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매력적 영역 진입 판단

▲ 사진 출처:현대중공업
조선업은 매력적인 영역에 진입했다는 판단이다. 선가 인상 기대는 유효하고 황산화물(SOx) 규제관련 불확실성도 완화돼 조선업에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삼성증권 한영수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수주실적과 일감도 아직 리스크를 논하기는 이른 상태: 대형조선사들의 수주실적과 수주잔고도 리스크를 논할 만한 상태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우선 신규 수주는 전세계적으로 부진한 것이 사실이다. 올해 5월 누적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톤(CGT)’ 기준으로는 전년 동기 대비 38% 감소했다.
이는 지난 해 연간 수주량의 28%에 불과하다. 한국의 5월 신규수주는 ‘톤’ 기준으로는 높은 기저로 인해 전년 동기 대비 48% 감소하였다. 하지만 ‘금액’ 기준으로는 감소 폭이 34% 수준이다. 척당 단가가 높은 LNG선 위주의 수주활동 덕분이다.
개별 기업의 관점에서 접근하면, 결과는 보다 고무적이다. 현재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지난 해와 유사한 수준의 신규수주를 기록 중이다. 지난 해 연간 수주량과 비교해도 이들의 수주실적은 견고한 편이다. 이는 상선부문에서 다수의 LNG선을 수주함과 동시에, 삼성중공업은 한국조선사로는 2017년 6월 이후 최초로 10억달러 규모의 대형 해양수주를, 대우조선해양은 10억달러의 잠수함 수출 수주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참고로 올해 누적 수주실적이 가장 우수한 삼성중공업은 현재까지 지난 해 수주량의 47%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된다.
반면 현대중공업 그룹의 수주는 양 사 대비로는 다소 부진한 상태이다. 그러나 1)올해 LNG선의 수요가 조선사들의 공급능력 대비 충분한 상태이고, 2)현대중공업 역시 한국 방사청으로부터 대형 수주를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과의 수주 격차는 점진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수주잔고 관점에서도, 한국 조선사들의 일감은 1분기말 기준 올해 매출 기준 1.7년 수준에서 유지되고 있다. 이는 지난 해 말과 유사한 수준이다. 올해 수주가 부진했다고 평가 받는, 현대중공업도 국내 대형사 평균 수준의 일감을 유지하고 있다. 국내 조선사들은 적어도 전체 조선 업황과 비교하면 수주와 재무상태 모두 선전 중이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영업환경 개선을 포기하기에는 이른 상태: 업황 전반의 개선 가능성도 아직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개선의 강도와 속도에 대해서는 연초 전망 대비 눈높이를 낮춰야 하는 상황이지만, 전반적인 개선 방향성은 바뀌지 않았다.
황산화물 관련 불확실성 완화: 우선 선주들의 선박 구매결정을 지연시키고 있는 ‘불확실성’ 이 완화되고 있다. 현재 선주들이 선박 발주를 주저하는 원인은 1)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거시경제 불확실성과, 2)IMO의 선박 황산화물 배출규제와 관련한 불확실성이다. 올해 사실상 LNG선만이 발주되고 있다는 저이 그 증거이다. LNG선은 장기 용선계약을 수반하여 거시 경제변수에 둔감하고, 황산화물 배출 규제로부터 자유로운(천연가스를 선박 추진 연료로 사용하는 것이 용이) 편이다.

거시경제 관련 이슈들은 여전히 합리적 예측이 불가능한 상태이다. 반면 황산화물 배출 규제 관련 불확실성은 연초 대비 완화되고 있는 상태이다. 지난 5월에 개최됐던 IMO의 74차 환경보호위원회 회의 때문이다. 해당 회의는 올해 2월 IMO의 오염방지대응위원회에서 논의되었던 구체적인 황산화물 규제와 관련된 사항이 합의되면서 마무리 되었다. 해당 회의가 황산화물 배출규제 전 마지막 MEPC회의이고, 규제와 관련한 특별한 돌발변수가 없었던 만큼, 현실적으로 해당 규제가 유예되거나 취소될 확률은 매우 낮아진 상태이다. 즉, 선주 입장에서 불확실성은 크게 완화된 상태이다.

한편 수익성 측면에서도 비용요소들이 시장의 우려보다는 긍정적인 변화들이 존재한다. 먼저, 후판가격이 생각보다 호의적인 수준에서 머물고 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최근 현대중공업 그룹과 POSCO는 상반기 조선용 후판 공급분에 대한 가격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
철광석 가격상승 추세를 감안하면 여전히 하반기 인상 가능성이 존재하지만, 상반기 동결은 연초 시장의 예상보다는 분명 긍정적이다. 실제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올해 연간 후판가격 인상을 가정, 충당금을 설정한 바 있다. 상반기 사용 분에 대해서 양사는 일부 충당금 환입을 기대해볼 수 있다. 양 사가 1)올해 후판가격 인상을 톤당 5만원으로 가정하여 충당금을 설정했고, 2)상반기 후판 사용량이 연간 예상 소요의 절반에 해당하며, 3)상반기 사용분에 대해서만 충당금 환입이 이루어진다고 가정하면, 연결기준으로 현대중공업은 633억원, 삼성중공업은 275억원의 환입이 이론적으로 가능하다.

환율 상승 역시 긍정적이다. 선가가 유지되거나 상승하는 가운데 진행되는 원화약세는 향후 수주 분들로부터 창출되는 수익성이 생각보다 견고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최근 수주한 프로젝트들의 상당부분을 미헷지(오픈포지션) 상태로 남겨두고 있는,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환율상승 효과가 단기 실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선가 인상 기대는 유효: 부진한 신규 수주량과 달리, 수주의 질을 결정하는 달리 선가는 여전히 인상 가능성이 높은 상태이다. 국내 주요 조선사들의 재무상태 개선에 따른 저가수주 회피와, 한국과 중국 대형조선사들의 합종 연횡에 따른 협상력 개선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수요가 견고한 LNG선 부문에서의 선가 상승은 가시성이 매우 높다는 판단이다. 올해 LNG선은 견고한 수요와 제한된 공급능력으로, 조선사들의 협상력이 개선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선종이다. 실제로 조선사들의 단기 인도 슬롯이 채워지면서, 선가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은 상태이다.
이미 선주들은 2022년 인도분에 대해서는 2021년 인도분 대비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있는 상태이다. 참고로 일반적으로 업황이 개선되는 국면에서는, 인도 시점이 먼 선박들에 프리미엄이 부과된다. 이는 조선사가 향후 비용인상 리스크(원자재 상승 등)를 선주사에게 전가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발주된 LNG선 중 2022년 인도분들은 선가가 척당 1.9억달러를 호가하였다. 이는 현재 시장 가격인 186백만달러를 상회하는 수준이다. 현재 국내 대형사들의 2021년 LNG선 인도 슬롯이 대부분 소진되었음을 감안하면, 하반기 LNG선 체결 선가는 대부분 현재 시장 가격을 상회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이는 결국 LNG선에 대한 시장 공식 선가가 상승하게 될 것임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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