규모 경제 초대형선, 고효율 피더선 대량 보유 선사 시장 주도

▲ 사진 출처:인천항만공사 공식 블로그
올해 컨테이너선 시장을 한마디로 표현해 보면 ‘작년 대비 새로울 게 없었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을 것 같다. 2018년 4분기 무역분쟁여파로 드라마틱하게 치솟았던 원양항로 운임시장은 올해 한해 특별한 반등 모멘텀없이 연중 소폭의 등락을 반복했다. 내년에도 이러한 기조는 크게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여『저성장뉴노멀*』에 대한 철저한 대비가 어느때 보다도 필요할것으로보인다고 한국해양진흥공사는 밝혔다.

*2020년 SCFI(상하이발컨운임지수)(vs. ’19년 12월 둘째주 누계 평균): 종합 ‘825pt (▲22)’, 미서부 ‘$1,420/FEU(▼115)’, 유럽‘$820/FEU (▲74)’

아시아 역내시장의 경우 매년 반복중인 한중항로 개방이슈에 더해 중국 카보타지 해제 검토, 동남아항로 공급과잉 심화, 정치적 분쟁에 따른 한일항로 물동량 감소등 굵직하지만 어느정도 예견됐던 이슈들의 현실화로 인해 불확실성이 증폭된 한해였다. 실제로 여러 연근해선사가 ‘창사후 올해가 가장 힘든시기였는데 내년은 생존을 논할 정도로 더 어려울것’이라는 우려를 표출하고 있어 시장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2020년 컨테이너선 시장 전반에 걸쳐 시행될 규제강화와 도전적 환경변화를 분석해 보고 본질적으로 펀더멘탈이 서로 다른 원양항로와 아시아역내시장의 시황을 각각 전망함과동시에 관련한 대응책을 제언해 보고자 한다고 한국해양진흥공사는 밝혔다.

2011년 머스크의 세계 첫 Triple-E(18,000TEU급) 20척에 대한 건조계약 체결 당시만해도 시장에는 지나치게 큰 선박의 사이즈로 인한 효율성 저하 가능성이 높다는 의견이 다수였다. 그러나 채 10년도 지나기전에 그보다 훨씬 큰 23,000TEU급 ULCS(극초대형컨테이너선)가 버젓이 유럽항로를 운항하고 있다. 현재 18,000TEU급이상 초대형 컨테이너선은 총100여척에 이를 정도로 증가했으며 선박의 초대형화는 역행 불가한 보편적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한편 2016년 6월 신(新)파나마운하 개통후 15,000TEU급 선박의 미주 동안 운항이 가능해지며 기존 파나막스(4.0-5.1천TEU급) 선형의 아시아역내 전배가 급격하게 진행됐다. 한때인트라 아시아시장의 블루오션이었던 동남아항로는 이제 수급불균형이 매년 악화되는 레드오션으로 완전히 바뀌어 버렸다.

클래식 파나막스급선박들의 운항 가능 연한이 남아있는 한 아시아역내시장의 선복과잉은 지속될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신조선 발주양상을 살펴보면 중형선에 대한 수요가 지극히 낮음을 알수 있는데, 현재 10~15년 선령의 중형선들이 모두 퇴역하는 시점에는 전세계 모든 항로에서 4~5천TEU급 선박이 운항하는 모습은 볼수 없게 될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대형화에 의한 규모의 경제효과를 톡톡히 보는 ‘초대형선’, 혹은 소형항만에 최적화돼고효율로 많은 항만을 기항하는 ‘피더선’을 대량으로 보유한 선주와 선사가 시장을 주도해나갈 것이고 이러한 변화에 적기대응하지 못하는 선사는 심각한 어려움에 직면하게 될 가능성이 매우높다는 진단이다.

한편 급변하는 환경속에 우리의 이웃 두나라는 자국선사간 굵직한 통합을 완료했고, 여러 유럽국가들 역시 활발한 M&A를 단행했다.
2020년 컨테이너화물 총수송량은 2억TEU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 컨테이너해상 물동량이 1.2억TEU였던 것에 비하면 불과 10년만에 ‘상전벽해’의 성장을 이룬 것이다.

컨테이너선의 대형화와 더불어 통합∙인수를 통한 개별선사들의 몸집불리기, 얼라이언스 결속력 강화를 통한 원양선사간 점유율 경쟁심화는 컨테이너선시장에 유례없는 공급과잉을 초래했다. 반면 중국의 경제성장률 둔화와 범유럽국가를 포함한 주요 선진국의 경기침체 장기화, 여러 국가간 무역분쟁 등은 글로벌 컨화물물동량 약세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쳤다.

