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부문 수익성 개선으로 이익규모 확대
자구계획 이행 통해 차입부담 완화, 업황 침체를 감내할 재무완충력 확보

사진 출처:대한항공 홈페이지
사진 출처:대한항공 홈페이지

한국기업평가는 13일 대한항공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B+(안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국내 최대의 국적 항공사로 오랜 업력과 높은 브랜드 인지도, 기재 경쟁력 등을 바탕으로 안정적 사업기반을 구축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중장거리 국제선 중심의 노선 경쟁력을 확보하고, 화물부문도 글로벌 수위권의 시장지위를 보유하고 있다.
국내 저비용항공사(이하 ‘LCC’)의 급격한 성장과 외항사들의 시장 진입으로 과거대비
시장내 경쟁 강도는 심화됐다. 하지만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공고한 입지와 항공시장 재편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향후에도 우수한 사업역량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코로나19를 겪으면서 LCC의 역할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FSC(Full Carrier Service) 주요 경쟁사인 아시아나항공㈜와 계열 LCC(에어서울, 에어부산)의 인수가 진행되고 있어 향후 동사의 시장지배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항공업황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다. 백신 보급 확대에도 불구하고 변이바이러스 출현 등으로 여객수요의 기반인 여행심리가 회복되지 못하고 있고, 자가격리 등 실질적 입국제한 조치들이 유지되면서 국제선 여객수요는 극심한 부진이 지속됐다. 2021년 11월 누계 국내 여객 이용객수는 코로나19 영향이 없었던 2019년 동기간 대비 70.8% 감소했고, 특히 국제선 이용객수는 96.6% 감소했다. 해외여행
수요 일부가 내수로 전환되며 국내선 이용객수는 팬데믹 이전 수준이 유지됐으나, 전체적인 볼륨과 확장 가능성 측면에서 영향은 미미하다.

2018년을 고점으로 동사 매출은 크게 감소하였다. 델타항공과의 조인트벤처를 통한 미주노선 매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항공수요 성장 둔화와 한·일 관계 악화로 인한 일본노선 부진으로 여객 매출이 정체했고, 미·중 무역갈등으로 화물 매출도 감소하면서 2019년 매출이 역성장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매출 감소폭이 더욱 확대됐다. 각국 정부의 입국제한 조치로 주력인 중장거리 노선 운항이 위축되면서 여객 매출이 전년 대비 74.2% 감소했고, 여객 수요에 기반하는 기내식과 부대수익이 동반 감소하면서 전사 매출은 전년도의 60.8% 수준인 7.5조원에 그쳤다. 2021년 들어서도 3분기 누계 여객 매출은 7천억원으로 코로나19 이전(2019년 3분기 누계 6.0조원) 대비 매우 저조한 수준을 보이고 있다.

다만, 화물사업이 호조를 보이며 급락한 여객 실적을 상당수준 보완하고 있다. 2020년 화물 매출은 4.2조원으로 2019년(2.6조원) 대비 66.2% 증가했고, 2021년에도 3분기 누계 4.5조원(yoy 56.2%)을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여객기 운항 중단에 따른 화물 공급량 부족으로 운임이 크게 상승한 가운데, 각국 정부의 적극적 경기부양에 따른 수요 확대가 매출 증가로 이어졌다. 특히 동사와 같이 대규모 화물기단(화물전용기 23대, 좌석장탈 여객기 16대)을 운용하는 일부 항공사에 화물사업 수혜가 집중됐다.

여객 매출 급감으로 외형은 크게 축소됐으나, 화물사업의 수익성 개선으로 전사 이익창출 규모가 확대됐다. 방역물품 등 일시적 수요에 기반한 화물부문 초과이익이 점차 축소될 것으로 보았던 당초 예상과 달리, 2021년에도 글로벌 경기부양으로 물동량이 증가한 가운데 항공화물시장의 공급 부족으로 인해 운임이 상승했다. 2021년 3분기 누계 영업이익 규모는 7,600억원으로 2018년과 2019년 연간 수준을 넘어섰고, 4분기 가파른 운임 상승으로 연간 영업이익은 더욱 크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 증가에는 인건비 절감 등 비용통제 효과와 회계기준·정책 변경(운용리스 인식, 항공기 내용연수 연장)의 영향이 반영되어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상 초유의 업황 침체로 글로벌 주요 항공사의 상당수가 영업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동사의 수익구조는 양호한 수준이고, 이익 규모도 당초 예상을 크게 상회하고 있다. 화물부문의 견조한 이익창출 기조가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을 상당 수준 완화하고 있다.

최근 차입금 축소와 금리 하락으로 금융비용이 감소했으나, 외환/파생상품 관련 손실, 기타 비경상적 요인들로 인하여 영업외손익은 여전히 저조하다. 2020년에는 영업이 일시 중단된 자회사 한진인터내셔널 지분에 대한 손상차손 인식(7,444억원)과 유가 급락에 따른 파생상품평가손실로 대규모 영업외손실을 기록했고, 2021년에는 환율 상승으로 외환거래손실이 확대되며 손익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

지속적인 항공기 투자와 과거 계열 관련 자금소요 등으로 동사의 차입금 규모는 과중한 수준이다. 2020년말 순차입금이 14조원에 달하였고, 자본으로 분류된 신종자본증권(0.9조원; 이하 2020년말 기준)과 지급보증 잠재채무를 감안한 실질적인 차입부담(조정순차입금 15조원)은 더욱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적극적인 자구계획 이행을 통해 차입부담이 완화되고 재무구조가 개선됐다. 화물사업을 중심으로 영업현금창출력이 제고되고 항공기 신규 투자가 이연된 가운데, 유상증자(2020년 1.1조원, 2021년 3.3조원)와 기내식 사업부 매각(9,906억원; 현금유입 기준 8,454억원)으로 대규모 자금이 유입됐다. 2021년 9월말 순차입금은 2020년말 대비 4조원 감소한 9조 9,500억원이다. 2021년 12월에는 송현동 부지 매각(5,579억원; 2021~2022년 분할수령)도 성사되었다. 회복된 자본시장 접근성과 기간산업안정화기금(1~2조원) 등 정책적 지원의 활용 가능성, 풍부한 보유 현금유동성 등을 감안하면, 업황 침체를 감내할 수 있는 재무 완충력을 확보한 것으로 판단된다.

