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여객 사업 실적이 화물 사업 부진 충분히 상쇄 전망
-국제 항공화물 공급, 2019년 대비 8% 증가...공급과잉 현상

인천공항 화물터미널. 사진 출처:인천국제공항공사 
인천공항 화물터미널. 사진 출처:인천국제공항공사 

항공운송 호황은 이렇게 쉽게 끝나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유진투자증권 양승윤 애널리스트의 ‘2023년 하반기 항공운송업 전망’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해외여행 재개와 강력한 여행 수요, 높은 항공 운임에 힘입어 국제 여객 부문에서 빠른 실적 회복세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LCC가 2023년 1분기 실적에서 시장 기대치를 크게 상회하며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는데, 주요 LCC 3사(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의 1분기 영업이익은 700~8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크게 갱신하는 수준이었다.

놀라웠던 실적는 반대로 최근 주가 흐름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앞으로 1분기와 같은 호실적을 재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여행 수요 둔화, 항공기 기재 확충에 따른 공급 과잉 우려 재점화 등 수요 공급 밸런스가 무너지면서 항공 여객 운임이 하락하여 결국 실적 레벨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빠르게 회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여행 수요 둔화를 논하기에는 아직 그 시기가 이르고, 항공기 도입도 크게 늘리기 어려운 상황인 만큼 항공 운송 시장의 피크 아웃에 대한 우려는 시기상조라고 판단된다는 것이다.

상반기 국제 여객 흐름은 1분기까지는 LCC의 강세가 돋보였다. LCC의 주력 노선인 일본/동남아 노선에서 빠르게 공급을 확대하며 여행 수요를 흡수했기 때문이다. 2분기 이후는 미주/구주 노선 여객 증가세 전환으로 FSC 가 우세한 상황으로 전환됐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모두 강한 여객 수요 흐름을 확인하고 2분기 이후 국제 여객 공급을 빠르게 늘려가고 있는데, 운항편수 확대 효과에 더해 미주/구주 노선의 계절적 성수기 효과, 국제 환승 여객 증가가 맞물리며 하반기에도 견조한 국제 여객 흐름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LCC의 경우, 4월 이후 동남아 노선 등 주요 노선의 계절적 비수기 진입 영향으로 여객 흐름이 1분기 대비 부진한 상황이나, FSC와 마찬가지로 3분기 이후 성수기 진입에 따른 여객 강세 흐름을 되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과거 2019년에 인천공항을 통해 여행을 떠난 내국인 수는 약 2,130만명 수준이며, 코로나 이후 해외여행 정상화가 본격화된 2022년부터 2023년 3월까지 인천공항을 출국한 해외여행객 수는 955만명 수준이다. 2019년의 2천만명이 최소 1~2번은 여행을 가야 이연 수요가 해소된다고 가정할 경우 2023년 말~24년 상반기까지는 여행에 대한 수요가 강하게 나타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향후 6개월 뒤 여행비 지출에 대한 소비자들의 판단을 나타내는 여행비 지출 전망 CSI도 계속해서 개선세가 이루어지고 있고, 소득범위로는 월 300만원 이상의 소득층에서 여행비 지출 심리가 견조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긍정적이다. 향후 경기 악화 등 매크로 환경이 악화됨에 따라 여행 심리가 위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으나, 한국은행에서 공개한 코로나 이후 누적된 한국 국민의 초과저축액이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는 점도 향후 여행 재원으로 활용될 수 있어 여행 심리가 급격하게 악화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국제 항공 운임은 일본, 동남아, 유럽, 미주 등 모든 노선에서 코로나 이전 대비 매우 높게 형성되어 있다. 유진투자증권 추정에 따르면 2023년 1분기 기준 FSC와 LCC의 국제 항공 운임 단가는 코로나 이전 2019년 1분기와 비교해 일본 +60%, 동남아 +32%, 구주 +71%, 미주 +56% 수준이다. 그러나 최근 유가 하락으로 유류할증료 단계가 점차 하향 안정화되며 점진적인 운임 하락이 나타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대한항공 기준 2022년 7~8월에는 미주 노선(대권거리 6,500~9,999 마일)의 경우 왕복 유류할증료가 65만원이 부과되고, 일본 노선에서 20만원이 부과됐다면, 2023년 5월 기준 유류할증료는 각각 24만원, 10만원으로 크게 낮아졌다. 여전히 현재 운임 수준은 부담스럽지만 조금이나마 소비자들의 지출 부담을 덜어주며 추가적인 여행 수요를 자극할 수 있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일반적으로 국내 항공사 탑승객 중 내국인 여객 탑승 비중이 높아, 내국인 수요를 가장 중시하는 경향이 있으나, 내국인 수요 외에도 방한 외국인 수요와 환승여객 수요를 무시할 수는 없다. 인바운드 수요 회복 또한 항공 여객 수요 강세로 작용할 수 있는 하나의 포인트로 판단된다.

