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트럭 운전기사 35% 부족할 전망
-2024년 4월부터 일본 화물차 운전기사 노동시간 단축... 2024년 물류 문제 우려
-물류용 팔레트 보유량 증가세, 냉동식품 업계 등 새로운 수요 기대

KOTRA(오사카무역관 하마다유지)는 18일 "2024년 물류문제, 일본 상거래 관행 바꾸는 계기가 될까?" 제하의 리포트를 발표했다. 2024년 4월부터 일본 화물차 운전기사의 초과근무가 연간 960시간(월평균 80시간)으로 제한된다. 인력 부족에 더해 노동시간 단축으로 물류가 정체되는 '2024년 문제'가 우려되고 있다. 

운전기사 개개인의 근무시간이 지금보다 짧아지면 운전기사의 수입 감소, 그에 따른 인력 부족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결과적으로 물류업계 전체가 운송할 수 있는 물동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일본을 대표하는 싱크탱크인 노무라종합연구소의 추산에 따르면, 화물 수요에 대해 2030년에는 2015년 대비 35% 수준에 달하는 운전기사가 부족할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도호쿠, 시코쿠 등 지방 도시에서는 그 비율이 40%를 넘어 질적 저하가 우려된다.

2024년에는 운전기사 임금 확보를 위한 인건비 인상, 원자재, 에너지 비용 등의 급등과 더불어 물류비 인상에 따른 제품 가격 전가가 예상된다. 물류 문제와 관련한 가격 인상을 발표하는 기업들도 서서히 나타나기 시작했다. 냉동식품 제조업체인 Nichirei Foods는 1~3%, Tablemark는 1~16%, 2024년 2~4월에 가격을 인상하겠다고 발표한 상황이다. 택배업계 2위인 Sagawa Kyubin도 2024년 4월부터 택배 기본요금을 7% 인상한다. 2023년에도 평균 8% 인상한 바 있어 2년 연속으로 인상하는 셈이다. 이외에도 차량 수송 최대 업체인 ZERO는 물류의 2024년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2024년 1월 1일 주문부터 운임을 평균 20% 인상한다. 앞으로도 물류업계에서는 운전기사 처우 개선과 인력 확보를 위해 가격이 계속해서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경제산업성 조사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일본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2022년에 2019년 대비 17.5% 증가한 22조7449억 엔까지 확대됐다. 택배 박스 등 새로운 수요가 생겨났지만, 물류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운전기사가 부족해 노동 환경 악화로 이어지고 있다. 일하는 방식 개혁에 따른 근로기준법 개정으로 2024년 4월부터 물류업계의 시간 외 근로시간 상한 규제가 시작되는데, Yahoo! Shopping 등 온라인 쇼핑몰 운영사들도 물류업체의 부담을 줄이기 위한 노력을 시작했다.

Yahoo! Shopping에서는 구매자가 '최단 배송일'이 아닌 ‘며칠 늦게 배송(여유로운 배송)’을 선택하면 지연된 일수에 따라 1~100포인트까지 PayPay 포인트(전자화폐)를 적립해 준다. 택배업계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배송일을 평소보다 늦춰 물류의 안정과 효율화를 꾀하고 있다. Yahoo! Shopping의 조사에 따르면 구매자의 절반 정도가 이용하고 통조림, 레토르트 식품, 화장품 등 즉시 배송이 필요하지 않은 상품에서 많이 이용된다. 

Yahoo! Shopping에서는 약 80%의 구매자가 배송일을 지정하지 않고 구매한다. 일본에서는 배송일을 지정하지 않는 없는 경우 원칙적으로 최단 시간 내에 배송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Yahoo! Shopping은 '원하는 때에 원하는 물건이 도착하는 세상'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지만, 이전에 실시한 실증 실험을 통해 ‘서두르지 않는 주문’도 일정 부분 존재한다는 점을 파악해 이러한 서비스를 도입하게 됐다. 이를 통해 물류업계에 기여하는 것은 물론 Yahoo! Shopping에서 소비자가 상품을 구매하게 하는 유인으로 활용한다.

