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리의 한국 물류센터 진출: 한국 이커머스 점유율 확대할 것

하이투자증권 배세호 애널리스트는 15일 알리익스프레스 1.5조원 한국 투자 계획 코멘트를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이에 따르면 알리바바그룹은 한국 사업 확대 관련하여 한국 정부에 사업계획서를 최근 제출했다. 언론(연합뉴스 등)에 따르면 사업계획서에는 한국 시장에 3년간 11억달러(1.5조원)를 투자하는 안이 담겨있다.

구체적으로 1) 올해 안에 국내에 18만m2의 물류 센터 확보(2억달러), 2) 한국 셀러 글로벌 판매 지원(1억달러), 3) 교환, 환불 등 소비자 보호 강화(1천억원)가 포함되어 있다. 1.5조원에 달하는 거대한 투자 규모에 비해 언론에 알려진 투자 계획의 상세 내역은 일부지만, 크게 주목할 점은 알리익스프레스의 한국 시장 물류센터 진출이다. 알리익스프레스의 물류센터 진출은 배송기간을 대폭 감소시켜 한국 내 이커머스 점유율을 크게 확대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알리익스프레스의 배송 단계는 중국 현지 집화 → 웨이하이항 물류센터 입고 → 중국 통관 → 한국 통관(평택, 인천 등) → 한국 내 배송으로 최소 5일에서 최대 3~4주까지도 소요된다. 3~4주가 소요되는 경우는 중국 현지에서 물품을 집화해 웨이하이항까지 이동하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한국 내 물류센터를 이용하면 배송 기간은 1~2일로 대폭 단축시킬 수 있다.

이커머스 생태계에서 배송기간은 가격 경쟁력, 품목의 다양성과 질과 나란히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알리익스프레스의 배송 기간 단축은 자연히 점유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모바일인덱스 기준 2월 알리익스프레스의 MAU(월간활성이용자수)는 621만명으로 전년동월대비 136% 증가했다.

이커머스 어플리케이션 중 1위가 쿠팡이 3,000만명, 2위인 11번가가 700만명대인 점을 고려할 때, 상반기 내로 알리익스프레스가 2위의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알리익스프레스의 한국 물류센터 가동이 현실화되면 알리익스프레스 이용자 수 규모도 한 단계 더 의미있는 성장을 기대할 수 있다.

알리바바가 밝힌 2억달러 투자는 금액 수준을 봤을 때 수도권 물류센터의 임차가 아닌 매입으로 추정된다. 2023년 인천 로지스 복합 물류센터(연면적 126,000m2)가 3,100억원(평당 812만원), 남청라 물류센터(연면적 66,281m2)가 1,050억원(평당 523만원), 안산 알파플럭스 물류센터(연면적 54,760m2)가 1,050억원(평당 693만원)에 거래된 것을 감안할 때, 평택, 인천과 가까운 서부권 신축 물류센터는 평당 500~800만원 수준으로 거래가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2024년에도 수도권 물류센터의 대규모 공급이 예정되어 있기 때문에 매수자 우위이며 단순히 2억달러 투자를 가정하면 연면적 120,000m2 이상의 물류센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택배사에게는 호재, 특히 CJ대한통운 수혜 기대

알리익스프레스의 한국 시장 투자로 국내 택배사의 수혜가 예상된다. 지난 3년간 쿠팡의 이커머스 점유율이 빠르게 확대됐지만, 자사 제품의 배송은 자회사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하며 CJ대한통운, 한진 등 택배사들은 물동량 감소를 경험했다.

하지만 알리, 테무 등의 성장으로 택배사들의 물동량은 작년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CJ대한통운의 경우 2023년 택배 물동량은 전년대비 감소(-6.2%, 520만박스)했지만, 알리익스프레스 등 해외 직구 물량은 약 8천만박스로 전년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하고, 이 중 알리익스프레스 비중은 35%로 추산된다.

직구 물량은 2023년 하반기 갈수록 증가하며 CJ대한통운의 4Q23 택배 물동량은 전년동기대비 플랫(-0.6%)를 기록했고,
2024년에는 전년대비 4~5% 수준의 택배 물동량 증가가 예상된다. 알리익스프레스 뿐만 아니라 테무, 쉬인의 한국 시장 침투율
상승으로 국내 택배사들의 물동량 증가는 최소 향후 1~2년간 유효할 것으로 예상된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자사몰 셀러들의 수수료를 면제해주고 있고, 배송비 무료 정책도 진행 중에 있다. 알리익스프레스의 한국 물류센터 진출도 같은 관점에서 당장의 수익보다는 이용자 수 확대에 초점에 맞춰져 있다고 판단하고, 단기적으로는 국내 택배사 중 배송 경쟁력이 높은 CJ대한통운과의 협업 강화가 예상된다. CJ대한통운의 경우 6개의 허브 터미널, 269개의 서브터미널을 통해 익일 배송 커버리지를 전국권으로 확보하고 있다. 2023년 기준 CJ대한통운의 택배 정시 도착률은 90% 이상으로 경쟁사 대비 높은 수치를 보이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입장에서는 CJ대한통운을 통해 향후 당일배송, 익일배송 서비스도 안정적으로 시행할 수 있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한편 2024년 6월 종료 예정인 CJ대한통운의 알리익스프레스 국내 배송 위탁 계약은 갱신을 진행 중에 있고, 갱신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3년간 1.5조원의 투자 계획 중 정보는 제한적이지만, 이 중 대다수는 물류센터 및 관련 인프라 투자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로서는 쿠팡처럼 알리익스프레스가 자사 품목을 직접배송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판단한다. 장기적으로 알리익스프레스는 물량이 확대될수록 다수의 택배사들을 활용하며 택배 단가를 낮추려는 시도를 할 것으로도 예상되지만, 한국 시장 침투율의 빠른 증가 측면에서 단기적으로는 택배사 중 CJ대한통운과의 협업 강화가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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