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운하를 통과하는 컨테이너선박이 90% 사라졌다. 가뭄에 따른 파나마운하 통항 제한으로 벌크선사들의 타격이 예상보다 컸다. 중동사태의 불확실성이 심화되면서 해운선사들은 올 한해 사업계획의 수정도 고민해야 할 듯 하다. 하지만 원양 컨테이너선사의 경우 운임 상승의 주요인이 되고 있어 올해 실적전망을 상향 조정하는 분위기이고, 벌크선사의 경우 BDI 상승 등으로 다소 안도하고 있다.

세계 유수 선사들은 홍해 통행 중단 이후 2024년 이익 추정치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머스크는 +22%, 하파그로이드은 +26%, 에버그린은 +34% 조정되고 있다. 물론 이같은 상향 조정은 중동 사태 변화에 따라 언제든지 변경될 수 있는 것.

아무튼 원양 컨테이너선사들은 홍해 리스크로 운임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1월 26일 스팟 컨운임 지표 SCFI가 9주만에 하락세로 돌아서 주목되지만 중장기 계약운임 지표 CCFI는 큰폭 상승했다.

문제는 팬데믹, 에버그린 수에즈 길막 사건 등과 이번 홍해 리스크의 결이 다르다는 전문가의 지적에 주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세계 경제 침체가 예상보다 심각해 물동량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중국 경제가 맥을 못추고 있어 더욱 염려스럽다.

홍해 리스크 사태로 빈 컨테이너 부족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나비효과로 아시아역내 항로의 운임 상승도 기대되지만, 물동량이 받쳐주지 못해 운임 상승 기대치가 매우 낮다.

팬데믹 시절에는 완전 선사 우위 해운시장이었지만 현재는 화주 우위 시장으로 확 바뀌었다. 해운물류업계 내에선 “화주가 갑이라면 선사나 포워더는 병이라는 얘기도 회자되고 있다”는 소식에 답답하다.

팬데믹 하에서 사상초유의 영업이익을 냈던 시절과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 세계 경제 침체마저 영향을 받고 있는 상황은 극과 극이다. 하지만 팬데믹 시절의 매출, 영업이익은 정말로 평생 한번 경험할 수도 없던 일이 발생한 것이다. 해운경영이 팬데믹 시절 실적에 너무 연연하다 보면 너무 위축돼 임직원들의 사기는 저하될 수밖에 없다.

이럴 때 보다 긍정적이고 전향적인 해운경영이 선도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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