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SFO(저유황유)-HSFO(고유황유) 스프레드 축소는 선주들의 운임 비용 부담을 완화시키는 반면, 스크러버 (탈황장치) 투자회수 기간은 기존 전망 대비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 메리츠증권 노우호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올해 3월 이후 코로나19의 글로벌 확산으로 투자자들의 위험 자산 회피 선호가 뚜렷했다. 특히 이동 제한 시행으로 운송용 수요 비중이 높은 원유 수요가 급감하며 유가는 급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4월 20일에 WTI 유가는 -37달러/배럴을 기록했는데 이는 1)원유 초과 공급과 맞물린 원유 수요 급감, 2)원유 저장 공간 포화에 따른 원유 현물 인도에 대한 공포 때문이었다. 글로벌 원유 공급 과잉하에 코로나19로 인한 원유 수요 급감으로 내륙/해상 원유 재고는 포화 상태에 다다랐다. WTI의 선물 거래 가격 형성 지역인 미국Cushing 지역의 원유 저장능력 소진율은 80%에 이르렀다. 저장 공간 부족에 대한 우려로 유조선을 원유 저장 탱크 대신 사용하기 시작했는데, 이에 5월 VLCC(초대형 원유선) 1년 용선료는 3월 대비 +58% 급증했다.

이번 유가 하락은 원유 산업에 막대한 영향을 끼쳤다. 두바이 기준 40달러/배럴 미만의 유가는 산유국 균형 재정 수지를 하회한다. 현재 30달러/배럴 수준의 유가하에서 중동 산유국들의 재정 악화는 불가피하다. 사우디 정부는 저유가로 대폭 줄어든 원유 부문 재정 수입을 메우기 위해 긴축 정책에 돌입했다. KOTRA는 ARAMCO(국영 석유기업), SABIC(국영석유화학회사)등의 대형 프로젝트 분야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북미 E&P 기업들 역시 CAPEX 축소와 Rigs수 감소를 발표했다. 독립계 E&P 기업(Apache Corp, Murphy Oil, Devon Energy)은 기존 대비 -30%의 CAPEX(설비 투자) 감축을 발표했고, Chevron 등의 Major 기업들 역시 원유 생산량 및 CAPEX 규모를 하향 조정했다. 에너지 전문 기관지 Rystad Energy는 ‘20년 CAPEX 감축 총액은 650억 달러에 달하며, 신규 시추 수는 계획 대비 50% 이상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기존 예상치 대비 원유 생산량 감소는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금번 유가 하락은 원유 수요가 급감한 점이 주요했다. 전방 산업의 원유 수요는 경기 성장률과 동행한다. 경기 회복 전망에 대해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2분기에 바닥을 찍고, 코로나19 완화와 함께 3분기부터 점진적 반등할 것으로 의견이 모아진다. 따라서 하반기 원유 수요 회복과 함께 유가 점진적 회복 논리를 제시하지만  WTI 기준 38~42달러/배럴의 저유가 뉴 노멀(새로운 표준)의 도래가 예상된다.

 
유가 상승과 IMO(국제해사기구) 2020 환경 규제에 따른 수익성 개선을 근거로 2020년 하반기 정유 업종에 대한 비중 확대 전략을 제시한다고 노우호 애널리스트는 밝혔다. 정유 업종은 유가 급락에 따른 재고 손실 반영, 주요 제품별 수요 급감으로 마진 악화를 겪었다.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글로벌 4월 PMI(구매관리자지수)는 26.5로 2008년 금융 위기 당시의 36.9를 하회했다. 여기에 국가-지역 간 이동 제한 영향으로 글로벌 교역량이 감소하며 정유 제품 마진이 악화됐다. 그러나 5월 이후 유가가 반등하며 연초 발생한 재고 손실 규모가 상쇄됐고, 경기 회복으로 위축된 상업 생산 정상화, 물동량 정상화로 수익성 회복 여력이 마련됐다. 이에 더해 사우디 아람코의 OSP인하로 국내 정유사 원가 부담 축소, 글로벌 정제 설비 신규 공급 감소는 투자 심리 개선에 더욱 긍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유가 급락은 IMO 선박 연료 규제 이행 수단인 저유황유 수요 증가 개연성을 높인 계기가 됐다. 이는 1)저유황유-고유황유 스프레드 축소, 2)스크러버 투자 회수 기간이 증가됐다는 점에 기인한다. 하반기 국가-지역 간 봉쇄(Lockdown) 해제와 경기 회복 국면에서 글로벌 해상 물동량의 증가가 예상된다. 필연적으로 IMO 규제 이행률이 높아지며, 규제 이행 우선 순위는 저유황유> LNG> 탈황 설비로 판단된다. 따라서 올해 정유 업종에 대한 기존의 투자 포인트인 IMO에 따른 정제 마진 개선을 다시금 상기할 필요가 있다고 밝히고 있다.

 

저작권자 © 쉬핑뉴스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