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중고선 2만6,000여척은 모두 연비가 개선된 새 선박으로 대체

 
선박 수요 전망의 핵심은 ‘연비’와 ‘규제’이다. 지난 2000년대 선박 수요는 중국의 엄청난 경제성장으로 인한 선박 부족이 원인이었지만, 지금의 선박 수요는 기존 선박을 대체해 가는 교체수요라는 점에서 과거와 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지금 나타나고 있는 선박의 교체를 자극하는 요인인 ‘연비’와 ‘규제’에 대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오는 2020년 1월부터 전세계 바다에서 선박 연료는 황 함유량이 0.5% 이내의 저유황을 사용해야 한다. 이미 유럽과 북미지역에선 2015년부터 SOx ECA(Emission Control Areas)로 지정돼 황 함유량 규제를 시행해 오고 있었는데 2020년부터는 전세계 모든 바다로 규제 대상이 확대되는 것이다. SOx 규제의 구체적 도입시기는 2018년에 결정될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조기에 결정됨에 따라 전세계 선주사들은 당혹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Maersk Line과 같은 글로벌 상위 랭킹 선사들은 이미 LNG추진이 가능한 사양의 초대형 컨테이너선을 여러 척 보유하고 있으므로 선사들의 경쟁력 차별화는 더욱 분명해져 갈 것으로 예상된다.
SOx 규제 도입 결정 이후 선주들은 이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문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조선, 해운, 철강, 기자재 업계에서 전해지고 있다. SOx 규제는 중고선에도 적용되는 규제이므로 SOx 규제가 발효된 이후의 상황을 고려한 선박 투자를 늘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선주들이 고려하고 있는 선박투자는 LNG추진 방식이 가장 현실적이고 적합한 방법이 될 것으로 보인다.
LNG추진선은 기존 선박과 비교해 경제적 비교우위를 갖고 있다. 첫째 선박 연료 중 LNG 가격이 가장 매력적이다. 둘째 LNG연료탱크 가격이 하락하면서 LNG추진선 투자 부담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선박수요 원인의 변화와 선박의 진화가 나타나면서 세계 조선업 경쟁구도에서 한국과 중국의 차별화는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중국 조선업의 선박 건조지연은 계속되고 있으며 수주잔고에서 계약이 취소되는 사례도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 ‘연비’의 중요성과 ‘규제’의 강화는 선박의 추진엔진부터 선형 설계에 많은 변화를 불러오고 있는데 증국 조선업은 이에 대한 기술적인 변화를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조선업의 선박 건조지연은 점점 심해지고 있으며 앞으로 개선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중국은 선박 분야 숙련된 엔지니어 및 설계인력이 사실상 거의 없기 때문이다. 중국의 선박 건조기간은 여전히 한국에 비해 2~3배 더 길며 투입 인력의 수도 10배 가까이 더 많다.

중국 조선업의 기술적 진보는 전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전세계 중고선 2만6,000여척은 모두 연비가 개선된 새로운 선박으로 대체되고 있다. 한국조선소로부터 선박 인도량이 늘어날수록, 해운업의 규제가 강화될수록 선박 교체속도는 점점 빨라져갈 것이다. 이러한 가운데 세계 조선업 경쟁은 기본설계능력이 우수한 한국의 차별적 성장세가 더욱 분명해질 것이다.

2020년부터 전세계 바다에서 선박연료는 황 함유량이 0.5% 이내로 제한된다. 이에 따라 선박 연료는 지금의 HFO(Heavy Fuel Oil)에서 황 함유량이 0.5% 이내인 MGO(Marine Gas Oil)로 달라져야 한다. HFO을 추진연료로 사용하면서 후처리장치인 Scrubber를 장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은 되겠지만 유지보수 비용이 높다는 불리함이 있다. Scrubber 장착에 따른 개조비용, 추가적인 전력 소모 등에 따른 운영비용 그리고 결국 오염물질을 싣고 다니면서 입항 시 마다 처리해야 하는 추가적인 비용들을 고려할 때 LNG를 추진연료로 사용하는 것이 경제적 우위가 매우 높다.

