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선, 선복과잉에 선박내 빈자리 많아지면 하반기 운임경쟁 치열할 듯
-CII 등급에서 벌크선의 최저 등급 해당선박 비중은 약 10% 수준(!?)
-벌크선, 향후 공급부족에 따른 구조적 상승 기대해 볼 만하다
-자동차운반선 업황 예상, 여전히 부르는 게 값

로테르담항 전경. 사진 출처:https://www.portofrotterdam.com/nl/nieuws-en-persberichten/8-9-brandstofbesparing-in-just-in-time-aankomstproef
로테르담항 전경. 사진 출처:https://www.portofrotterdam.com/nl/nieuws-en-persberichten/8-9-brandstofbesparing-in-just-in-time-aankomstproef

신영증권 엄경아 애널리스트는 “이제 해운은 업황을 보자”고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최근 발표한 엄 애널리스트의 동향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월 7일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HMM 경영권매각협상결렬”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내놨다. 팬오션·JKL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12월 20일부터 주식매매계약 및 주주간 계약에 대한 협상을 진행해 왔으나 일부사항에 대한 이견으로 협상은 최종결렬됐다는 내용이었다.

팔자와 사자가 좁혀지지 않는 매각조건만 7주 넘게 이야기하다가 끝난 딜이라고 볼수 있으나 실질적으로 양측이 필요한 명분을 챙긴 마무리였다고 판단되는 것이다.

팔자의 측에 있었던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공적자금을 투입해서 정상화시킨 HMM을 계속 보유할 필요는 없다. 기업의 밸류가 상승했을때 공적자금 회수를 시도조차 해보지 않았다고 한다면 차후에 문제가 될수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2024년과 2025년에 HMM이 조기상환 의사를 표할 경우 추가로 주식전환 가능한 전환사채가 1.68조원 남아있는 상황이었지만, 이번 매각이후 전환되는 주식으로 최대주주의 위치가 바뀌진 않는다. 경영권 매각을 시도해 볼수 있는 시점이었다는 것이다.

사자의 측에 있었던 팬오션·JKL컨소시엄이 얻은 것은 무엇인가?

6조원이 넘는 인수딜이었고, 자체 보유자금이 2조원도 되지 않는 상황에서 진행된 일이다. 고금리 상황에서 인수자금의 비중을 늘리는 것, 인수주체가 되는 계열사의 주주에게 손을 벌리는 것 모두 기존 주주의 주식 보유가치를 훼손하는 일이다. 잔여 전환사채의 전환유예 혹은 상환허용, 최대주주로서 독립된 경영권 요구 등은 인수주체 기업주주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합당한 노력으로 보인다는 것. 무리한(?) 인수를  대책없이 진행하지 않았다는 기록을 남긴 것이 사자측이 얻은 가장 좋은 카드라고 밝혔다.

HMM 매각딜 무산으로 인해 국내 해운기업들에 대한 투자포인트는 빅딜에서 업황으로 무게중심이 옮겨졌다. 글로벌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시점이 조금씩 뒤로 옮겨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더 큰 수요감소 우려는 사라지는 중이다. 해운업도 금융위기이후 구조조정기간을 10년 넘게 보낸 상황이라 선종에 따라서는 구조적인 운임상승을 기대해 볼 수 있는분야도 있다. 선종별 업황을 따져보고, 해운주 투자전략을 세워 보도록하자.

[컨테이너선 업황 예상: Down]

2월 9일 컨테이너운임인 SCFI(상하이발컨운임지수)는 2,166포인트를 기록하며 전주대비 2.3% 하락했다. 2023년 10월 886포인트까지 조정받았던 운임은 이스라엘-하마스전쟁에서 파생된 후티반군의 상선공격 이슈로 8주 연속 상승하다가 2,200포인트전후로 상승세를 멈추는 모양새다.

홍해 리스크를 코로나 팬데믹 초기의 항차축소에서 파생된 공컨테이너 수급불균형 또는 수에즈 운하 길막사고 발생에 따른 공급망 교란과 동일한 선상에 놓을 수 있을까?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아니다. 각각의 이벤트가 발생한 2020년 2분기와 2021년 3월은 장기간의 컨테이너 업황불황으로 인해 선박공급은 제한적인 가운데, 연평균 성장률을 크게 상회하는 수요가 뒤따랐다.

미국 컨테이너수입량의 경우 2020년 하반기부터 2022년 상반기 까지만 2년동안 강세를 보인 뒤 코로나 이전수준의 이동 평균선상으로 돌아왔다. 평년대비 늘어난 기간을 감안하면 아직도 1년이상의 물동량 조정기가 더 이어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구소비재의 수요가 단기간내 큰 증가가 있었다면 그 기간만큼 수요증가세가 쉬어가는 것은 수순이다. 아시아-유럽노선도 물동량 증감률 움직임은 미주지역 컨테이너 수입량 증감과 매우 흡사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확인할 수 있다.

