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선사, "실적 더 좋아진다고 주장하기에는 제약 많다"

해운株價, 운임따라 간다

선박공급 원활한 흐름으로 해상운임 할증료 빠져

해운사들에 맞는 규제와 지원 잣대 잘 마련되지 않은 외부요인 크다

 

 

엄경아 애널리스트
엄경아 애널리스트

Q. 세계 경기침체가 현실화되면서 해운시황의 피크아웃(정점 통과)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해운 업종마다 다르겠지만 하반기 이후 시황 전망을 어떻게 내다보시는지요?

경기침체에 따른 수요 감소 영향이 있다면, 컨테이너 해운시장에서 유렵을 중심으로는 나올 수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한다. 유렵 현지의 에너지 대란이 일반적인 소비를 위축시킬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중국과 미국이 생각보다 선전하고 있는 것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다. 실제로 그 동안 물동량 자체가 크게 증가해 해상운임이 상승했다기 보다는 출발/도착지에서 운송물량처리가 원활치 않아 해상운임의 할증료가 과해진 측면이 있다. 경기의 영향을 많이 받는 수요지가 유럽인 해상운송시장에선 가능성이 없지 않은 이야기일 것이라 생각한다.

Q. 팬데믹하에서 사상초유의 영업이익을 시현한 해운선사들의 해운주가 최근 공급망 혼란 개선 등의 영향에 따른 운임 하락에 인기도가 떨어진 것은 사실입니다. 상장해운기업들의 해운주 전망은?

해운기업 주가(株價)와 운임의 동행 성격은 불변이다. 운임 추세가 상승할 수 있다면 주가도 전고점을 돌파할 여지가 있을 것이고, 운임 추세가 하락한다면 주가가 거꾸로 고점 돌파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본다. 컨테이너 정기선시장은 코로나 대유행 이후 역대급 시황을 보여줬고, 주가도 기록적으로 상승했다. 컨테이너선사들의 1년 수익이 과거 10년 또는 20년간 벌어들인 돈과 유사한 수준이다. 실적이 더 좋아진다고 주장하기에는 제약이 많다. 정기선사 과잉공급은 운임하락을 가져올 것이고, 부정기선사 공급부족은 운임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주가도 운임따라 갈 것으로 예상된다.

Q. 해운 업황은 공급을 따라간다고 하셨습니다. 내년부터 선복과잉에 따른 시황 하강압력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컨테이너선박 연간 기준으로 1년에 가장 많이 인도됐던 시기는 지난 2015년이고, 그 양은 166만TEU였다. 2023년과 2024년은 250만TEU 내외의 컨테이너선박이 2년 연속 인도될 예정이다. 최근 컨테이너 적체현상이 풀리면서 물동량이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박공급의 원활한 흐름으로 해상운임의 할증료가 빠지고 있다. 내년에도 내후년에도 이와 같은 프리미엄 감소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반면 부정기선인 벌크선은 다르다. 수주잔고가 기존 선박대비 7% 수준으로 1990년대 이후 역대급으로 수주잔고가 낮다. 비효율 선박의 해체 가능성까지 더해서 생각해 보면, 3년 이내 공급부족이 과하게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운임시장도 불황기 도달하지 못했던 수준까지 가게될 것으로 보인다.

Q. 북미, 유럽 등 기간항로와 아시아역내항로의 향후 시황 전망은?

2011~12년까지 버티던 지역 컨테이너선사가 이번 호황기에 원양노선으로 재차 진출했다. 물리적으로 선박자체가 많이 인도되는 2023년이 되면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컨테이너선사들이 운임 할인 경쟁을 나서게 될 가능성인 높다고 판단된다. 그럼 다시 원양노선을 접고 해운사들이 아시아역내항로로 돌아오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 원양노선 선사들의 운임경쟁이 심화된다고 생각하기 시작하면 역내노선 운임은 동반하락 또는 더 많이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Q. 끝으로 해운업계에 당부하고 싶은 말씀은…

한국 해운업체들은 다른 나라들보다도 리먼사태 이후 시련이 컸다고 판단된다. 다른 국가들의 경우 공적자금이 투입되고, 기업이 살아남고, 회복된 시황을 충분히 누렸는데, 한국은 한진해운과 같이 세계 상위 10위 안에 드는 업체가 한 순간에 공중분해 되기까지 했다. 개별 기업들이 돈벌이가 잘 될 때 불황 대비 역량 투자를 제대로 하지 못한 것도 있지만, 해운사들에게 맞는 규제와 지원의 잣대가 잘 마련되지 않은 외부요인이 크다고 생각한다.

이전보다. 공사 형태의 해운 지원기관이 생겼지만, 특정 대기업에 대한 투자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점이 아쉽다. 업계 전반에 걸친 제도 정비로 어느 나라보다도 해운업체들이 영업하기 좋은 환경을 갖추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개별 기업들도 코로나 대유행 이후 벌어들인 여유자금을 앞으로의 10년을 준비하기 위한 자양분으로 많은 고민 후 사용해 주셨으면 한다.

[만난사람=정창훈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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