저유황인 MGO는 생산량과 생산지역이 제한적이다. 2020년으로 다가갈수록 제한된 생산량으로 MGO 가격은 급격히 상승하게 될 것이다. 전세계 정유업체들이 MGO 생산량을 늘리기 위한 고도화설비 투자도 나타나겠지만 이는 최소 5년의 시간이 필요한 투자안이다.
선박 연료를 LNG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HFO, MGO, LNG 세 가지의 선박 연료 가격 중 LNG가 가장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LNG 가격은 4달러/MMBTU 수준으로 HFO(6달러/MMBTU)과 MGO(9달러/MMBTU)에 비해 현저히 낮다.

2001년 이후 에너지 가격의 변화를 살펴보면 원유 가격에 비해 천연가스 가격은 현저히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2001년 이후 브렌트유는 90% 가량 상승했으며 HFO가격은 114%, MGO가격은 60% 이상 상승했다. 반면 천연가스 가격은 70% 가까이 하락했다.

LNG의 가격 매력은 MGO와 비교해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HFO가격을 기준으로 한 연료가격의 상대 비교에서도 LNG는 크게 매력적이다. 2009년 이후 LNG가격은 HFO 가격과 비교해 50~60% 수준이 유지되고 있는데 반해 MGO 가격은 HFO 가격 대비 50%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MGO의 제한적인 생산량을 고려하면 2020 년으로 갈수록 지금의 LNG와 MGO 가격 차이는 크게 벌어지게 될 것이다.

이미 LNG가격은 HFO과 MGO 대비 높은 매력을 보이고 있었으므로 SOx 규제를 통해 선박 연료로써의 LNG 수요는 점차 늘어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규제 강화로 해운업계의 연료비 부담은 상승하게 될 것이며 연료비 부담이 적은 선박(연료 소모량이 낮거나 낮은 연료를 사용하는 선박)의 수요가 점점 늘어나게 될 것이다”며 “중고선박의 신조선으로 대체수요가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선박이 배출하는 배기가스는 승용차의 130배에 해당된다. 유럽지역에서 2020년이면 선박에서 배출되는 황산화물과 질산화물이 육상에서의 배출 총량을 합친 것보다 더 많아지는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동안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한 규제의 대상은 승용차, 발전소, 플랜트와 같은 육상 분야가 되었다면 앞으로 대기오염 개선을 위한 규제의 대상은 선박과 해상분야로 무게 중심이 달라지는 것이다. 전세계 주요 도시들은 거의 대부분 항구에 위치에 있으므로 선박에서의 배기가스 배출량을 줄이기 위한 노력과 규제는 점점 높아지게 될 것이다. 유럽에서는 선박 배기가스로 연간 5만명이 사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SOx 규제는 시작 시기를 2020년부터 할지 아니면 2025년부터 할지를 2018년에 결정되는 것으로 예정됐었다. 당초의 예정보다 빨리 올해 하반기 IMO 총회에서 SOx 규제는 2020년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결정돼 있다.
IMO 총회에 참석하는 한국 조선업 대표단에 의하면 해운업의 갖가지 규제를 가장 강력하게 주장하는 집단은 유럽계 해운업이다. 이 중에서 덴마크, 노르웨이 같은 북유럽 국가들이 가장 발 빠른 움직임을 보여왔다. 북유럽 국가들의 움직임이 발 빠른 여러 이유가 있는데 그 중 하나는 선박 배기가스로 인한 대기오염이 가장 심각한 곳이기 때문이다. 유럽의 주요도시는 대부분 항구도시이므로 선박의 잦은 입항으로 대기오염이 심각하다. 세계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덴마크의 Maersk Line이 선박의 연비 경쟁력에 매우 높은 관심을 두는 것도 이러한 이유가 일정 부분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SOx 규제의 도입으로 LNG추진선에 대한 해외 선주사들의 관심과 투자 열기는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조선, 해운, 철강, 기자재 업계로부터 알려지고 있다. LNG를 선박 연료로 사용하면 가격 매력도가 높으면서 황산화물과 질산화물, 이산화탄소와 같은 배기가스 배출량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LNG에는 황이 포함되지 않아 황산화물 배출량이 없으며 HFO 사용할 때와 비교해 질산화물 배출량은 80% 이상, 이산화탄소는 20% 이상 줄일 수 있다.

