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산업 혁신으로 무역적자를 메꾸자”

에너지 수입국이라는 마이너스를 해운산업이라는 플러스로 바꾸자

대한민국은 경쟁력있는 해운과 조선산업이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

 

 

김인현 고려대 교수
김인현 고려대 교수

김인현 고려대 로스쿨 교수는 “해운산업 혁신을 통해 무역적자를 메꾸자”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에너지에 취약한 우리나라는 직격탄을 맞았다. 액화천연가스(LNG) 가격 폭등으로 난방요금이 인상돼 서민 경제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 높은 에너지 수입 가격은 무역적자로 귀결된다.

그런데 무역수지와 다른 경상수지라는 개념이 있다. 무역수지는 상품의 수출입에 의한 것이지만, 경상수지는 서비스를 통해서 우리나라가 지급하거나 벌어온 달러를 포함하는 개념이다. 해운회사들이 수출되는 상품을 실어주고 그 댓가인 운임으로 달러를 벌어오면 이는 경상수지에 포함된다.

김 교수는 “지난해 우리나라는 평소보다 2배나 많은 약 390억달러(50조원 정도)를 벌었고, 이는 2022년 무역수지 475억달러 적자의 80%를 상쇄한다”며 “무역적자가 많이 나도 경상수지에서 흑자가 나도록 하면 국가 경제 전체로 달러 보유는 흑자가 될 수 있음을 말한다”고 언급했다.

올해는 보다 많은 무역수지 적자가 예상된다. 새로운 혁신적인 방법으로 해운사들의 매출을 75조원으로 50% 더 늘릴 수만 있다면 무역수지 적자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많은 사람들은 해운회사 선박은 우리나라 상품의 수출입에만 사용되는 것으로 오해한다. 상당수는 제3국 간의 수송에 종사한다. 호주에서 미국으로 수출되는 철광석 운송에,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유럽으로 수출되는 원유 운송에 우리나라 해운사들 선박이 투입된다. 과거 한진해운은 지중해의 끝단인 지브랄타에 기지를 두고 이태리에서 아프리카 대륙으로 이동되는 화물을 실어날랐다.

제3국 운송의 대표적인 예이다. 우리나라 미주 수출 컨테이너 화물의 20%만 우리 해운사가 운송한다. 나머지 80%는 외국 해운사가 운송한다. 작년 한해 HMM의 순수익이 10조원이다. 덴마크의 머스크는 40조원이다. 덴마크는 자체 수출화물이 얼마 없지만 3국간 운송에서 벌어들인 것이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미국으로 가는 수출화물 중 국적선사가 담당하는 비중을 20%에서 50%로 끌어 올리면 해운서비스 매출이 늘어난다”며 “선박을 더 많이 확보해 제3국간 운송에 국적선사들이 보다 많이 진출하면 운임수입으로 달러를 더 많이 벌어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중동에서 수입되는 LNG 등의 수입계약에서 운송계약 체결권을 우리나라 기업이 계속 가지도록 해야한다”고 김 교수는 강조했다. 그래야 우리 해운사에게 운송을 맡길 수 있고 운임수입을 올려서 달러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

또 하나 그리스 선주들이 활용하는 방법이 있다. 선주업이다. 선주업은 선박만 소유하고 운송업은 하지 않는 것이다. 그리스의 선주업자는 선박을 한국, 일본 등 해운사들에게 빌려주고 수입을 얻는다. 자신은 운송업을 하지 않는다.

이들은 약 5000척의 선박을 소유하고 있고, 선박을 빌려주어서 년간 20조원을 벌어들인다. 그리스를 해운 1위국이라고 할 때 그 의미는 그리스가 세계1위 선박소유국이라는 뜻이다. 저렴한 가격에 선박을 구입해서 비싼 가격에 선박을 팔아서 차액을 얻기도 한다. 일본도 1000척 이상의 선주업자들이 있다. 우리나라는 이런 사업을 하지 않는다.

김 교수는 “이제라도 선주업을 해 1000척의 선박을 소유하면 매년 10조원 정도의 매출을 올릴 수 있으며, 이는 경상수지에서 10조원이 플러스가 되는 것이다”고 언급했다.

올해는 세계 경기의 둔화로 해운분야에서 기대만큼 많은 수익을 올릴 수 없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목표는 최대치로 잡아서 추진해야 한다.

김인현 교수는 “에너지 수입국이라는 마이너스를 해운산업이라는 플러스로 바꾸자. 해운산업에서 새로운 혁신을 통해 대한민국을 부강하게 만들자. 우리에게는 경쟁력 있는 해운과 조선산업이 있다는 점을 잊지 말자”고 힘을 주어 강조했다.

[만난사람=정창훈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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