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대남 편집위원
서대남 편집위원

10년 전쯤일까? 본보 쉬핑뉴스넷(SNN) 창간에 즈음하여 수필적 에세이 고정 칼럼 개설 당시,  영화 '아이언 맨(Iron Man)'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Tony Stark)'의 실제 모델이기도 한 당시 40세인 '스페이스 X(Space-X)'의 젊은 '머스크 일론(Elon Musk/1971)' 회장에 감격한 필자가 그의 실적을 추적하여 썼던 글이 생각난다. 스티브 잡스(Steeve Jobs/1955) 애플 창업자 이후 미국에서 가장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화제를 몰고 다니던 인물로 손꼽히고 있으며 대학 때 그의 관심, '세계와 인류의 미래에 그 어떤 것이 가장 큰 변화를 미칠것인가'와 '지속 가능한 교통수단과 지속가능한 에너지 생산이 가장 중요한 문제'라고 지적하고 이들 관심사를 착실히 실천에 옮기고 있어 더욱 세계적인 관심 인물로 떠올랐던 기억이 생생하다.

특히 외신 보도에, 그는 보통 여객기 보다 최고 7배나 빠른 초음속 열차 메가 트레인 비행기로 당시 13시간 30분 걸리는 서울~뉴욕 구간을 2시간에 주파할 수 있는 꿈의 차세대 교툥수단 구상을 구체화 시키고 있다 해서 세계 최초 우주화물회사 '스페이스X'와 전기 스포츠카 제조회사 '테슬라 모터스(Tesla Motors)'의 창업자 머스크에게 누구보다 필자는 관심이 컸었다. 당시 밝힌  하이퍼루프(Hyperloop) 구상이 그 실예로 주목 받았다. 원리는 진공 상태의 터널 속에서 캡슐 모양의 자기부상열차(磁氣浮上列車)가 공중에 살짝 뜬 채 총알처럼 날아가게 한다는 것이다.  공기 저항을 받지 않기 때문에 음속의 5배가 넘는 최고 시속 6,500km까지 속도를 낸다는 것. M16 소총에서 발사된 총알의 최고 시속 3,510km와 비교하면 두 배나 빠른 셈이다.

장거리 해외 여행을 하게 되면 기내에서 수면을 취하기 힘든 필자는 돈 보다 귀한 게 비행시간 단축이었는데 머스크 덕분에 30년 거주지 '멍청 일산(?)'에서 친구들이 많이 살아 자주 가게 되는 '똑똑 분당(?)'까지 가는 시간에도 못 미치는 2시간대에 뉴욕을 가는 날이 온다니 스페이스X에 거는 기대가 컸으나 10여년이 지나고 보니 이젠 나이도 들고 긴요하게 뉴욕에 갈 일도 없어 한참 잊고 지내는 중이다. 그러나 서울서 서울 가는데 걸리는 시간 보다 더 짧게 뉴욕은 못 가도 최근 보도를 보면 '머스크 제국'이 너무 커져버려 미국 정부도 불안해 한다니 더욱 놀랄 일이다.

머스크가 운영하는 기업은 우주 발사체와 로켓 엔진, 행성과 행성을 오가는 우주선, 스타링크 등 위성통신 사업을 운영하는 스페이스X와 전기차와 인공지능 로봇을 생산하는 테슬라(Tesla)가 우리에게 낯익다. 또 최근에 440억 달러를 들여 인수한 소셜미디어 트위터(Twitter), 맥스 호닥과 함께 설립하여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생명공학 스타트업 기업 뉴럴링크, 지속적인 교툥문제 해결을 위한 지하 차도 건설, 자기부상열차 등의 공익 사업을 목표로 스페에스X의 자회사로 시작 설립된 지하터널 등 교통체증을 해결하는 혁신적 사업 보링컴파니(Boring Company)가 주력사업이다. 

