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전망 및 스태그플레이션 노출도

사진 출처:대한항공 홈페이지
사진 출처:대한항공 홈페이지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2022년 주요 산업별 하반기 전망 및 스태그플레이션 노출도'에 대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중 항공업에 대한 분석자료가 눈에 띈다. 

한기평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항공 화물사업 호조가 금년 들어서도 지속되며 대형항공사(FSC)의 실적 개선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2022년 1분기 대한항공의 화물수송(CTK)은 2020년과 2019년 동기 대비 각각 5.2%, 41.3% 증가했고, 화물 L/F(83.0%)와 Yield(운임)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여객사업 수송량(RPK)은 2020년 1분기 대비 100.2%의 회복세를 보였지만, 2019년 대비로는 14% 수준에 불과하다. 대한항공은 화물사업을 통해 여객사업 손실을 만회하고도 큰 폭의 초과이익을 달성하고 있으며, 2021년 하반기 이후로는 분기당 영업이익 규모가 4,000~8,000억원 수준에 이르고 있다.

국내 항공사의 항로 포트폴리오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지역이 갖는 비중은 낮은 수준으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항공사에 미친 직접적인 영향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전쟁과 대러시아 제재로 인한 유가의 급격한 상승은 연료유 사용이 많은 항공사들의 원가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대한항공의 경우 화물사업의 견조한 이익 창출로 유가 상승에 따른 부담이 상당부분 상쇄되고 있다. 한편, 원달러 환율 상승은 달러화 비용 지출이 많고 외화부채 비중이 높은 항공사들의 손익과 재무구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변수이다. 다만 대한항공의 개선된 손익구조와 재무구조를 감안할 때, 환율 상승이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인 수준으로 판단된다.

공정위는 2022년 2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을 조건부 승인하였다. 공정위는 본 기업결합시 경쟁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는 여객노선에 대해 운수권 및 슬롯 반납과 운임 인상 제한 등의 시정조치를 요구하였다. 동 시정조치로 인해 양사 합병에 따른 통합 시너지가 종전 예상 대비 일부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여타 노선들에서의 경쟁력 제고를 통해 시정조치로 인한 영향을 일정부분 상쇄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 EU, 일본, 중국 등 4개 필수신고국 경쟁당국의 심사는 진행 중에 있다.

상반기 국제 여객수는 팬데믹 이전의 7% 수준에 머물렀으나, 당국의 규제 완화로 하반기에는 국제 여객시장의 리오프닝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6월 8일부로 보건당국은 백신접종 여부와 무관하게 해외입국자에 대한 격리조치를 면제하였고, 국토부는 인천공항의 도착슬롯 제한과 비행금지시간을 전면 해제하였다. 국토부는 종전 4월 발표에서 연말까지 국제선 50% 회복을 추진하였으나, 금번 발표에서는 항공수요 증가세를 고려하여 증편 제한 없이 수요에 맞게 항공편을 공급키로 했다.

하반기부터 본격 전개될 리오프닝 과정에서, 항공업계는 매출이 증가하고 수익성이 하락하는 과도기적 실적 방향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선 운항이 순차적으로 재개되면서 여객 매출은 점차 증가할 것이다. 다만, 여객 정상화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초기 안정화 비용과 더불어, 휴항노선 재취항과 운항노선 증편 등 항공기·인력 투입에 따른 고정비 증가가 예상된다. 여객수요 회복 속도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항공사들이 얼마나 탄력적으로 공급을 조정하며 수급밸런스를 안정화하는지 여부도 중요한 요인이다. 가격탄력성이 낮은 비즈니스 수요는 상대적으로 빠르게 회복되겠지만, 관광 수요의 충분한 개선까지는 적지 않은 시차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정상화 초기 여객사업의 비용 증가는 화물사업에서의 이익창출을 통해 상당부분 충당될 것으로 본다. 6월 현재 항공운임은 연초 대비 다소 하락하였으나, 팬데믹 이전 대비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상해발 뉴욕착 할증료 제외 기준 ‘19.03 2.1USD/톤 → ’22.03 6.9USD/톤)하고 있다. 여객기 belly space 증가에 따라 화물사업 초과이익은 점차 축소될 것이다. 그러나 여객기 운항의 전면 정상화 전까지는 항공 화물시장의 구조적인 공급부족 해소가 어려워 당분간 이익창출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대한항공의 경우 대규모 화물기단을 바탕으로 우수한 화물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유가·환율 등 부담요인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양호한 실적 시현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주요 Credit Issue

Q1. 2022년 하반기, 신용도의 핵심 Key 이슈는?
A) 하반기 리오프닝의 과정에서 항공사 신용도의 Key는 화물사업 초과이익의 유지 여부 및 수준에 있다. 여객 정상화 초기에 발생할 각종 안정화 비용과 고정비 부담 등을 고려하면, 여객사업 자체적으로 해당 비용을 충당하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이에 화물사업에서의 지속적인 이익창출을 통해 여객사업의 비용 부담이 충당되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이에 하반기 안정적인 물량 확보와 단가 유지를 통해 화물사업의 이익창출 기조가 견조하게 유지되는지 여부를 모니터링할 계획이다.

Q2. 경기하강 가능성 대두, 노출 정도는?
A) 경기 하방위험이 항공시장에 미칠 단기적인 영향은 제한적이다. 현재 항공 여객·화물시장 수급구조 상 공급 제한에 따른 초과수요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서 언급한 리오프닝의 과정에서 단계적인 여객·화물 공급 증가가 이뤄질 예정으로, 수요 둔화 리스크에 대한 노출 정도는 점차 증가할 것으로 본다.

Q3. 인플레이션 리스크 부각, 원재료가격 상승의 판가 전이 수준은?
A) 유가 상승은 항공사 손익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다. 유류비는 항공사 원가의 20~30% 가량을 차지하는 비용 항목으로, 최근 유가 상승으로 원가내 비중이 30% 이상까지 상승하였다. 화물 중심의 현재 항공시장은 공급자 우위의 수급 여건하에 유가 상승분의 판가 전이가 비교적 원활히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향후 여객시장 정상화 과정에서 공급이 크게 증가하는 경우 유가 부담의 판가 전이가 어려워질 수 있다.

Q4.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 인수 경과와 전망은?
A) 공정위의 기업결합 승인으로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성사 가능성이 높아진 가운데, 미국, EU, 일본, 중국 등 4개 필수신고국의 심사가 현재 진행 중에 있다. 독점 여부 판단과 경쟁제한성 완화 방안 등을 두고,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국내외 이해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자료수집과 협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최근 미국 경쟁당국이 본 건 합병 심사를 ‘심화’ 단계로 격상함에 따라 불확실성은 다소 높아졌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조건부 승인 과정에서 경쟁제한성 완화 조치들이 기부과된 점을 고려할 때, 인수 성사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판단한다.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대한항공(BBB+/안정적) 신용도에 미치는 단기적 영향은 제한적이다. 아시아나항공 인수시 통합 재무지표의 저하가 예상되지만, 유상증자 등 자구계획을 통해 인수대금을 이미 마련하였고 화물사업에 기반한 양사의 이익창출 기조가 견조하다는 점 등을 감안하면 인수로 인한 단기적 자금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사업적으로는 시장지위 강화와 과당경쟁 완화 등 통합 시너지를 통해 사업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며, 실제 시너지 효과 발현 여부에 대해 중장기적 관점의 모니터링을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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