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까지 해양사업부 실적 최대 화두는 ‘병목현상’

 
한국 조선 4사는  금년 1분기  합산 5조원의 영업적자를 시현했다. 대우조선해양이 3조원, 삼성중공업이 1.5조원의 빅배쓰를 했고, 현대중공업은 -0.17조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2014년의 전년대비 3.1조원 감익보다 더 큰, 2015년 전년대비 3.7조원 감익이 이어질 예정이다. 2014년 조선업 시가총액은 반토막 났고, 올들어 현재 연초대비 12% 빠졌다. 골은 깊지만 신뢰를 잃었다.

해양은 양날의 칼이다. 문제는 해양 사업의 난이도가 올라감에서 비롯됐다. 이는 뒤짚어 보면 한국조선의 독점성 강화를 의미한다. 계약을 잘해, 잘 건조해, 이익을 잘 내면 되는데 여러가지 미숙한 바가 많았다. 그런데 너무 크게 베였다. 대형조선사들의 대형 어닝쇼크가 지난해 1분기 삼성중공업을 시작으로, 2014년 2분기와 3분기 현대중공업, 그리고 올해 2분기 대우조선해양까지 빅배쓰(Big bath)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작년 1분기에 2개 해양사업에 1조원의 손실과 공사손실충당금을 설정한 이후 1년 3개월만에 1.5조원의 빅배쓰를 단행했다. 문제를 인지한 후 보이는 손실을 선반영하고 관리하려 했지만 1년만에 더 큰 원가부담으로 돌아온 것이다. 아주 부정적이다.

최근 어닝쇼크의 원인들은 천해에서 심해로, 채굴/생산이 쉬운 곳에서 더 어려운 곳으로 필드개발이 나아가며 그동안 건조/가동돼 온 해양플랜트들보다 더 크고 복잡한 구조물 제작이 늘었기 때문이다. 즉, “사상최대, 세계최초” 사업들에서 피드(FEED)부터 고전하고, 그 잘못된 피드를 제대로 해석하지 못 한 채 럼썸(LumpSum) 계약으로 체결, 큰 오차가 발생하고 있고 그 책임을 대다수 우리가 짊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 현대중공업처럼 체인지오더가 수월한 프로비져널 썸(Provisional Sum) 구조라고 하더라도 공사종료가 지연되며 후속 공정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사상최대, 세계최초” 사업들은 역설적으로 한국 대형조선 3사의 해양생산 설비 시장에서의 과점성을 의미한다. 초대형, 고난이도의 구조물을 제작할 수 있는 야드로서 선택지는 한국 BIG3로 더 한정되고 있다. 이번 성장통에서 오래 걸리겠지만 Engineering 역량 제고, 대형 공사에 대한 암묵지 내재화, 위험하고 무리한 EPC 공사에 대한 무모한 LumpSum 형태 계약 지양 등을 배우고 지켜야 할 것이며 이를 통해
미래 사업을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 하이투자증권 최광식 애널리스트의 지적이다.

삼성중공업의 Prelude FLNG에서도 Technip의 설계 변경과 제작 어려움에 따라 드릴쉽의 인도지연 등과 합쳐 0.7조원의 원가조정이 발생했다. 드릴쉽 손실이 인도지연 부분 지체상금 800억원 외에 없을 경우 FLNG의 몫은 최대 0.62조원이다.
성장통에 대한 의견은 긴 호흡이고 당장 남은 하반기, 그리고 2016년 BIG3의 해양 사업부들이 안전한가, 더 이상 이런일이 없을 것인가가 가장 큰 고민이다.

하이투자증권측은 먼저 2015년과 지금까지 대규모 어닝쇼크의 이유였던 “사상최대, 세계최초” 사업들의 리스크는 최고조는 지났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올해 중점적으로 진행되는 사업들의 면면을 볼 때, 일부 도전적인 사업들이 있지만 그 사업규모가 비교적 크지 않고 대신 중점적으로 진행되는 사업들은 3만톤 내외 탑사이드 플랫폼들이어서 견적오차 등이 상대적으로 낮다. 사업관리도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여전히 병목현상들이 남아있다. 상선에서도 현대미포조선이 2014년 KOTC 탱커, 주스운반선, PSV 등의 신선종을 건조한 후 이들 선박 인도가 종료됐지만 신선종 건조에서 발생한 지연으로 후속공정들이 꼬이는 병목현상이 발생한 바 있다. 대형조선 3사들의 경우도 몇몇 사업들이 굵직하게 지연이 발생하고 있어 지금부터 2016년까지의 해양 사업부 실적에서 최대 화두는 병목현상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늦게 시작한 공사들, 제자리에서 제대로 시작하지 못한 공사들에서의 추가비용이 걱정된다는 것이다. 체인지오더를 받아내려는 노력으로 이러한 추가비용을 일부 상쇄할 수 있겠지만 조심스럽게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국 대형조선 3사의 생산설비 매출 비중은 2016년 상반기까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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