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신조선 시장 주역이 노르웨이, 덴마크 등 북유럽 선주에서 그리스 선주로 교체되고 있다.
KMI 안영균 전문연구원(해운해사연구본부 해운산업연구실)에 따르면 세계 종합상사의 북유럽 출장 목적이 변경되고 있다.
노르웨이뿐만 아니라 덴마크 동북 지역은 북유럽 선주의 집적지로서 세계 주요 조선소들은 북유럽 선주들의 신조 발주를 수주해 왔다.
대표적 화주기업으로 평가되는 종합상사는 그동안 북유럽 선주와 상담을 수행하고 선박 신조를 촉진해 왔으며, 종합상사의 수출입 화물은 신조 선박을 통해 운송돼 왔다.
종합상사의 노르웨이 등 북유럽 출장시 북유럽 선주와 신조 상담을 하는 경우가 다수 있었는데, 최근 북유럽 출장 목적은 신조 상담 안건이 아닌 LNG 운반선이나 자동운항선의 동향을 살피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다.
2008년 9월말 발생한 금융 위기 이후 컨테이너, 건화물 시황은 악화됐고 신조 발주는 계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다.
다수 북유럽 선주, 운항선사들이 경영위기에 직면했으며 해운 시황 침체로 신조선을 발주하기는 커녕 선주에 정기 용선료 지불도 어렵다는 실정이다.
북유럽 선주로부터 발주가 급감하면서 세계 신조선 시장의 주역이었던 북유럽 선주의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해운업계에서 ‘남북 캐치볼(Catchball)’이라는 표현이 사용돼 왔는데, 이는 북유럽 선주가 신조선, 남쪽 그리스 선주는 중고선을 주력으로 취급해 온 것을 의미한다.
왜 남북 Catchball인가 하면 북유럽 선주의 신조선이 수십년 간의 운항 이후 다시 그리스 선주에게 중고선으로 흘러 들어가는데 동 중고선을 유럽 선사가 다시 용선료를 지불하고 정기용선하는 경우가 다수이기 때문이다.
Catchball은 상호교환을 의미하는데 북유럽과 그리스 선주들은 서로 선박을 주고 받으면서 상호 이익을 도모한 것이다.
그런데 한축을 맡아온 북유럽 선주의 경영악화로 Catchball이 당분간 성립되기 어려운 상황이며, 최근에는 그리스 선주가 중고선 시장뿐만 아니라 신조선 시장의 주역으로 부상했다는 것이다.

신조 발주 주체가 기존 북유럽 선주에서 그리스 선주가 되면서 신조선 시장에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용선료 감안시 북유럽 선주는 신조 시 수지타산이 맞지 않지만 cash rich인 그리스 선주는 신조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일반적으로 신조 발주시 선주가 10%만 자기 부담하고 나머지 90%를 선박금융으로 조달하는데, 반면 그리스 선주는 신조 발주 시 일반적으로 조선소에 자기자본 30-40%를 투입한다.
자기자본 비중이 높을수록 금융비용이 낮아 보다 유연하게 신조선을 발주할 수 있다.
그리스 선주의 전략은 건화물 시황이 2-3년 사이에 상승하면 이후 선사와 정기용선 계약을 체결한다는 것이다.
혹시 시황이 침체해도 매선(賣船)으로 손실을 보전하거나 SLB(Sales & Lease Back) 형태로 용선료를 수취한다는 계획으로 신조선 시장에서 그리스 선주들은 과감한 투자패턴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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