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해양진흥공사 '2030 비전 선포식'에 내빈으로 참석한 국민의 힘 안병길 국회의원(부산 서구동구)은 축사에서 보수가 잘못한 것은 세계 7위, 국내 최대 해운사인 한진해운을 망하게 한 것이고 진보가 잘 한 것은 한국해양진흥공사를 설립한 것이라 말해 행사 참석자들로 부터 큰 호응을 얻어냈다.

국회의원이라 말도 잘하지만 콕 짚은 몇마디가 해운업계 관계자들에겐 진정 체감되는 얘기다. 한진해운은 2017년 2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지만 코로나19 덕(?)에 흑자전환하며 사상 최고치의 영업이익을 내고 있는 국내 최대 원양컨테이너선사 HMM의 김경배 사장(전 현대글로비스 사장)이 내빈으로 참석해, 대한민국 해운업계를 대표하는 HMM호 수장으로서 상당한 부담감을 가졌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훈 현대글로비스 사장도 나란히 내빈으로 참석, 같은 테이블에 동석해 눈길을 끌었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진보도 보수도 아닌 국민의 여망에 의해 탄생된 것으로 생각된다. 한진해운 파산은 물류대란을 몰고왔고, 이로인해 수출입업계가 큰 혼란에 빠지자 해운산업에 무관심했던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한 것.

한국해양진흥공사는 설립과 함께 HMM을 한진해운에 버금가는 글로벌 선사로 키우기 위해 집중 지원에 나섰다. 한때 해운업계내에선 HMM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대거 발주에 부정적 시각도 많았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심각한 공급망 혼란은 해진공과 HMM의 손을 들어주었다.

한국해양진흥공사의 성공적 출범에 이어 매우 긍정적으로 회자되는 것은 해양수산부, 한국해운협회, 해운업계가 톤세 제도 시책에 올인했던 것.

톤세 제도는 해운선사들에게 상당한 절세의 혜택을 부여했다. 선박을 국적선화하는 당근이 되고, 우리나라의 해양력도 강화시킨 동인(動因)이 됐다. 해운기업은 절세에 따른 여유 자금을 새로운 선박 확보로 국제 경제력를 향상시킬 수 있었다.

한국해양진흥공사는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 몇몇 선사에 집중된 시책에서 벗어나 중소, 중견선사 지원에 더욱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중소선사들이 실로 도움을 체감할 수 있는 사업, 시책들을 적극 구상하고 집행해 나가야 한다.

해운시황의 피크아웃 도래가 예상되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해수부나 해운협회는 업계 모두가 인정하는 톤세제도와 같은 좋은 시책을 발굴해 내는데 진력해야 한다. 당장 당면과제로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에 대한 대응 전략 수립이다. 업계 CEO, 해운전문가들과 항시 머리를 맞대고 허심탄회하게, 국적선사의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정책 구상에 보다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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