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시황이 급변하고 있다.” “컨선, 벌커 해운경기지수(BDI, SCFI)가 요동치고 있다.”
요즘 해운시황을 표현하면서 가장 많이 쓰는 말이다. ‘급변하고’ ‘요동치고’ 이외에 해운시황을 적확하게 분석하거나 예측하는 전문가도 그리 잘 보이지 않아(?).  KMI(한국해양수산개발원)나 KOBC(한국해양진흥공사)와 같은 국내 해운분석기관은 신속하고 양질의 정보 제공을 위해 진력하고 있다. 하지만 해외소식을 전달해 주는 역할이 더 큰 것 같다는 평가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나름의 전문가적 의견을 피력하는 학계나 업계의 원로들도, 전해지는 현상을 놓고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는 방법 밖에 별다른 대안이 없어 보인다.

더구나 정기선 시황에 대한 분석과 발표, 기고 등도 대부분 원양 정기선에 집중돼 있다. HMM에 KDB. KOBC가 대주주로서 경영에 직간접으로 참여하고, HMM 내부에도 한진해운 출신, 현대상선 출신 임원들이 나름의 고민을 하고 있을텐데, 외부의 수많은 전문가 인력이 너무 HMM을 중심으로 하는 원양 정기선 해운에만 함몰돼 있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마저 자아낸다. 우리나라에는 아직도 12개의 근해정기선사가 있다. 내실있게 다져 온 근해정기선사들이 급변하는 환경하에서 경쟁력을 더욱 갖추고 서비스에 임할 수 있는 시책을 모색하는데 인색해선 안된다.

시각을 분산해야 한다.

한 관계자는 “정기선 정책(Policy)은 늘 실수를 결정하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선복을 늘리는 실수와 현상을 유지하려는 실수이다. 어떤 실수가 더 작을 것인가를 판단하면 된다는 것. 몇년전 HMM이 2만4,000TEU급 초대형선박을 발주하려고 할 때 뜨거웠던 논쟁을 떠 올리면 된다.
근해정기선사 협력방안(구조조정?) 이슈가 또 수면으로 떠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실수를 줄이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불특정다수의 고객을 상대하는 정기선은 마켓셰어 전략(Strategy)이 핵심이다.
‘공급이 수요를 창출한다’는 세이의 법칙이 적용된다고 믿기에, MSC나 Maersk는 선복공급 우위전략을 지속적으로 구사하는 것이다. 1990년대 혜성처럼 나타난 China Shipping이 오직 마켓셰어 전략으로 단기간내 중국 제2의 정기선사로 발돋움하고, 수년간 마켓셰어에만 집중했던 쿠팡이 최근 흑자를 시현하는 것은 정기선해운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선의 영업행위는 전술(Tactic)이다.
밀고 당기는 협상력은 정확하고 풍부한 시황정보나 분석력에 근거해야 한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 식의 전술은 하수다. 물 빠질 때를 예측하고, 오히려 위기의식을 가지고 마켓셰어를 늘리는 전술을 펼쳐야 한다.

부디, 우리나라 정기선업계의 대표주자인 HMM을 위시해 고려해운, 장금상선(흥아라인), 남성해운(동영해운), 천경해운, 범주해운, 동진상선, 태영상선 등 중견 아시아역내선사, 그리고 중소형 근해정기선사의 현상과 글로벌 정기선시장의 변화를 대비시키면서 국내의 많은 연구기관, 학계, 전문가 그리고 일선의 실무자들 모두 머리를 맞대고, 앞으로의 정기선 정책과 전략, 전술을 공고히 수립해야 할 시점인 듯 하다. 

저작권자 © 쉬핑뉴스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