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출산율이 세계 최저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이제 자타가 다 아는 사실이다. 6,25 전쟁이후 베이비부머 세대(1955~1974년)도 있었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며 산아제한 정책도 있었던 우리나라지만, 이같이 출산율 세계 기록을 갈아치우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해운업계도 예외는 아니다. 승선 해기사, 선원이 급격히 줄어 해운선사들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젊은 해기사 상당수가 육상근무에 올인하고 있고, 선원 충당은 갈수록 외국선원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셈이다.

어린시절부터 ‘물가에 가지 말라’는 말을 종종 들어온 터라 심리적으로 승선생활을 더욱 멀리 하는 경향도 부정할 수는 없을 듯 하다. 가족과 수개월 떨어져 생활해야 하는 업종이라 해상근무직이 3D 업종을 피해갈 수는 없다는 것.

하지만 수출드라이브 정책이 한창이던 1970년초부터 우리나라 해외선원들이 벌어들인 외화는 파독 간호사, 파독 광부를 뛰어넘는다. 상선의 마도로스를 꿈꾸는 젊은 시절도 있었다. 실제로 해기사, 선원의 임금은 육상직원보다 몇 배 많았던 시절이었다.

한국해양대 항해학과, 기관학과에 입학하려면 서울 명문대 수준의 높은 수능점수를 받아야 했던 시절도 있었다.

이제 그런 시절을 그리워해야만 하는 상황이 도래하고 있다. 승선할 젊은이들이 눈에 띄게 부족해지고 있다. 우리나라 해기사, 선원들의 평균 나이는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해상직의 임금이 육상직과 그리 격차가 나지 않은 것도 한 이유가 되겠지만 전반적으로 경제, 사회적 분위기가 승선을 기피하는 쪽으로 몰아가고 있다.

그러나 이와는 달리 "일반대 공대를 졸업하거나 중퇴하고 한국해양대 기관학과에 편입하는 젊은이가 바로 이웃에 있고, 명문대를 나와 해운선사에 근무하면서 폴리텍 대학을 나와 LNG선 등의 상선 해기사가 되는 사례"도 있어, 조금은 희망을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앞으로 자율운항 선박이 대세를 이룰 것은 자명하다. 그만큼 승선 인력의 리스크는 적어질 수 있다. 앞으로 완전 무인선박시대도 예고되기는 하지만, 이럴수록 더욱 더 유능한 승선 해기사의 필요성이 강렬해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리나라는 세계 6위 해운강국이다. 이를 뒷받침해 온 것은 고급 해상인력이었다. 유능한 해기사, 선원들이 해운선사 육상직에서도 상당한 빛을 발하며 성공 신화를 일구어 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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