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홍해 단거리 항로를 포기하고 남아프리카 희망봉을 도는 기나긴 항로를 택해 운항해야 하는 사실상의 해운물류 마비사태를 보면서, 해운업에 대한 정부, 국민의 대대적인 인식 전환의 새로운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그 어느때보다 크다.

코로나19 팬데믹 시 물류대란과는 다른 차원의 홍해 해운물류 마비 상황은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전쟁이 요인을 제공하고 있다.

수에즈-홍해항로는 세계 교역량의 대략 20~25%가 선박을 통해 운송되는 루트라고 한다. 2022년 2월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할 당시 전쟁은 빨리 끝날 것으로 예상했지만, 2년 가까이 지속되면서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하지만 세계 경제, 물류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체감이었다. 이번 이스라엘 전쟁으로 인한 후티 반군의 홍해 운항 선박에 대한 무차별 공격이 야기하고 있는 해운물류 대란 사태는 불황의 깊은 늪으로 빠져들게 하는, 세계 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이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 

코로나 팬데믹이 지나고 새 사이클하에서 고전하고 있던 해운업계는 물류대란이라는 보도가 다시 타전되면서 정부, 국민의 관심을 끌어내고 있다.

해운과 무역은 뗄레야 뗄 수 없는 동반자 운명이지만 수출입 무역업과 해운업에 대한 정부, 국민의 관심도와 정책 실행 순위는 너무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고, 이를 무척 안타깝게 생각한다.

지난 4일 2024년 신년인사회라는 큰 행사를 가졌다. 신임 강도형 해수부 장관을 비롯해 전직 장, 차관이 대거 참석했고 해운, 해양, 수산관련 기관, 단체, 업계 주요 인사관계자들 300여명이 참석해 성황을 이뤘다.

매년 신년인사회를 마치며 느끼는 것은 바다라는 한 범주에서 영위하는 해운업, 수산업, 해양산업, 해양과학 등의 색깔이 너무 차이를 노정하고 있다는 것이다. 바다를 통해 공감되는 부분이 많겠지만 1차, 2차, 3차 산업이 어우러지면서 혼란스럽기도 하다. 해운인이라면 같은 생각일 것으로 짐작된다.

오는 4월 10일 총선을 앞두고 여야간 전쟁과 같은 선거전이 대단하다. 총선, 대선을 앞두고 정치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것은 표밭이다. 표밭은 경제적 척도로서의 중요도 순위보다 대중적 척도가 단연 앞선다. 늘 선거철이 오면 해운업에 대한 관심도가 낮아지는 것은 당연하다는 모습이다.

코로나 팬데믹 시 물류대란에 세계 경제가 휘청되며 해운업이 한때 큰 주목을 받았지만, 대(對)해운업 국민 인지도는 예상보다 빠르게 식어갔다. 하지만 이번 홍해 해운물류 마비 사태는 코로나 때와는 다른 심각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정부와 국민에 해운업의 중요성을 확실히 각인시키는 사건이 됐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사진 출처:https://namu.wik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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