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그룹의 HMM 인수가 최종 결렬됐다는 소식에 해운업계는 오히려 안도하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하림그룹 입장에선 상당히 공을 들여 재무적 투자자(FI)까지 동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해운사업 전반에 걸친 큰 그림을 그렸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해운업계는 하림컨소시엄이 HMM 인수가로 6조4천억원을 써내면서 우려감을 표하기 시작했다. 자본력이 크게 부족한 하림이 HMM이라는 큰 공룡을 인수한다는데 의구심을 갖게 됐고, 이는 업계 전반을 주도하는 기류가 됐다.

하림그룹은 시가 총액이 2조원도 안되는 팬오션에 3조원 유상증자를 통해 HMM 인수금을 마련하려 한다는 보도가 나올 때마다 해운전문가들은 부정적 입장을 표했다.

세계 8위 컨테이너선사 HMM과 국내 최대 벌크선사 팬오션의 해운경영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글로벌 컨테이너선사는 엄청난 세계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하고, 상당한 인력이 필요하다. HMM이 회원으로 있는 디얼라이언스와의 관계도 원만히 유지해야 한다. 내년 초 있을 얼라이언스 대 재편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능력도 갖춰야 한다. 그만큼 자본력과 전문성이 요구된다.

홍해 리스크로 HMM의 올해 1분기 실적은 크게 상향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 미주항로도 파나마운하 문제, 물동량 증가로 운임이 예상보다 호조세를 보이고 있다.

HMM의 이같은 실적 상향 조정이 이번 협상에 어떠한 영향을 미쳤는지는 파악되지 않지만 여러 상황들이 고려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최대 벌크선사 팬오션이 3조 유상증자건으로 주가가 크게 하락하는 모습을 보면서 해운전문가들은 하림이 HMM 인수 시 팬오션의 경영악화를 크게 걱정했다.

7일 채권단과 하림 컨소시엄간 HMM 인수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팬오션의 주가는 급등했다.

대신증권은 목표주가를 44%이상 상향 조정했다. 하림그룹으로선 공을 들인 HMM 인수가 무산됐지만 국내 굴지의 해운사 팬오션을 보유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이제 본업에 충실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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