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은행, 국내 해운사 선종 다변화 및 친환경선박 도입 적극 지원

-작년말 기준 조선/해운산업에 지원중인 여신잔액 22조원 달해

-주요 선사. 시황 좋을 때 유동성 확보...현재로선 일정수준 시황방어 가능할 듯

-조선사의 친환경선박 시장 선점 관련 기술개발 적극 지원 계획

-앞으로도 대형사, 중견‧중소형사 앞 선박금융 균형있게 제공 예정

 

 

 

송오순 단장
송오순 단장

Q. 한국수출입은행 해양금융단의 기능과 역할에 대해 설명 부탁드립니다.

수출입은행은 1976년 설립 이래 우리나라 조선 및 해운산업의 성장을 견인해왔습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수출신용기관(ECA)으로서 국내 조선소 RG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책임지고 제작금융도 지원하고 있으며, 동시에 해외 해운사가 국내 조선사 앞으로 선박을 발주하고 구매하는데 필요한 금융을 제공해 국내 조선사의 선박 수주 및 수출이 원활히 이루어지도록 지원 중입니다. 또한, 국내 해운사의 외항운송 사업에 필요한 선박구매자금과 운영자금을 제공하여 국적선사의 선대확충 및 안정적 경영활동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수출입은행은 선박금융 분야에서 전세계 금융기관중 9위(‘21년말 잔액 기준) 수준의 위상을 보여주고 있으며, 작년말 기준 조선/해운산업에 지원중인 여신잔액은 22조원에 달하고 있습니다. 해양금융단은 수은의 조선‧해운산업 지원을 전담하는 조직으로, 수은의 조선‧해운 거래처 대부분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Q. 코로나 시국이 엔데믹으로 급전환되면서 해운시황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국적선사가 경쟁력 있는 금융조건으로 선대를 확충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와 관련해 말씀해 주십시오.

선대확충은 규모의 경제 측면에서 중요하고, 실제 우리 해운사들은 최근 선대를 확대해 왔습니다. 하지만 앞으로는 단순 양적인 확장보다, 내실을 기하면서 선종 및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거나 친환경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해질 것이라 생각됩니다.

우선, 사업 포트폴리오 다변화는 변동성이 큰 해운업에서 시황 등락을 방어할 수 있는 좋은 수단입니다. 실제로 최근 컨테이너나 벌크선 운임지수는 크게 하락했지만, LNG 및 원유 등 에너지 운반수요는 견조하여 해당 운임이 상승했습니다. 선종 다변화를 추진한 선사들은 작년 같은 어려운 시황에서도 일정수준 실적을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친환경 선대 구축도 향후 선대 경쟁력에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입니다. 당장 올해부터 EEXI(선박에너지효율지수), CII(탄소집약도지수) 등 새로운 규제가 실행되어 선박의 기관출력 등에 제한이 가해지고, 배출기준 충족이 어려운 노후선 교체수요가 생길 것입니다. 향후에도 탄소부담금 등 새로운 규제 도입이 예상되며, 이러한 패러다임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정부도 얼마전 「국제해운 탈탄소화 추진전략」 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배경에서 수출입은행은 국내 해운사들의 선종 다변화 및 친환경 선박 도입을 적극 지원해오고 있습니다. 작년 국내 해운사 앞 선박금융 지원액은 18.7억불로 전년대비 약 2배로 증가했는데 이중 대부분이 LNG 이중연료(Duel Fuel) 추진선 등 친환경 선박이자, 해당 해운사들이 주력 선종에서 벗어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는 사업에 대한 지원건이었습니다.

Q. 수출입은행이 그동안 조선업에 큰 비중을 두었다면 이젠 해운업계와 긴밀한 협조하에 해운강국 입지를 보다 다지는데 전력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협력 과정에서 당면과제는?

우리 조선사들은 세계 수주량의 3~40%를 점유하고 있고, 전세계 선사들의 주문을 받아 선박을 건조하다보니 조선사 앞 RG 잔액이 국내 해운사앞 여신액 대비 상대적으로 많을 수 밖에 없습니다. 다만 저희는 해운사에 대한 지원도 꾸준히 늘려왔고, 특히 2022년은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해운업 지원액을 크게 확대하며 해운사들의 사업 확장을 도왔습니다.

앞으로도 해운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협력해야 할 현안들이 많습니다. 우선, 해외화주 운송사업 진출이 올해에도 화두가 될 것입니다. 우리 해운사들은 기존의 국내 화주 위주 운송에서 벗어나 해외 화주의 LNG 등 운송 프로젝트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프로젝트들은 대부분 장기 용선계약 기반으로 진행되는데, 시황에 영향을 덜 받으면서 일정수준 수익성을 담보할 수 있어서 요즘 같은 시황 변동기에 대한 대응력도 강화됩니다. 수출입은행은 작년에 카타르 LNG 프로젝트 등 우리 해운사들의 대규모 해외 프로젝트들을 지원했습니다.

