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년 10월 현재 1만TEU 이상 초대형 컨선 세계 500개 항만 기항

 
정기선 선복량의 지속적인 증가와 더불어 선박 대형화 추세가 급격히 진행되고 있다.
수년 전부터 지속된 해운시장에서의 초대형선 기항 추세는 최근 들어 급격히 가속화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전 세계 컨테이너선의 평균선형은 전년 동기대비 약 12.6% 증가했으며 이 중 1만TEU급 이상 초대형 선박의 비중은 10.7%로 전년 동기대비 2.2% 증가했다. 나아가 2020년까지 14,000TEU급 이상 신조선 90척이 인도될 예정이며, 1만 8,000TEU급 이상 선박의 수는 현재의 약 2배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금년 10월 현재 1만TEU 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전 세계 500개 항만, 879개의 터미널을 기항하고 있다.
기항 선박의 대형화 추세는 선복량과 항만 기항횟수의 변화에서도 명확히 드러난다. 대표적인 기간항로인 ‘아시아-유럽’ 정기노선의 경우 선복량은 증가하였지만 기항 선박의 수는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해당 항로의 최근 1년(’17년 10월 말 기준)간 선형별 주당 평균항차 비중의 경우 1만 4,000TEU급 이상 초대형 선박 비중이 5%에서 45%로 약 9배 이상 급증했다. 특히 수에즈 운하의 최대 통과 가능 선박 크기가 사라짐에 따라, ’17년 현재 해당 항로를 운항하는 1만TEU 이하의 선박은 약 7척만 남아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타 정기항로 노선의 컨테이너 선박 평균선형의 경우 ’13~’16년 기간 유럽-남아프리카 항로는 92% 증가했으며, 아시아-남아프리카 항로는 79%, 아시아-남아메리카 항로는 64% 늘었다.
한편 초대형선 기항에 대응하기 위한 전 세계 항만들의 운영 효율화 및 시설 증강 노력도 가시화 되고 있다.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는 정기노선 선복량 선점 경쟁 및 효율적 운송을 위한 노력은 선사와 항만 운영사 모두에게 요구되고 있다. 선박의 대형화를 통해 항차당 물동량을 높이고 운항 비용을 줄이려는 선사들의 노력과 높은 하역 생산성 확보 등을 통해 이에 적절히 대응하기 위한 전 세계 항만 운영사들의 시설 재편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올해 상반기 북유럽의 함부르크항에 기항한 18,000TEU급 이상 초대형선 횟수는 54회로 ’15년 동기대비 약 5배 이상 급증했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함부르크항은 금년 말 총 5개의 초대형 겐트리 크레인을 설치했으며, ‘코스코 네덜란드’ 선박의 화물 약 7,000TEU의 하역 시운전을 완료한 상황이다.

또 북미의 할리펙스항에는 금년 6월 1만 62TEU급 초대형선이 최초로 입항했으며, 대형선박 입항 증가 추세로 인해 최근 2년간 두 자릿수 이상의 물동량 증가율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항만 당국은 체선을 줄이고 하역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내년 중 1천만달러를 투자해 갠트리크레인 3기를 추가 설치할 예정이다. 북미의 또 다른 주요항인 밴쿠버항의 경우 초대형선 기항으로 인한 항만 내 연결도로와 인입철도의 화물 이동 혼잡을 줄이기 위해 약 50만달러(캐나다)를 투자해 ‘공급사슬 가시성 확보 프로젝트’ 연구용역을 시행할 예정이다.
또 인도 정부는 선박 체선 시간 감축을 위해 트럭킹 정체해소, 신속한 공급사슬관리, 물류비용 감축을 주 내용으로 하는 ‘거래 편의성 제고(ease-of-doing) 프로젝트’를 시행해 왔으며, 결과적으로 코친항은 평균 체선시간을 5.6일에서 5.12일로 감축시켰다. 아울러 페르시아 걸프 지역 경제중심지인 오만의 소하르항의 경우 초대형선박 기항에 대비해 향후 소규모항만을 모두 통폐합 후 5~6개의 대형항만들을 중점적으로 육성시킬 예정이다.
이 밖에도 아랍에미레이트의 제벨 알리항은 내년까지 초대형항만(Terminal 3, 4)을 완공해 총 하역능력을 2,100만TEU까지 증강시킬 예정이며, 인근에 위치한 경쟁항만인 카타르의 하마드(Hamad) 신항 또한 금년 내에 총 하역능력 600만TEU를 확보할 계획이다.
반면 이 같은 초대형선 발주 증가 추세가 향후에도 지속될 경우 선복 과잉 공급으로 인한 선사 간 경쟁 가열과 더불어 시설 재편을 위해 투자한 항만의 수익성 악화 가능성도 상존한다.
향후 인도 예정인 선박 척수를 고려했을 때 2020년 기준 1만 4,000TEU급 이상 초대형 선박의 비중은 아시아-유럽 항로의 경우 약 90%, 아시아-지중해 정기 노선은 약 83%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된다. 나아가 ’20년 이후에는 1만 8,000~2만 2,000TEU급 선박의 발주도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선박의 대형화 추세는 비용절감과 운항 효율 측면만 고려할 시 선사 입장에서 선호되는 현상이지만, 향후 선사 간 경쟁가열 혹은 경기침체로 인해 해운시황이 악화될 경우 운항의 채산성 확보 여부가 불확실한 측면도 있다. 마찬가지로 선박을 구매 후 직접 운용하지 않고 초대형선을 임차하는 선사 입장에서는 용선비도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이 밖에도 대부분의 선사가 규모의 경제를 통한 선박대형화를 진행할 경우, 인근 국가간 소규모 수출입 해상교역을 원활히 수행하기 위한 7,000TEU급 이하 선박의 부족 현상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같은 맥락에서 초대형선 접안 여건 확보를 위한 항만 차원의 노력이 진행되는 가운데 전 세계항만운영사 간 비용경쟁이 가열될 것이며, 이에 따라 메가포트 건설을 위해 투자한 금액의 적기 회수 시기도 불투명 할 것으로 보인다. 일반적으로 초대형선의 길이는 7,400TEU급 선박대비 약 25% 가량 증가한 크기이지만, 이를 수용하기 위한 항만시설개발 혹은 신규부두 건설에는 높은 비용이 소모된다.
결과적으로 초대형선의 하역 생산성 확보 목적으로 마련한 야드 내 시설과 하역기기 건설비용의 회수를 위해서는 하역료 등 항만시설료의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초대형 항만 건설 투자수익 회수를 위한 항만이용 관련 비용 인상 시도는 기존의 화주 및 선사 등과의 복잡한 이해관계, 동일 지역 인근 경쟁 항만의 비용전략, 그리고 전 세계적인 거시적 경제상황 변화 등과 같은 다양한 변수들과 상충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KMI 이경한 연구원은 밝혔다.

 

저작권자 © 쉬핑뉴스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