앞으로 컨테이너선박은 매우 많은 양이 인도될 예정이다. 코로나 팬데믹에 벌어들인 돈이 선박발주에 투자된 것의 결과물이 이미 2023년부터 시장에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2023년에는 연간 350척의 컨테이너선박이 인도됐으며 선복량기준으로는 221만TEU 인도됐다.

지금까지 연간 2백만TEU 이상의 선박이 인도된 적은 없다. 2024년은 2023년보다 많이 역사상 가장 많은 컨테이너선박이 인도될 예정이며, 현재 기준 컨테이너선박의 선복량이 약 2,800만TEU를 조금 넘는 점을 감안해도 10% 이상의 선박이 늘어날 예정이다.

2월 14일 발표된 HMM의 영업실적을 보면, 2022년 1분기를 고점으로 컨테이너부문의 소석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60%대의 소석률은 화주에게 할증료를 자유롭게 부과시킬 만한 수준이라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운임인하를 통해 물동량을 확보하고 소석률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2024년 더많은 선박의 인도로 선박 내 빈자리가 많아진다면 운임경쟁은 하반기로 갈수록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된다.

[벌크선 업황 예상: Down은 없다]

최근 드라이벌크선 운임은 등락을 거듭하다가 1,500선을 지키는 중이다. 팬데믹의 한복판에서 5,600을 상회할 정도로 대폭 상승했었지만, 지금은 그와같은 강력한 반등세를 보이진 않고 있다. 하지만 중국이 본격적으로 과잉 산업구조조정을 진행했던 2015~2016년 만큼 수요 약세기조가 이어지는 것은 아니어서 성수기에 2~3천대까지 상승하고, 비수기에도 단기간만 1천을 하회한다. 배를 빌려줘도 남는 것이 없고, 직접 화물운송을 해도 수익성을 기대하지 못하는 역마진기간이 많이 짧아졌다.

시장이 깨진것 처럼 초저운임이 형성되는 기간이 짧아진 이유는 벌크시장의 수요가 약세기간을 대부분 보냈기 때문이다. 중국의 철광석 수입량추이를 보면 2021년 하반기에서 2022년 상반기까지 극심한 감소기를 보내다가 최근에는 다시 늘어나고 있다.  극동아시아에서 조강생산량을 조절하는 기간을 보낸 뒤 다시 그 생산량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철광석 수입량의 항만재고량이 2018년 피크수준과 2022년 연초의 피크수준 대비로도 많이 감소해 재고를 재차 쌓아올릴 준비가 돼있다. 중국의 철강관련 제품생산량 조정에 대한 언급이 간헐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벌크화물 해상물동량의 급반등을 기대하는 시점이 어느 상황에서라도 뒤로 미뤄질 수있는 상황이지만, 구조적으로 더 감소하기 어렵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가장 확실한 공급부족 기대요인은 모자란 수주잔고이다. 현재 드라이벌크선 전체 선복량대비 수주잔고는 8.52%로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24년 2분기에 확정될 CII 등급에서 벌크선의 최저 등급 해당선박 비중은 약 10% 수준인 것으로알려져 있다. 현재 건조중인 벌크선이 모두 인도된다고 하더라도 최저 등급으로 분 류되는 선박의 빈자리를 모두 채울 수 없게될 예정이다. 팬데믹 기간에는 단기간 증가한 수요로 운임이 반등했지만, 앞으로는 공급부족에 따른 구조적인 상승을 기대해볼 만하다고 밝혔다.

[자동차운반선 업황 예상: 여전히 부르는 게 값]

많은 투자자들이 팬데믹기간 동안 컨테이너선사들의 시황이 역대급이었던 것은 기억하지만, 여전히 그 역대급 시황을 유지하고 있는 선종이있다는 사실은 많이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자동차운반선시장은 코로나 초기 2020년 상반기 운임저점대비 11배가량 운임이 상승했으며, 2022년 상반기이후 글로벌 공급망 이슈가 풀린 이후에도피크수준의 운임을 유지하고 있다

자동차운반선시장의 차원이 다른 운임수준은 코로나 팬데믹이후 평균적인 수준을 크게 이탈한 자동차 해상물동량 수요 때문이다. 팬데믹 국면에서 단발적으로 늘어났다가 다시 감소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수요가 늘어나고 있으며, 2030년까지도 수요증가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아시아에서 생산되는 전기차 수송수요가 늘어난데 따른 강한 신규수요 증가요인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공급은 보편적인 자동차공장의 소비지 이전 추세를 감안해 그야말로 손을 놓고 있었던 상태였다. 2016년부터 2022년까지도 자동차운반선의 총수는 계속 감소중에 있었다. 뒤늦게 발주를 진행해 현재 전체 선복량의 35% 수준의 자동차운반선 잔고가 있지만, 본격적으로 인도되기 시작하는 시점은 2022년에 발주되기 시작한 선박들이인도되는 2025년에 해당한다. 수요강세와 공급부족이 모두 공존하는 시황이2022~2024년까지만 3년진행중이라고 엄 애널리스트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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