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시대 걸맞는 기술집약적 조선업으로 도약시켜야

한국 조선업, 말뫼의 눈물 되지 않도록 특단 조치 필요

 

 

전준수 명예교수
전준수 명예교수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이 1월 13일 현대중공업그룹 조선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을 반대하는 결정을 내린 것과 관련, ‘한국 조선업의 말뫼의 눈물’로 표현한 전준수 명예교수의 일성(一聲)이 눈에 띈다. 한국 해운계 원로학자인 전 교수의 조선업에 대한 예리한 통찰력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지난 2008년 세계금융위기 이후 해운산업이 급격한 수요 감소로 불황에 처하자 조선 수요도 급격히 감소됐다. 조선업과 해운업은 수요와 공급을 창출하는 밀접한 연관산업이다. 해운의 신조선 수요의 급감과 함께 원유 시추선등 해저 원유개발 연관시설 등에 대한 건조 주문도 급감하게 됐다. 한국 조선업은 2018년 HMM(옛 현대상선)의 20척 초대형 컨테이너선의 건조 주문이 없었더라면 고사 위기 직전이었다.

최근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야기된 예상치 못했던 해운호황은 코로나 사태 이전과 비교할 때 컨테이너 운임은 미주 서안 기준으로 10배 이상 폭등했다. 벌크선운임지수 BDI는 작년 10월 중 한때 5천p대를 넘어섰던 있지만 새해 1월 13일 현재 1,873p로 급락한 상황이다. 이같은 컨테이너 정기선 운임의 폭등은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미 서안 항만에서 시작돼 미국 전 지역에 걸쳐 발생 중인 해운 공급체인(공급망)의 혼란이 주원인이다. 특히 미국행 선박 부족과 공(空) 컨테이너 부족 현상과, 물류처리 시간의 지연은 상황을 더욱 악화 시키고 있다.

“컨테이너선 운임의 고공행진으로 선사들은 노후 선박의 폐선을 줄이고 신조선의 조기 인도를 추진하고 있다. 현재 신조선 발주는 6년래 최고치이다. 2020년 4분기부터 초대형 컨테이너선박의 신조 발주가 러시를 이루고 있다”며 “신조선 건조량은 지난해 94.5만TEU로 9.3%증가했고 올해는 63.1만TEU 그리고 2023년 이후 2025년까지 신조 선박들이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고 전 교수는 밝혔다. 아울러 2023년부터는 IMO(국제해사기구)의 강력한 환경규제 정책에 의해 기준미만 선박들이 퇴출되고 대체선의 신조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현재 활발한 컨테이너선의 신조와 더불어 LNG(액화 천연가스) 선박의 신규수요가 조선업 상황을 개선시키고 있다. 2020년 6월4일에 카타르로 부터 국내 조선 3사(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에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연간 각각 10척정도씩 총 100척의 LNG선 건조를 위한 선석예약(슬롯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LNG선 운임지수가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으며, 따라서 LNG선 신조선가 지수도 최고치 150을 돌파하고 있다.

전 교수는 “작년 국내조선업계는 LNG선 68척을 수주했다. LNG선은 선박 당 2억달러(2,400억원)로 대형 컨테이너선과 함께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선박이다. 하지만 척당 5%의 로열티를 프랑스 GTT회사에 지불하고 있다. 이는 우리가 LNG선박 설계의 원천기술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조선소의 영업이익율이 1-2%에 불과하다는것을 생각하면 누구를 위한 수주인지 회의가 간다”며 안타까워 했다.

“대형 컨테이너선도 선박엔진설계에 원천기술이 없어 엔진가격의 5-10%를 로열티로 지불하고 있는 현실이다”며 “독자적인 원천 기술의 확보와 더나아가 미래선박에 대한 도전과 기술개발은 조선산업에 닥친 도전이자 과제이다”고 전 교수는 언급했다.

4차 산업혁명시대에는 강한 자가 아니라 빠른 자가 독식하는 시대이다. 미래투자에 전력을 다해 한다. 그러기 위해선 기업의 규모를 확대시켜 투자의 규모를 늘리고 아울러 낭비적인 수주경쟁을 없에야 한다. 이것이 그간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통합을 조속한 시일내에 마무리해야 되는 절대적인 이유였던 것이다. EU 등 외국당국들 입장에서는 한국조선소가 고부가가치선의 70%이상을 수주하는 현실에서 한국에 조선소가 둘이건 셋이건 그게 무슨 상관이 있겠는가.

한국이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는 현실에서 그들의 의도는 과거 한국 조선소들끼리의 과당경쟁으로 EU선사들이 최저가격의 혜택을 본 그 맛을 잊지 못해서이다.

“우리 정부당국은 더 이상 불필요한 외국 눈치보기를 과감히 거두고 한국 조선산업의 현위치를 공고히 하기 위해 4차 산업시대에 걸맞는 기술 집약적인 조선업으로 도약시켜야 한다”고 전 교수는 강력 주장했다. 다른 나라 조선소들과의 기술의 초격차를 지속적으로 만들어 갈 수 있도록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통합을 조속히 마무리 지어야한다는 것. 그렇지 않으면 “한때 최고 수준의 조선업을 영위했던 스웨덴의 말뫼 조선소가 마지막 크레인을 한국조선소에 팔아 넘기고 눈물지었던 그때처럼 우리도 울산과 거제도의 눈물이 될 것”이라고 전 교수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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