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산 한진해운과 재기 현대상선 역할 대체 크게 미흡
반면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은 불황의 혹한에서 살아남기 위해 알짜배기 사업부문인 벌크전용선 사업부를 매각했다. 이로 인해 최악의 불황을 겪었던 컨테이너 정기선 사업의 비중이 절대적으로 커지면서 결국 국내 최대 선사이며 세계 7위 선사인 한진해운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현대상선도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다행히 정부당국의 해운업 경쟁력 강화 방안의 초점이 현대상선에 있기에 재기하는데는 시간은 걸리지만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양맥이 군림했던 한국 해운업계와 현재 국내 벌크선사 1, 2위인 팬오션과 대한해운이 주축이 된 한국 해운업계의 현실을 보면 뭔가 부족한 듯 한 것이 사실이다. 팬오션과 대한해운은 타선사들이 장기불황에 적자에 허덕일 때 짭짤한 수입원을 확보해 지속적인 흑자행진을 하고 있지만 한마디로 리더십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한국 해운산업의 재건은 새정부의 가장 큰 과제중의 하나다. 이를 현실적으로 뒷받침해 줄 수 있는 곳이 바로 팬오션과 대한해운이다. 팬오션과 대한해운은 비슷한 운명을 갖고 있다. 법정관리를 끝내고 M&A를 통해 새 주인을 만나 재도약을 시현하고 있는 것도 같고 오너가 친구사이로 잘 알려져 있다. 양계와 건설업으로 시작해 대그룹을 일군 양사 오너들이 해운업에 진출했을 시 해운업계는 사실 리더십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전통의 업력을 가진 해운선사들과 경영방식이 다르고 경영철학이 상이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동종업계와의 동반자적 분위기 조성에 합류하지 못할 것이라는 얘기도 많았다.
팬오션과 대한해운이 불황하에서도 잘 나가는 선사가 되기까지는 나홀로 잘 나서가 아닌 점을 인식해야 한다. 동반자적 경영의식이 희박한 상태에서 해운업계의 리더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 지 의문이 간다.
불황을 잘 극복하고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장금상선이나 폴라리스쉬핑의 해운계내 역할과 비교할 시 대조적인 면이 분명 있다.
팬오션과 대한해운이 호실적을 내며 한국 해운업계에 새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측면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해운인들이 생각하는 기대치에 크게 부응치 못하고 있다는 점을 곰곰히 생각할 필요가 있다. 바다의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 덩치에 어울리는 리더십을 보여주기 바란다. 특히 국내 최대 벌크선사 팬오션의 변화에 주목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