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출처:HMM 홈페이지
사진 출처:HMM 홈페이지

HMM(옛 현대상선)의 성공적 매각은 물 건너간 느낌이다. 11월 23일 본입찰에 들어가 빠르면 지난달 30일경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이든 유찰 확정이든 발표될 예정이었지만, 심사 결과가 대통령실 개편과 개각으로 인해 다소 늦어질 것으로 예상됐었다. 하지만 금융논리를 앞세운 산업은행측과 산업논리를 앞세운 해양진흥공사간의 이견으로 결정이 늦어지고 있다는 보도가 흘러나왔다. 이제는 HMM 매각 입찰 절차를 놓고 법적 대응 얘기까지 나오는 상태로 비화돼 HMM 매각 문제는 갈수록 꼬여가는 기미다.

하림이 동원보다 높은 인수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보도되고 있어, 일단 하림이 유리한 고지에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지만, 동원측이 입찰 절차를 문제삼고 법적 대응도 불사하겠다고 나서고 있어 매각 전반에 걸쳐 다시한번 재검토가 필요하지 않을까.

해운전문가들 상당수가 유찰을 주장하고 있고, 한국노총과 HMM 노조측도 헐값 매각에 절대 반대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HMM 매각을 밀터붙일 필요성이 있는 것인지 더욱 고심해야 될 듯 하다.

HMM보다 규모가 작은 기업들이 HMM을 가져가겠다고 2파전을 벌이고 있는 모습도 볼쌍사납다.

“HMM 매각도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는 일각의 목소리도 경청해 봄직하다.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는 기업을 매각할 때 먼저 인수 의향이 확실한 곳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한 후, 그 조건들을 공개하고 공개경쟁입찰을 시행해 입찰 결과 응찰자가 없거나 응찰자들의 조건이 우선협상대상자의 조건보다 좋지 않을 때는 최종적으로 우선협상대상자를 인수자로 확정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한 응찰자가 있으면 해당 응찰자를 최종 인수자로 선정한다. 우선협상대상자가 최종 인수자가 되지 못했을 경우에는, 인수를 포기하거나 인수의향자가 제시한 금액만큼 지불하고 최종 인수자가 될 수 있다.

국내 최대 해운사이며 당시 세계 7위 컨테이너선사였던 한진해운 파산이 한국 경제에 얼마나 큰 타격을 입혔는지를 되새기며, HMM 매각에 있어 신중론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 뒤끝이 남을 수 있는 이번 HMM 매각 과정을 보면서 산은과 해진공은 결단을 내려야 한다. 기재부, 금융위, 해수부도 HMM 매각이 우리 해운산업,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이 심대하다는 점을  깊이 인지하고 최대공약수를 찾는데 심혈을 기울여 주길 바란다.

저작권자 © 쉬핑뉴스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