태평양에 북미와 아시아를 잇는 해저 진공 터널을 뚫으면 서울~뉴욕 구간 2시간대 주파도 꿈이 아니라는 게 머스크의 주장이었다. 미국 서부의 로스앤젤리스(LA)와 동부 뉴욕 구간은 45분, 차로 6시간 걸리는 LA~샌프란시스코 구간도 30분 생활권이 된다는 얘기다. 진공터널을 만드는 공사비도 굴착기술 발달로 현재 고속철도 공사비의 1/10이면 가능하다고 했다. 그가 예상한 하이퍼루프의 LA~샌프란시스코 구간 건설비용은 60억 달러, 당시 이 구간에 계획중인 고속철의 건설 예상비용은 700억달러 수준이었다. 더욱이 태양에너지를 이용하면 별도의 동력없이도 운행이 가능해 교통비를 비행기는 물론 다른 어떤 교통수단보다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진공터널을 이용한 초고속 이동 시스템 구상은 그가 처음이 아니다. 진공 상태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던 1910년대에 이미 이런 류의 아이디어가 제기됐다. 72년 물리학자 RM 솔터는 ‘초고속 이동시스템(VHST)'이란 주제의 논문을 펴낸 바 있다. 콜로라도주에 본사를 둔 기업 ET3는 솔터가 제시한 원리에 기반한 초고속 이동 시스템(ETT)을 개발 중이었다. “지구 위에서의 우주여행”으로 비유되는 이 시스템은 6명의 승객을 태울 수 있는 캡슐을 진공터널을 통해 이동시키는 개념이다. 전기모터를 동력으로 사용, 미국내 이동시 평균 시속은 600㎞, 국가 간 이동 땐 무려 시속 6500㎞까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태어난 그는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경제학과 물리학을 전공했다. 이후 스탠퍼드대 물리학과 박사과정에 진학했다가 이틀만에 중퇴하고 사업에 뛰어들어 1999년 인터넷은행 엑스닷컴을 설립했다. 엑스닷컴은 다른 회사와 합병, 온라인 결제 시스템의 대명사 페이팔을 탄생시켰다. 페이팔은 2002년 15억 달러에 이베이에 팔렸다.

페이팔지분 12%를 갖고 있던 머스크는 이 돈으로 최초의 민간 우주화물회사 스페이스X를 설립했던 것이다. 국가가 주도하던 우주발사체 시장에 뛰어든 스페이스X는 로켓을 쏘아올려 우주정거장으로 물자수송에 성공했다. 그리고 화성에 식민지를 건설하겠다는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360억 달러를 들여 8만명이 살 수 있는 투명 돔 형태의 인간 거주단지를 10~20년 안에 건설, 무중력과 멋진 풍경을 경험할 수 있다는 구상이 그것이었다.

2003년엔 전기 스포츠카를 만드는 테슬라 모터스창업에도 참여해 최고경영자(CEO)를 맡았다. 테슬라의 전기자동차는 10만 달러가 넘는 고가지만 초기엔 주문 후에 서너 달을 기다려야 차를 받을 정도로 미국에서 인기였다. 2006년엔 솔라시티라는 에너지기업을 설립, 태양열 패널 등을 공급하며 신재생 에너지 부문에 진출하기도 했다. 지금도 스페이스X와 테슬라 모터스 경영은 물론 제품 설계까지 직접 맡고 있다. 한때 한국에 우호적으로 화제였던 미 친한파 영화배우 캐머런 디아즈(Cameron Diaz/1972)와의 열애 사실이 보도된 기억도 새롭다. 

그리고 이같은 첨단 글로벌 과학 이외에 최근에는 챗지피티(ChatGPT/Generative Pre-trained Transformer)로 불리는  미국의 오픈 AI사가 개발한 인공지능 챗봇(Chatbot)이 인간에게 섬뜩한 경고와 경각심을 던지고 있어 또 다른 화제를 모으며 세계인의 초 관심사다. 사용자와 주고 받는 대화에서 인공지능에 따라서 질문에 답하도록 설계된 언어 모델로 블로그 게시글을 통해 ChatGPT가 대화 형식으로 추가적인 질문에 답하고 실수를 인정하며 정확하지 않은 전체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고 부적절한 요청을 거부할 수도 있는 기능까지 발휘한다는 놀라운 사실이다.

대부분의 조직이나 회사 및 개인에게 필요한 서류 작업을 아주 그럴듯 하게 해내는 일등 해결사 노릇을 해낸다고 한다. 심지어 시나 소설 등 문학작품을 쓰는가 하면 주요 외신을 요약하며 서간체의 편지와 레터, 또는 학생들의 리포트도 대신 써주는 놀라운 기능을 보인다고 하니 이 또한 기막힌다. 뿐만 아니라 오픈 AI의 창업자 샘 울트만(Sam Ultman)에 의해 세상에 등장한 챗GPT로 인해 비서들의 주업무인 회의나 출장 등의 스케줄 관리나 각종 예약 지출명세 정리, 이메일 회신 등을 GPT가 대신해 실업자가 크게 늘어나 고용과 사회문제로 확대된다고 한다.

