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만, 물류, 조선산업 주류에 밀려 해운 시책 힘 못쓰나

 
최근 해운재건 5개년 계획의 불확실성, 해양진흥공사의 역할에 대한 의구심 등을 질타하는 언론매체들의 잇따른 보도에도 해양수산부가 침묵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한진해운 파산이후 현대상선의 조기 경영정상화와 함께 글로벌 국적 원양 컨테이너선사로 키우기 위한 정부 지원책이 발표돼 주목을 받았지만 이를 실행하는 시책들이 감지되지 않고 있어 현대상선은 물론이고 중견, 중소 선사들도 초긴장하고 있다.
한국 해운 재건을 기치로 내세우며 출범한 해양진흥공사가 독단적으로 국적선사들을 지원하는 체제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점도 문제다.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지속적인 해운산업 발전 지원책이 확정되지 않는 한 해양진흥공사가 국적선사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당장 없는 상황이라는 것. 대부분 현물출자로 시작한 해양진흥공사로선 현재 600억원 정도의 현금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화급히 공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 확보에 나서야 하지만 이것도 미진한 상태이다.
국적 중견선사 한 임원은 “최근들어 현대상선의 초대형 컨테이너선 확보 등 구체적인 한국 해운 재건 얘기가 해수부나 연구기관에서 거론되지 않고 있어 예사롭지 않다”며 “현대상선이든 중견, 중소 국적선사든 현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기 위해 해양수산부와 해양진흥공사만 바라보고 있는 입장인데 안타깝기만 하다”고 지적했다.  국적선사가 경쟁력 있는 선대 확보, 2020년 IMO 환경규제에 대응키 위해선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요즘들어선 한국선주협회만이 국적외항선사들의 현안 해결을 위해 나홀로 목소리를 내는 모습이 역력하다.
한국해운연합(KSP)이 지난해 8월 공식 출범했지만 선사들간 이해관계 정립이 안된 상태에서 프로젝트 사업을 단행하다보니 이렇다할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는 점도 해운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환구 KSP 간사(흥아해운 부사장)는 “한국 해운 재건사업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선 KSP 추진 사업이 성과를 내야 하는데, 현실적으로 다소 문제점이 노정되는 것은 사실이다”며 “하지만 국적 컨테이너선사들간 협력관계를 공고히 하기 위한 노력은 지속되고 있고 선사들도 KSP 출범의 배경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기에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성적표가  기대에 크게 못미치는  정부의 해운 재건 정책을 비판하는 보도가 연일 이어지고 있지만 요즘 해양수산부의 보도자료는 수산과 해양분야로 도배하고 있어 이해하기 힘들다”는 국적선사 한 관계자의 탄식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한 원로 해운인은 "한진해운 파산이후 대한민국에는 '해운산업'이라는 단어가 사라진 것 같다"며 "항만, 물류, 조선산업이라는 주류에 해운이 묻어있는 형국이다"고 강조했다.

해운재건 5개년 계획 발표, KSP와 한국해양진흥공사 출범으로 잔뜻 부풀어 있는 해운업계에 실망을 주지 않는 정부의 획기적인 후속 지원방안이 조속히 마련돼 새 중흥의 방향타가 흔들리지 않기를 고대한다.
 

저작권자 © 쉬핑뉴스넷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