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지만 박준영 해양수산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 사퇴했다. 모양새는 자진 사퇴이지만 희생양 성격이 커 해수부, 해운업계는 해양수산부 위상 한계를 적나라하게 체감할 수 밖에 없는 셈이 됐다. 

박준영 해수부장관 후보자는 13일 오후 후보자 사퇴 입장문을 내고 물러났다.  박 후보자가 자진 사퇴함에 따라,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차기 차관 임명과 함께 신임 장관 후보자를 새로 인사 검증을 통해 내정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르게 됐다. 문재인 정부가 이제 채 1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빠른 정부조직 안정화를 꾀하기 위해 신임 장관 후보자를 찾는데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로선 고심이 깊어질 수밖에 없다.

통상적으로 차관이 장관 후보자로 내정되게 되면 후보자는 차관직 사표를 낸다. 박 장관  후보자도 차관직  사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져 다음 차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해수부 내 서열을 볼 때 자연스럽게 엄기두 기획조정실장 유력설이 회자되고 있다. 

청와대는 조속한 정부조직 안정화를 위해 해수부장관 후보 검증에 있어 새 잣대를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김인현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남기찬 부산항만공사 사장 등의 하마평이 서서히 고개를 들고 있다. 문 대통령 임기말이기 때문에 레임덕을 최대한 막아줄 수 있는 정치권에서의 발탁도 충분히 검토될 수 있다고 본다. 

물론 마땅한 후보자를 찾지 못할 시 문성혁 장관의 유임 카드가 부상할 수도 있다.

리더십의 상징인 선장출신으로 해양수산부 정책자문위원장을 최근까지 지낸 김인현 교수의 경우 2019년 문성혁 장관과 치열한 경합을 한 바 있는데다 당시 인사 검증을 마쳤기 때문에 청와대 입장에선 김 교수의 발탁도 무게를 두고 신중히 검토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함께 그동안 꾸준히 해수부 장관 유력 후보자로 이름을 올렸던 부산항만공사 남기찬 사장도 관심대상이다. 
해수부 외부 인사 중에 차기 장관을 임명해야 하는 입장에서 새로 부상할 인물에 주목하고 있다.

한편 박준영 해수부 장관 후보자의 자신 사퇴 속보가 뜨자 13일에도 5만원까지 치솟던 HMM 주가가 갑자기 하락세를 보이면서도 큰폭 내렸다. 조선주도 마찬가지다. 내년 마무리되는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의 성공적 추진과 함께 HMM에 대한 해수부 지원이 절실한 현실에서 해수부 장관직의 오랜 공백은 우려스럽기만 하다. 

해운업계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해운법 준수에 따른 적법한 공동행위임에도 국적컨테이너선사를 비롯한 23개 해운사에 대한 가격 담합건을 공식적으로 문제화하는 데다, 이번 박준영 장관 후보자의 자진 사퇴로 술렁이고 있다. 해운산업의 입지가 코로나19 사태이후 상당히 급 부상하고 있는 상황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라 더욱 우렴감을 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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