조선일보 정시행 특파원이 미 노동부 통계를 인용한 보도에 따르면  2000년 137만명이었던 기업 고위직 비서는 2021년에는 50만명으로 63%가 줄었다는 것이다.  이후 10년 뒤에는 40만명으로 20%가 더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했다. 실제로 미 월스트리트 금융회사들과 대형 로펌, 회계법인 그리고 실리콘벨리 빅 테크기업 등에선 임원들이 개인 비서를 두는 경우가 드물어졌고 필요 시 비서 1명이 임원 여러 명의 업무를 공동으로 챙기는 형태로 큰 변화를 보였다고 한다.

그러나 나이가 든 탓인지 이 놀라운 발전을 보는 필자는 이젠 각박한 소용돌이 속의 빠른 템포보다 천천히 시간이 흐르는 곳, 순간을 놓쳐도 한 박자 쉰 후 다시 만날 수 있는, 이를테면 한때 세계적으로 관심을 모았던 느림의 미학에서 비롯한 것으로 추측되는 '슬로우 시티(Slow City)' 같은 운동에 관심이 높아졌다. 엎어진 김에 잠시나마 쉬어갈 여유조차 없는 철부지급(轍鮒之急)이 오늘날 디지털 시대이고 차분히 읽던 활자매체 신문이 초스피드로 스쳐가는 영상매체에 압도당하는 현실 때문에 어지럽고 현기증이 들기도 한다.

'아날로그'를 제치고 '디지털' 물결이 온통 세상을 휩쓸기 시작하면서 지구촌에 급속히 불어온 광풍은 '인공지능(AI/Artificial Intelligence)' 이니 '가상현실(VR/Virtual Reality)'에 '사물인터넷(IoT/Internet of Things)' 하며 또 '3D 프린터(3D Printer)'가 등장하고 '제4차 산업혁명(The Fourth Industrial Revolution)'과 동시에 '제6차 산업혁명(The Sixth Industrial Revolution)'까지 임박해 필자같은 아날로그 노인은 이들 용어 따라잡기도 어려운 세상으로 바뀌고 있다.

브레이크 없는 디지털 질주의 급물살 시대에 이를 따를 수 없거나 현기증을 느끼는 일부 계층은 그 옛날의 낭만과 향수에 젖은 노스탈지어의 시각에서 퇴보적 보수적으로 치부되기 십상인 아날로그 시대로의 회귀를 꿈꾸며 옛 추억을 연모하던 차 또 하나 복고조 저항의 물결이 일고 있다. 때를 같이 해서, 보도된 바에 의하면 캐나다 출신 블룸버그 비즈니스위크 칼럼니스트이자 비즈니스와 문화 트렌드의 변화를 지속적으로 추적해온 프리랜스 저널리스트 '데이비드 색스(David Oliver Sacks)'가 출간한 저서가 화제에 오르며 크게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기억도 되살리고 싶다.

'The Revenge of Analog(아날로그의 반격)'란 출판물로 그간 디지털에 역습 당해 패주를 일삼던 아날로그, 즉, 쥐가 고양이에게 대들듯 드디어 디지털에 대한 복수전을 펴거나 반격으로 맞장뜨는 것으로 해석되는 바 이는 어쩌면 통쾌한 역전이나 반전 드라마로 발전하리란 게 필자 생각이다. 부제, 'Real Things and Why They Matter'로 부연하듯 '진짜 사물과 그들이 중요한 이유'란 진짜 사물이란 디지털화되지 않은 아날로그적 사물을 뜻하며 디지털화된 건 진짜 사물이 아니란다.

