적∙적부∙보관∙운송∙양륙 및 인도의무를 부담하므로(상법 제795조 제1항), 운송인은 운송채무의 최종 단계에서 운송물을 정당한 수하인에게 인도함으로써 운송계약의 이행을 완료하게 된다. 여기서 운송물의 인도는 운송물에 대한 점유, 즉 사실상의 지배∙관리가 정당한 수하인에게 이전되는 것을 말한다. 선하증권이 발행된 경우에는 선하증권의 정당한 소지인에게 인도하여야 한다(상법 제861조, 제132조). 따라서 운송인이 운송계약상 정해진 양륙항에 도착한 후 운송물을 선창에서 인도 장소까지 반출하여 보세창고업자에게 인도하는 것만으로는 그 운송물이 운송인의 지배를 떠나 정당한 수하인에게 인도된 것으로 볼 수 없다.

다. 운송물이 멸실되거나 운송물의 인도가 불가능하게 된 경우에는 '운송물을 인도할 날'을 기준으로 제척기간이 도과하였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서 '운송물을 인도할 날'이란 통상 운송계약이 그 내용에 좇아 이행되었으면 인도가 행하여져야 했던 날을 의미한다.

라. 상법 제814조 제1항의 제척기간을 도과하였는지는 법원의 직권조사사항이므로 당사자의 주장이 없더라도 법원이 이를 직권으로 조사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또한 당사자가 제척기간의 도과 여부를 사실심 변론종결 시까지 주장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상고심에서 이를 새로이 주장∙증명할 수 있다.

5. 평석

가. 상법 제814조 제1항은 운송인의 송하인 또는 수하인에 대한 채권과 채무는 그 청구원인의 여하에 불구하고 운송인이 수하인에게 운송물을 인도한 날 또는 인도할 날부터 1년 이내에 재판상 청구가 없으면 소멸하되, 당사자의 합의에 의하여 위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해상 운송인의 송하인이나 수하인에 대한 권리∙의무에 관한 소멸기간은 제척기간에 해당한다.

나. 제척기간이란 일정한 권리에 관하여 법률이 예정하는 존속기간 내지는 법률이 정하는 권리의 행사기간을 말한다. 제척기간과 유사하게 일정한 기간의 경과로 권리를 더 이상 행사할 수 없게 되는 제도로 소멸시효가 있다. 양자를 비교하면 시효에서는 중단 또는 정지가 인정되지만 제척기간에서는 인정되지 않고, 시효의 기산점은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이지만 제척기간은 권리가 발생한 때이며, 시효의 이익은 시효완성 후에 포기할 수 있지만 제척기간의 경우는 포기할 수 없다는 점을 든다.

다. 또한 시효는 당사자가 변론에서 주장하지 않으면 법원이 이를 고려하지 않지만 제척기간은 당사자의 주장이 없더라도 고려하여야 한다. 이를 법원의 직권조사사항이라 하는데 당사자의 주장이 없더라도 법원이 이를 직권으로 조사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따라서 당사자가 주장하지 아니하였다 하더라도 상고심에서 이를 새로이 주장하고 증명할 수도 있다.

라. 상법 제814조는 운송인과 용선자∙송하인 또는 수하인 사이의 법률관계를 조속히 정리하기 위하여 운송인의 채권∙채무에 관하여 단기의 제척기간을 규정한 것이다. ‘청구원인의 여하에 불구하고’ 적용되므로 채무불이행에 기한 청구이든 불법행위에 기한 청구이든 묻지 않으며, 해상운송인의 악의나 고의의 여부 등을 묻지 않고 적용된다.

마. 상법 제814조에 따른 제척기간은 “운송인이 수하인에게 운송물을 인도한 날 또는 인도할 날부터” 기산이 된다. 그리고 운송물이 멸실되거나 운송물의 인도가 불가능하게 된 경우에는 '운송물을 인도할 날'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 따라서 전부 멸실된 것이라고 인정하면서도 통상 운송물의 인도가 행하여져야 할 날이 언제인지를 따져본 다음 그 제척기간이 도과하였는지의 여부를 판단하지 아니한 채 화물이 목적항에 도착한바 없으므로 제소기간 도과의 주장을 이유 없다고 판단하는 것은 잘못이다.

바. 이 사건 원심은 이 사건 운송물이 터키 내 항구에 입항한 시점에 원고의 운송이 종료되었다고 판단한 다음 그날로부터 제척기간을 계산하였는바 입항과 인도는 전혀 다른 것임에도 양자를 동일시하여 그릇된 판단을 하였던 것으로서 대법원에서 파기를 면치 못하였다. 

김 현 법무법인 세창 대표변호사(해양수산부 법률고문 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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