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대형선사 저가운임 등 시장 교란 우려

-아시아역내 국가와 해운외교 강화해야

 

전준수 명예교수
전준수 명예교수

현재 컨테이너 정기선 시장의 큰 변화는 세계 초대형 컨테이너 선사인 MSC와 머스크의 결별이다. 2M이라는 동맹 체제를 통해 컨테이너 정기선 시장을 좌지우지한 두 선사는 이번 결별을 통해 서로 다른 전략으로 운영해 나갈 것이다.

머스크의 전략은 철도, 도로, 내륙물류센터, 항공까지 연결하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수익을 여러 곳에서 창출하고 위험은 분산시킬 수 있는 물류 토털 서비스를 내놓는 것이다. 자체 물류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화주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는 화주별 맞춤형 물류 서비스 개발에 치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MSC는 현재와 같은 전통해운업 서비스에 치중해 대형선의 지속적 건조와 운영으로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는 저가 비용 구현으로 운임 경쟁력을 확보할 전략인 것으로 보인다.

한국 해운선사들은 어느 전략을 따라야 할까. 수출품이 더욱 고가화하고 기술집약적인 제품이 돼가는 것을 감안할 때 비싼 항공 운송을 대체하는 신속한 운송 수단과 시스템을 개발하는 노력을 통해 머스크식 물류 토털 서비스를 개발해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선사들은 새로운 공급망이 형성되고 있는 데 맞춰 새로운 항로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앞으로 중국은 세계 공장으로서 부품 및 가공품 생산기지로서의 역할이 축소될 것이다. 컨테이너 정기선 해운도 지금까지처럼 중국에서 대량으로 수입하는 패턴에서 벗어나 지역별 역내무역이 증가할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아시아·북미 및 아시아·유럽에서 56만TEU 이상의 선복이 빠져나와 아시아와 중동 항로로 전배됐다.

동남아시아 항로는 한국 국적 선사들이 한국 화주의 편의와 항로 특성에 맞는 중소형 선박으로 운항하고 있다. 한국 화주의 수요에 맞추는 스케줄과 적정한 운항횟수 유지, 운송 기간, 다양한 국내 항구 기항, 화물 수요가 충분하지 않을 때도 한국 항구 기항을 회피하지 않는 신뢰를 형성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 선사들은 대형선을 통해 한국 시장에 진입해 원양 항로의 중간 항만 간에 빈 선박을 채우는 목적으로, 저운임으로 시장을 교란시키고 있다. 초저가 운임으로 치고 빠지는 전략으로 시장은 경쟁이 더욱 심화되고 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시장 운임을 형성하게 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외국 대형 선사들의 횡포를 근본적으로 막을 방법은 의외로 다른 곳에서 찾을 수 있다. 유엔은 1983년 10월 6일 정기선헌장을 제정했다. 헌장 2조에는 개발도상국의 해운을 보호하는 40 대 40 대 20의 화물 배분 규정이 제정됐다. 즉 교역 당사국인 수출국이 40%, 수입국이 40%, 제3국적 선사가 20%의 화물을 운송할 수 있다는 규정으로 이는 개도국의 부족한 국적 선대 확충의 재정적 자원을 위해 확보된 운송권을 선진 해운 국가 선대에 팔 수 있는 권한을 인정해준 것이다.

그동안 실행의 어려움과 운송 실적 모니터링에 큰 비용이 예상돼 사문화됐지만 개도국은 교역 당사국의 우선적 화물 수송이라는 유엔의 정신을 다시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아시아 역내에서도 교역 당사국 국가들이 80% 운송에 대한 주어진 권리가 있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의 전략은 아시아 역내 국가들이 적정한 컨테이너 선대를 육성할 수 있도록 장기 저리로 국내 조선소에서 선박을 건조하게 지원하거나 합작투자를 통해 현지 법인을 설립, 국적 선대 육성을 지원해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역내 선사들의 운임 수준을 투명하게 산출해 그 수준 이하의 운임 덤핑을 철저히 감시, 규제해야 한다. 이를 통해 한국 선사들을 보호하고 나아가 역내 국가와의 해운 외교를 통해 교역 증진과 자원 개발에 대한 협력도 강화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

*3월 15일자 한경 오피니언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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