지주회사인 ㈜한진칼과의 통합도를 고려, 동사 분석 과정에서 지주회사의 재무 부담을 감안했다. 동사에 대한 ㈜한진칼 보유 지분율(27.7%)이 낮아 지주회사 연결 대상에 동사가 포함되지는 않으나, 이사회 등을 통한 실질적 지배와 그룹 내에서 동사의
압도적인 비중(자산, 매출 등)을 감안하면 통합도는 높은 수준이다. ㈜한진칼의 경우,
지난해 이후 주요 계열사 실적 부진과 이에 따른 지주사 수익 감소, 동사와 ㈜진에어에 대한 유상증자 참여 등으로 자체 차입금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광범위한 백신 보급으로 전세계 백신 접종 완료율이 50%에 근접하고 있다. 그러나 변이 바이러스 발생으로 지역적 재유행이 반복되고, 자가격리 등 실질적 입국제약 조치들도 여전히 지속되는 등 코로나19 변수가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국가간 이동에 기반한 항공업 특성상 여객수요 회복을 위해서는 전세계적인 팬데믹 국면의 유의미한 전환과 그에 따른 입국 제한 완화, 여행심리 회복 등이 전제되어야 하나, 이에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향후에도 당분간 비우호적 업황 추세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방역대응 경험이 축적되고 백신 접종을 통한 팬데믹 상황의 통제 가능성이 일정수준 확인되면서 코로나19로 인한 추가적인 업황 침체의 가능성은 줄어들고 있다.

향후 국제선 운항이 순차적으로 재개되면서 여객 매출이 점차 증가할 것이나, 본격적인 수요 회복기까지는 매출 증가폭이 제한적일 것이고 초기의 낮은 탑승률과 고정비 부담으로 수익성이 하락하는 과도기적 실적이 예상된다. 다만, 화물사업 호조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객기 운항 정상화 전까지는 항공화물 시장의 구조적인 공급부족 해소가 어렵고, 해운 등 대체 운송수단 역시 부족한 상황이며, 화물 수요기반도 다양화되고 있다.

연료유가 상승과 인건비 등 고정비 부담 확대로 초과이익은 축소되겠으나, 화물사업을 중심으로 한 이익창출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화물사업이 실적하방을 지지하는 가운데, 왕산레저 매각 등 지속적인 자구계획 이행을 통해 재무완충력이 유지될 전망이다. 이연되었던 신규 항공기 도입이 금년부터 재개되겠으나 투자기조는 점진적일 것으로 보여 재무적 영향은 크지 않은 수준이다. 다만 코로나19 변수가 아직 상존하고 있어, 향후 업황 변화와 적정한 재무완충력의 유지 여부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계획이라고 한기평은 밝혔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추진에 따른 영향은 중장기적 관점에서 모니터링을 진행할 계획이다. 2020년 11월 지분인수계약 체결 이후 한진칼과 동사의 유상증자가 마무리됐고, 현재 기업결합심사가 진행 중이다. 결합승인이 완료되면 3자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아시아나항공이 동사의 자회사로 편입된다. 통합계획에 따르면, 인수 이후 2년간 단계적으로 전산, 정비, 지상조업 등 관련 사업을 통합하고 최종적으로 양사가 합병하는 계획이다. 그룹 내 3개 LCC도 통합될 예정이나 구체적인 시나리오는 확정되지 않았다. 조건부 승인의 가능성이 있으나, 경쟁완화를 통해 전반적인 사업경쟁력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금번 인수로 인한 단기적 자금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본다. 유상증자를 통해 충분한 현금유동성을 확보했고 7천억원의 대금납입이 기진행되어 8천억원의 잔액만 남아 있으며, 화물사업에 기반한 양사의 이익창출 기조가 예상보다 양호하고, 필요시 기안기금 활용도 가능하다.
다만, 상대적으로 재무구조가 취약한 아시아나항공 편입으로 통합 재무지표들은 저하될 수밖에 없다. 특히 아시아나항공의 열위한 수익구조와 업황 변수 등을 감안하면, 인수 이후 사업 및 재무적 영향에 대한 중장기적 관점의 모니터링은 필요하다. 향후 원활한 거래 진행여부와 함께 아시아나항공의 계열 편입 이후 통합경쟁력의 발휘 여부, 재무부담 통제 수준, 아시아나항공의 체질 개선과 자체 재무구조 개선 등을 중심으로 모니터링을 진행할 계획이다.

2021년 12월말 별도기준 총차입금은 11.0조원(신종자본증권 0.3조원 포함, 운용리스부채 1.4조원 미포함)이고, 이 중 1년내 만기도래하는 단기성차입금이 4.9조원(총차입금의 44.6%)으로 단기 상환부담이 높은 수준이다. 그러나, 풍부한 보유 현금성자산과 회복된 자본시장 접근성, 기간산업안정화기금(1~2조원) 등 정책적 지원 활용 가능성을 감안하면 유동성 대응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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