이 밖에도 '내일 도착'을 내세워 성장해 온 기업용 전자상거래 사이트 'ASKUL'에서도 여러 번 나눠서 배송해야 하는 주문에 대해 도착이 하루 정도 늦어지지만 '묶음배송'을 선택하면 제품을 한 번에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제품 하나하나를 개별적으로 주문할 수도 있지만, 문구류 등 대량으로 주문하는 법인기업이 많이 이용하는 특성상 배송 속도보다 한 번에 받고 싶은 수요를 포착했다. 묶음배송이 가능한 상품이 있는 경우 구매자의 약 60%가 이용하고 있다는 분석 결과도 있다. 그동안 얼마나 일찍 도착하는지를 경쟁해 왔던 EC 업계에서 소비자들이 무조건 속도만을 중요시하지 않는다는 점을 알 수 있다.

하역비용 및 작업시간 감소에 도움 되는 임대용 팰릿 수요 증가

전자상거래 시장 확대에 따라 B2C에서는 택배 박스 등의 수요가 생겨났지만, B2B에서는 팰릿 수요가 증가하고 있으며 2022년 임대용 팰릿 보유량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일본팰릿협회에 따르면, 2022년 임대업체의 팰릿 보유량은 2651만 개를 넘는 수준으로 전년 대비 약 4% 증가했다. 내구성과 위생성이 뛰어난 플라스틱 평판 팰릿는 전년 대비 6% 증가했으며 점유율이 확대되고 있다.

물류 싱크탱크인 NX종합연구소의 추정에 따르면, 팰릿을 사용하지 않는 수작업 운반에 비해 규격과 운영이 표준화된 팰릿을 이용한 하역은 운송량당 비용이 31%, 작업시간은 56% 감소한다. 이에 그동안 팰릿 운송이 보편적이지 않았던 냉동식품, 종이제품, 제과, 농산물 등의 업계에서도 새로운 수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보급을 위해서는 과제도 있다. 팰릿 규격이 업계마다 다르다는 점(임대 방식(일반형): 1,100×1,100×144㎜, 주류업계용: 1,100×900×140㎜), 팰릿 높이 문제로 인해 트럭에 적재할 수 있는 양이 감소할 수 있다는 점, 팰릿 임대 비용이 새롭게 발생한다는 점 등 지금까지의 상거래 관행이 바뀌는 것에 대한 거부감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관건이다.

시사점

향후 트럭에서 화물철도, 선박으로의 운송수단 전환과 동시에 환경 부하를 줄이는 '모달 시프트(Modal Shift)'가 기대되지만 이는 운송 시간이 길어지고 짧은 거리에서는 비용이 상승한다는 점, 이용할 수 있는 경로가 제한적이라는 단점이 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경유지를 두고 여러 운전기사가 분담 운송하는 중계 운송, 공동 물류창고 운영, 공동 배송이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냉동식품 업계 등 그동안 임대용 팰릿을 활용한 하역 방식을 사용하지 않았던 업계에서도 새로운 수요가 생길 가능성이 있다.

업무의 디지털화를 비즈니스로 하는 Infomart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물류업계의 과제는 '노동시간 관리 방법 재검토', '종업원 수입 감소', '이직' 순으로 높게 나타났으며, 특히 업무의 효율화 측면에서 IT가 도입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운송업에서 장부류 전달 방법은 절반 가까이 종이로 이뤄지고 있으며, 운전자나 창고 관리 등 현장에서도 서류 작성 업무에 시간을 할애하고 있어 현장 업무의 비효율성을 초래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공급망과 물류 시스템의 자동화는 RFID 태그, 바코드 등의 기술을 탑재한 팰릿 수요를 촉진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팰릿 시장의 확대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팰릿 제조업체 T사 담당자는 KOTRA 오사카 무역관과의 인터뷰에서 "SDGs로 인한 종이 팰릿 수요도 앞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자료: 노무라총연, NX종합연구소, 일본팰릿협회, 경제산업성 홈페이지, KOTRA 오사카 무역관 자료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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