그러나 이 저서도 정보통신 기술이 아무리 첨단화되고 비약적 발전을 거듭해도 아날로그적 요소와 디지털이 적대 관계가 아니라 상호보완하는 상생의 관계를 유지하며 조화로운 공존으로 보고있다. 대세를 보이는 디지털에서 부활의 기치를 높이는 아날로그로의 변화를 색스는 이태리 밀라노의 디자인부터 미국 내슈빌의 레코드 공장까지 디지털 시대의 놀라운 반전, '아날로그의 반격' 현장을 탐험하며 다양한 리포트를 종합해 디지털 라이프의 한계와 그 바깥에 실재하는 아날로그 세계의 가능성과 미래를 여과없이 적나나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작곡을 하는 AI프로그램에 원하는 장르를 선택한 뒤 음악의 분위기와 깊이를 설정하면 매번 다른 음악이 작곡되는 현실에서 아날로그 부활 혹은 반격의 한 사례로 최근에는 플라스틱 LP(Long Playing)의 열풍이 손꼽힌다. 결론적으로 최근 수십년간 디지털이 대세로 번진 건 공급자와 수요자 간 호흡이 잘 맞았기 때문이지만 모든 수요자가 이를 반기지는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빠른 디지털화도, 아날로그 반격도 그 주체는 인간이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될지는 두고 볼 일. 

한편 필자는 이같이 앞서가고 반격하는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변화를 활자 매체 신문의 전파 매체 방송에 대한 반격, 이를 후손들의 교육에 어떻게 접목시켜 활용할 것인가를 자주 생각해 왔다. 영상매체에 대한 메시지는 순간적으로 그 이미지에 대한 감각적인 반응이 수동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심리적으로나 시간적으로 경제적이라 영상매체는 활자 매체나 간행물이 갖지 않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교육방송, 방통대학 등을 통해 교육기능을 다하고 있지만 이는 필연적으로 순간적이고 단편적이므로 메시지의 전달은 피상적이란 약점을 가지게 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사회기능적 역할이 막대한 대중매체 신문은 고유의 전통적인 뉴스전달 기능 외에 교재와 교육기능의 폭을 넓혀감은 물론 그 효과가 괄목할 경지에 이르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이는 단순히 세상 돌아가는 일이 궁금하거나 심심풀이로 보고 읽는 신문이 아니라 이젠 당당히 교과서로서의 역할과 기능을 더욱 높여가는 차원으로 각광받을만 하다는 논리다. 이미 이는 오래전부터 시행되고 있는 'NIE(Newspaper in Education), 즉 신문을 교재 또는 보조 교재로 활용, 학생들의 지적 성장을 도모하고 학습효과를 높이는 교육수단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1930년대 미국 '뉴욕타임스(New York Times)'가 신문을 교실에 배포하여 처음 시작한 이후 청소년의 문자기피 현상이 심화되고 학교 수업에 신문 활용의 중요성이 부각되자 1958년 '미국신문발행인협회(ANPA)'가 NIE의 전신인 'NIC(Newspaper in the Classroom)'를 주도하면서 본격적으로 확산됐다. 인쇄나 출판매체는 신문, 책, 잡지 등 엄청나게 많은 종류가 있기 때문에 메시지 즉 내용면에서 어떠한 내용이든 담아낼 수가 있어 방송, 영화 등의 매체가 갖는 시간 부족, 사회적 제약으로 다루지 못하는 내용들도 담아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 독자가 수퍼마킷에서 필요한거나 마음에 드는 물건을 고르듯 자기가 원하는 매체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으며 방송매체는 시간을 놓치면 다시 보기 어렵지만 출판매체는 독자가 원하면 얼마든지 볼 수도 있고 다른 사람과 함께 돌려 볼 수도 있다는 장점을 NIE교육을 통해 부각시킬 수 있어 활자매체의 입지를 높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는 게 필자의 소신이다. 한편 정확도와 깊이가 있다는 점에서는 앞서지만 정보의 중요한 요소인 신속성이나 속보성에서 스위치만 켜면 접촉이 가능한 전파 매체에 비해 독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이 복잡한 단점은 있다.

디지털의 반격, 전파에 압도당하는 활자매체 신문을 통한 NIE의 이미 검증된 교육효과로는 (1)종합적 사고 및 학습능력 향상 (2)독해 및 쓰기 능력 향상 (3)논리성과 비판력 증진 (4)창의력 증진 (5)문제해결 및 의사결정 능력 배양 (6)올바른 인성 함양 (7)민주 시민의식 고취 (8)공동체에 대한 관심 및 적응능력 제고 (9)정보 자료의 검색 분석 종합 활용능력 제고 (10)언론 출판의 자유에 대한 인식 제고 등을 들 수 있고 오래 전부터 국내 유수 일간지들은 이에 앞장서고 있다. 읽기를 멈추면 정신이 황폐화 된다니 희망의 노트북 신문이 후손 교육에 도움이 됐음 좋겠다.

 

<서대남(徐大男) 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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