3월 기준 방한 외국인 수는 80만명으로 코로나 이전의 약 50% 수준 회복에 그치고 있다(내국인 출국자 수 회복률 60~70%). 지역별로는 미주가 99%, 구주 85%, 아시아 46% 수준을 회복한 상황으로, 서구권 대비 리오프닝이 늦게 시작된 아시아 지역의 방한 수요가 아직 돌아오지 않은 상황이다. 아시아 지역을 국적별로 세분화해서 보면 일본 국적 53%, 중국 국적 24% 수준의 회복률을 보이고 있다.

일본인들의 해외여행 수요 회복이 한국 대비 더디고, 중국은 이제 막 리오프닝이 이루어지기 시작한 탓이나, 해당 국적의 방한 수요 회복은 점진적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며, 내국인 출국 수요와 함께 국제 항공 여객 수요 증가에 일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지난 4 월 1 일부로 시행된 일부 국가(미주/유럽 중심)를 대상으로 하는 K-ETA(대한민국 전자여행허가제) 한시적 면제(~24년 12월)와 4월 30일부터 단계적으로 실시되는 외국인 환승객 무비자 입국 허가 재개 등 방한 수요 촉진에 대한 정부 차원의 대응이 이어지고 있는 점도 인바운드 여객 수요 증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과 중국 사이의 관광객 왕래가 재개됨에 따라 국제 항공 여객의 마지막 남은 정상화의 퍼즐이 맞추어졌다. 중국은 지난 3월 15일 관광비자 발급을 전면 재개하고, 4월 29일에는 입국 전 PCR 검사 의무를 신속항원검사로 대체하기로 결정하며 입국 정책 완화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입국 규제 완화에 보조를 맞추어 한국과 중국 정부는 한-중 항공 노선을 주당 608회 수준으로 증편하는데 합의한 상황이나, 아직 여객 수는 코로나 이전의 30% 수준에 그치고 있다.

코로나 이전 중국 노선 매출이 한국 항공사들의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던 비중은 약 10~20% 수준으로 적지 않지만, 중국 노선 매출 회복까지는 일정 시간이 소요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정상화를 위해서는 내국인들의 중국 여행수요가 돌아와야 하고, 중국 발 단체 관광도 재개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중국노선의 저조한 탑승률이 전체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현재, 국내 항공사들은 중국 외 국제 노선에서 강한 여객 수요를 체감하고 있기 때문에 무리해서 중국 노선을 증편하기보다는 수요 증감에 맞추어 점진적으로 공급을 늘리는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정부는 연초에 ‘항공 여객 코로나 이전 75% 수준 회복’ 목표를 제시했는데, 4월 기준으로 에어차이나, 중국남방항공, 중국동방항공 3 사의 전체 운송 여객수와 전체 공급(ASK), 전체 수요(RPK) 모두 코로나 이전의 80~90% 수준을 회복한 상황이다. 하지만, 국제 노선만 떼어놓고 보면 수요(RPK)와 공급(ASK) 모두 2019년 대비 30% 내외 수준의 회복에 그치고 있다. 좌석 수로는 5월 기준 2019년 대비 42% 수준을 회복했지만, 태국 등 단거리 국제 노선을 중심으로 공급 회복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미주와 구주 노선과 같은 장거리 노선의 경우 공급회복 속도는 예상보다 느리게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장거리 국제 노선 공급의 경우 정치적 이유(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와 해외 현지 공항 사정으로 인해 공급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현재 진행형인 가운데, 러시아 공역 통제로 러시아와 중국을 제외한 국적의 항공사들은 러시아 공역을 우회하여 운항하고 있다. 이로 인해 과거 대비 운항거리가 늘어나 2~4 시간 가량 운항 시간이 더 소요되고, 연료비 등 비용 증가를 호소하며 중국 항공사의 운항을 규제할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미-중 노선의 경우 현재 국제 운항편수가 주당 24회로 코로나 이전 대비 90% 이상 축소돼 운영 중인데, 중국 항공사들의 러시아 영공 통과 문제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코로나 이후 항공업 인력 부족 사태로 유럽에서는 공항 인력들의 파업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정시운항률 지표도 코로나 이전과 비교하여 부진한 모습이다. 유럽 항공사들마저 여름 스케줄을 축소하는 등 방법을 통해 대응하고 있는 가운데, 뒤늦게 유럽 노선 슬롯 확보에 나서는 중국 항공사들이 빠른 시간내 코로나 이전 수준만큼의 공급을 회복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기 사유들이 해소되지 않는 한 중국 항공사들의 장거리 노선 확대는 더디게 나타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는 한국 항공사들에 수혜로 작용할 수 있는 중요한 포인트로 볼 수 있다. 장거리 여행 시, 중국 주변 국가 중 유럽과 미국 노선이 거의 정상화된 한국을 경유하여 가고자 하는 환승 수요가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4월 기준 인천공항 중국 환승 여객 수요는 코로나 이전의 73%를 회복하며 빠르게 늘어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미-중, 유럽-중국 노선 복항이 느리게 진행될 경우, 항공 화물 운송에 있어 중국 항공사들의 벨리 카고 공급 확대가 제한되며 운임과 물동량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코로나 이전 국내 항공사들의 여객기 수는 377대로 기재 수가 연 평균 20대 가량 꾸준히 증가해오다 코로나 발생을 기점으로 50대에 달하는 기재가 퇴역, 반납되며 2023년 5월 기준 332대까지 축소된 상황이다.