저시황기 대응도 올해 지켜봐야할 부분입니다. 컨테이너선 및 벌크선 운임은 작년부터 크게 하락했고, 특히 컨테이너선은 공급과잉으로 인해 한동안 운임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다행히 주요 선사들은 시황이 좋을 때 유동성을 확보해서, 현재로서는 일정수준 시황 방어가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장기용선계약을 체결하고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선사들도 실적을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Q. HMM, 팬오션 등 대형 국적선사는 물론이고 중견·중소형 국적선사에 대한 수출입은행의 선박금융이 긴요하게 투입돼야 하는데요?

한때 위축되었던 국내 해운업은 정부의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을 통해 가시적인 성과를 이루어냈습니다. 대형 선사들은 선복량을 회복하고 작년에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우리 해운업이 균형 있게 발전하기 위해서는 중견‧중소선사 들의 경쟁력 강화도 꾸준히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노후선 교체 등을 통해 선대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익원도 다변화해야 합니다.

수출입은행의 해운업 지원액중 중견‧중소선사 비중은 약 7~80%로 높은 편입니다. 앞으로도 대형사, 중견‧중소형사 앞 선박금융을 균형 있게 제공할 예정입니다.

Q. 올해 조선업계는 컨테이너선, LNG선 수주가 다소 저조할 것으로 보이지만 탱커, PC선 등은 강세가 예상됩니다. 올해 국내 조선업계에 대한 지원책은? 아울러 중소조선사들의 지원이 더욱 활성화됐으면 하는데요?

경기둔화와 고금리 영향 등으로 세계발주량은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금년부터 EEXI 등 환경규제 강화의 영향으로 노후선의 조기 교체 압력이 높아지며 친환경 선박 수요는 증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실제로 국내 조선사들은 작년부터 LNG선, 메탄올추진선, 이중연료추진선 등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박을 중심으로 수주하고 있으며, 수출입은행은 이러한 친환경 패러다임 전환에 대응하고자 조선사들의 친환경선박 시장 선점 관련 기술 개발을 적극 지원할 계획입니다.

저희 은행은 국내 조선사가 LNG·메탄올 연료 추진선 등 친환경선박을 수주시 선수금환급보증(RG)을 우선적으로 신속 지원하고, 탄소제로 선박 제조기술 개발을 위한 R&D 자금도 적극 제공할 방침입니다.

수출입은행은 선가의 적정성, 건조능력 및 재무상황 등 모든 부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지원 중입니다. 국내 조선사 RG의 상당 부분을 이미 전담하고 있으며, 타금융기관 참여가 높아질 수록 이들 조선사 앞 금융 제공이 더욱 원활해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Q. 수출입은행이 전망하는 2023년 해운/조선업황은?

컨테이너, 벌크 운임은 한동안 부진하고 LNG 및 탱커 등 에너지 운반선은 강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컨테이너와 벌크선 운임은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작년부터 하락세입니다. 특히 컨테이너선은 향후 2~3년간 신규 인도물량이 예정돼 단기간 내에 운임이 반등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LNG운반선 및 탱커선은 유럽내 지정학적 요인으로 수요 증가세가 한동안 이어질 전망입니다. 특히 LNG는 유럽 외 아시아에서도 꾸준히 사용량이 증가중이고 카타르, 미국 등의 신규 개발 프로젝트도 진행중이라 글로벌 운송 수요가 견조하겠습니다.

조선업의 경우 경기둔화와 고금리 영향 등으로 세계발주량은 전년 대비 감소하겠으나, 해양환경 규제 강화에 따른 노후 선박 교체 수요로 친환경 선박 중심의 발주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2022년은 탱커 시장 침체 등으로 중형조선 시장의 전반적인 상황이 좋지 않았으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탱커 운임이 다소 개선돼 금년중 탱커선 발주는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국내 조선업계의 경우 오랜 기간 고부가가치 제품에 대한 기술력을 축적해 온 만큼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 수주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더불어, 정부의 다양한 지원정책을 통해 조선소 인력난 문제가 조속히 해소되어 국내 조선사들이 친환경 선박시장을 주도해 나가는 한해가 되기를 희망해 봅니다.

Q. 끝으로 해운업계에 당부하고 싶으신 말씀은...

바다에 의존해야 하는 우리나라의 지리적 특성상 조선‧해운산업은 국가 경쟁력 측면에서 핵심적인 위치를 차지합니다. 변동성이 큰 해당 산업 특성상 과거에 어려움도 있었지만, 그때마다 위기를 슬기롭게 이겨왔습니다. 특히 해운업의 경우 2022년 해상운송수입 383억불을 기록하여 사상 최대의 수출실적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올해 주요 조선‧해운사 신년사의 공통된 키워드는 환경규제 및 ESG 경영, 조선의 경우 기술개발 및 미래먹거리 확보, 해운사는 시황 변동성 대응 등으로 보입니다. 신년사만 보아도 올해 관련업계가 마주하게 될 변화가 정말 많아 보입니다. 우리 기업들이 지금껏 그래왔듯이 잘 준비하여 도전과제들을 잘 이겨내실 거라 믿습니다.

이 과정에서 수출입은행은 선박의 수주-제작-인도 전(全)단계에 필요한 금융을 조선사와 해운사 앞 충분히 제공해 국내 조선‧해운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기업을 안정적으로 경영하실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만난사람=정창훈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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