LNG를 선박연료로 사용하는 것은 선박의 연비 경쟁력을 높이면서 강화되고 있는 환경규제를 만족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 된다는 지적이다.
M.A.N의 ME-GI엔진은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디젤엔진으로 지난 2012년 대우조선해양에 의해 선박 추진엔진으로 상용화되었다. LNG선 분야에서 ME-GI엔진의 점유율은 2011년 2%에서 2015년에는 30% 가까운 수준으로 급격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LNG를 연료로 사용하는 디젤엔진(ME-GI)은 기존의 디젤엔진 및 DFDE와 비교해 열효율이 높기때문에 경제적 비교우위는 매우 높다. 일반선박에 ME-GI가 탑재되는 수요는 점차 많아지게 될 것이다. 이미 Maersk Line이 보유하고 있는 초대형 컨테이너선(18,000TEU급 이상)
에는 ME-GI엔진이 탑재돼 있으므로 LNG추진방식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현재까지 ME-GI(LGI)엔진이 선박 추진엔진으로 탑재된 선박 수는 누적으로 77척이며 옵션은 27척에 달하고 있다. 총 104척의 발주선박 중 LNG선을 제외한 일반 상선에 MEGI가 탑재되는 선박 수는 46척이다. 이 선박들은 2017년부터 인도되기 시작해 운항을 시작하게 된다.

한편 일반 상선의 LNG추진에는 별도의 LNG연료탱크가 필요하다. LNG연료탱크는 LNG추진시스템의 투자 비용에서 약 40% 비중을 차지했었는데 최근 LNG연료탱크 가격이 내려가면서 LNG추진선 투자에 대한 부담은 감소되고 있다. 여러 기자재업체들의 제품개발 노력으로 LNG연료탱크 가격은 점진적으로 내려가고 있다.
최근 현대미포조선은 ME-GI엔진이 탑재된 벌크선 1척을 수주했는데 이 선박의 LNG연료 탱크는 POSCO가 개발한 고망간강 연료탱크가 탑재된다. 고망간간 연료탱크는 기존의 니켈강 연료탱크에 비해 성능과 가격 매력이 높다. 신소재를 사용한 LNG연료탱크 등장에 따른 부품가격 하락은 LNG추진선 투자 확대에 속도를 높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존 LNG연료탱크는 주로 9% 니켈강, 스테인리스강, 알루미늄 합금강을 사용해 왔다. 고망간강 연료탱크는 기존 9% 니켈강에 비해 가격이 30% 가량 낮다. 니켈가격이 상승할수록 고망간강 연료탱크 가격 매력도는 더욱 올라가게 될 것이란 지적이다. 고망간강 연료탱크는 작업 방식이 비교적 간단해 용접 비용도 9% 니켈강에 비해 30~40% 낮다.

POSCO의 고망간강 연료탱크는 직육면체의 격자형태이어서 기존의 둥근 모서리를 갖고 있는 연료탱크에 비해 더 많은 LNG를 실을 수 있는 이점도 있다. 직육면체 형태이므로 연료탱크 설치공간이 줄어들고 제작비를 낮출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미국과 유럽 등 선진국의 주요 항만은 LNG벙커링 투자가 진행돼 오고 있다. 유럽에서는 지난해 9월 유럽 내 주요 항구에 LNG 및 대체연료의 Bunkering 시설투자에 대한 규칙이 승인됐다. 이 규칙에 따르면 유럽의 주요 항구는 2025년까지 선박용 LNG벙커링 투자를 모두 완료해야 한다. SOx규제가 2020년부터 시작되는 것으로 결정되었으므로 유럽지역에서의 LNG벙커링 투자 속도는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박무현 애널리스트는 “전세계 22개 주요 항만에서 LNG벙커링 투자를 늘리고 있으며 유럽지역이 가장 앞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며 “미국은 Shale gas 생산량 증가에 힘입어 LNG벙커링 투자가 진행되고 있으며 아시아지역에서는 한국의 부산항을 비롯 3군데 항만에서 LNG벙커링 투자가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LNG추진선의 LNG연료 충전은 세 가지 방법이 있다. LNG벙커링 선박을 이용한 충전, 항만에서 파이프 혹은 트럭을 이용한 충전이다. 이중 LNG벙커링 선박을 통한 LNG 연료 충전(Ship to Ship)이 가장 주된 방법으로 보여진다. LNG벙커링 선박은 2020년에 다가갈수록 투자가 늘어날것으로 보이며 선박의 형태는 바지선에 LNG연료탱크를 싣는 형태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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