올해 국내 항공사들은 공격적인 항공기 기재 도입 계획을 내세우고 있음에도, 5월까지의 항공기 순 증가는 0대에 그치고 있고(도입 6대, 말소 6대), 보잉과 에어버스의 신조 항공기 인도량의 회복이 공급망 차질로 인해 빠르게 개선되고 있지 못하는 점을 고려하면 과거 2019년 수준의 기단을 회복하기까지 최소 2년 가량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글로벌 항공사들의 항공기 도입 러시가 이어짐에 따라 항공기 리스 시장도 조금씩 과열된 분위기를 보이기 시작했으며, 신규 리스 항공기의 리스 비용 상승이 우려된다. 통상 항공기 리스 기간은 6년내외로 일부 항공기들의 계약 만료 기간도 다가오고 있어 대체 항공기 수요는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리스료 상승은 항공사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리스료 상승 국면에서 공격적인 항공기 도입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국내 항공사들의 기단 확대는 예상보다도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며, 이는 타이트한 공급으로 이어져, 수요 우위의 상황이 2025 년까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 수요와 공급 모두 운임 강세 유지에 호의적이며, 높은 운임 수준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내 주요 항공사들의 국제선 운임은 2019년도와 비교해 50% 이상 높고, 국내선 운임의 경우 20% 이상 높다. 최근 저가항공사들 중심으로 일부 특가 판매가 진행되고는 있으나, 항공 운임 하락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 최근 유류할증료 하락으로 항공사 일드 하락 우려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으나, 유류할증료를 제외한 순수 항공 티켓 값에서 큰 폭의 하락은 관측되고 있지 않다.

항공 운임 강세 흐름이 유지될지 그 여부를 판별하기 위해서는 3분기 성수기 운임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통상적으로 3 분기는 성수기인 만큼 항공사들의 항공운임 상승이 이루어져 왔던 시기로, 올해 3분기에도 과거 평년 수준의 운임 상승이 이루어진다면 당분간 운임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는 시그널로 볼 수 있을 것이란 판단이다. 현재 운임 수준이 높은 만큼 하락에 대한 우려가 크지만 아직 과거 수준을 크게 상회를 하고 있고, 한국뿐 아니라 글로벌 항공사 모두 운임(일드) 강세를 전망하고 있는 상황에서 급격한 운임 하락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판단된다.

한편 항공 화물 수송량의 감소 추세는 아직도 이어지고 있다. 인천공항 화물 수송량은 2021 년 10월에 29만톤을 기록 후 2023년 4월 기준 22만톤으로 피크 대비 23% 감소한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해당 수치는 벨리카고 화물을 포함한 수치로 화물 전용기 수송량만 분리하여 볼 경우, 2023년 4월 기준 16만톤을 기록해 2021년 3월 26만톤을 기록 후 37% 감소한 상황이다.

아울러 한국무역협회에서 공개하고 있는 항공화물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주요 항공 수출입 화물인 전기전자, 화학공업, 농림수산물, 기계류 모두 큰 폭의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으며(*농림수산물 수출은 증가세), 2023년 4월 기준 수출입 화물 9만톤으로 피크였던 2021년 3월 13만톤에서 34% 감소를 기록했다.

아직까지 글로벌 경기의 불확실성에 따라 화물 수요가 부침을 겪고 있는 가운데 상승 전환 시기를 예측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나, 이미 화물 수요가 2018~19년 수요까지 내려온 상황에서 추가적인 수요 낙폭 확대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진투자증권은 2~3 분기 화물 수요는 점진적 둔화세를 그린 이후 4분기 계절성에 의한 물동량 반등을 예상했다. 현재 항공 화물 운임도 수요와 마찬가지로 지지부진한 상황인데, 글로벌 항공 화물 공급이 여객기 운항 증가에 따른 벨리 카고 공급이 증가함에 따라 글로벌 국제 항공화물 공급이 2019년 대비 8% 증가해 여객 사업과 다르게 공급 > 수요 상황이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항공 화물의 반등은 글로벌 경기 회복과 함께 나타날 것으로 전망하나, 올해 하반기의 경우 여객 강세 상황에서 여객 사업 실적이 화물 사업 부진을 충분히 상쇄해 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양 애널리스트는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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