2019년 국내∙외 컨테이너선 시장 주요 이슈로는 ‘HMM 디얼라이언스 정식 가입 확정‘, ‘IMO 2020 대응방안 마련 제각각‘, ‘글로벌 무역 블록체인 플랫폼 개발 붐‘, ‘머스크 COO 토프트(Toft) MSC CEO로 이적‘, ‘아시아발 수출화물의 탈중국화 증대’ 등을 꼽을 수 있다.
각 이슈 별 해당 분야의 선두기업은 모두 다르나 공통적으로 후발주자들과의 격차를 넓히고 산업을 선도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하게 경쟁하고 긴밀하게 협력하기 시작했다.
실제로 경쟁사들에 비해 수익성이 좋거나 투자 여력이 있는 선두 주자가 아니고서는 ‘경쟁사 임원 영입‘, ‘친환경 대응 강화‘, ‘플랫폼 구축’ 같은 모험을, 그것도 비즈니스 구조 상 수익성이 높지 않은 컨테이너선 시장에서, 공격적으로 시도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상식적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선구자적 노력과 투자가 있지 않고서는 절대로 선두에 오르거나 1등을 유지할 수 없기에, 글로벌 컨테이너선 시장의 『부익부 빈익빈』현상은 중장기적으로 지속될 전망이다.

내년 전세계 해운시장을 가장 뜨겁게 달굴 주제는 ‘IMO2020 본격시행’일 것이다. 컨테이너선을 포함한 모든 선종에 걸쳐 이처럼 보편적이면서 강력하게 시행된 규제는 전무했기에 그 누구도 2020년 1월부터 발생할 글로벌 해운환경의 변화를 간단하게 예단하지 못하고 있다.
2020년에는 일단 3가지 방법(스크러버 설치, LSFO 사용 또는 LNG추진선 사용)을 통해 대응할 것으로 보이나 더 큰 문제는 향후 글로벌 친환경규제 항목이 이산화탄소배출저감과 배기가스제로화까지 확대될 예정이라는 것이다. 다음 세대를 위한 삶의 터전보호측면에서는 바람직한 움직임이다. 그러나 발전속도와 체급차이가 현격히 다른선사들에 대해 동일하게 엄격한 기준이 적용되는점은 향후기업의 규모에 따른 경쟁력격차를 심화시키는 단초가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국제기구가 주도하는 환경보호 움직임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이며, 경제적인 이유로 그흐름을 역행하는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이는 신규 정기항로를 개설하는 것처럼 얼라이언스나 컨소시엄형태로 집단행동을 할수 있는 사항도 아니므로, 모든 컨테이너선사들의 철저한 준비와 발빠른 대처가 요구될 것으로 전망된다.

불과 10년전만해도 핸드폰으로 간편하게 컨테이너선 서비스를 조회한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막강해진 인터넷 덕분에 이젠 선사 영업사원없이도 원하는 도착지까지 상세한 선적스케줄 조회가 가능하고 운임확인 및 부킹까지 한번에 진행할수 있게 됐다. 또 실시간으로 내 컨테이너화물의 현재 위치까지 파악할수 있어 스마트한 교역이 가능해 졌다.
하지만 현재 모든 선사가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머스크, 하파그로이드, CMACGM과 같은 일부 글로벌 선사들만이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오늘에 이르렀고 그결과 여타선사들과는 확연히 구분되는 차별성을 갖게됐다. 급변하는 환경속에서 예전방식을 고수하며 관망하는 자세로 도태될 것인가? 아니면 뼈를깎는 고통은 있을지언정 쇄신을 통해 경쟁력있는 선사로 거듭날 것인가? 결정은 각선사의 몫이다.

태평양과 대서양을 횡단할 일이 없기 때문에 연근해선사는 태생적으로 원양선사와 다르다.그러나 초대형 컨테이너선이 기간항로에 투입된 이후 캐스케이딩(전배)에 따른 중형선 전배, 원양선사의 인트라 아시아 시장 공격적 진출등의 영향으로 공급이 급격히 증가하며 빠르게 원양시장화됐다. 또 항로개방 이슈, 미중무역 분쟁등으로 인해 수요측면의 불확실성 역시 크게 늘고있는 상황이다.
일반적인 시장논리대로라면, 경쟁사 상품을 죽이고 우리제품을 파는게 맞지만 정기선서비스의 경우 다른 선사와 공동배선을 하든 선복교환을 하든 상호간 다양하게 협력하며 비즈니스를 영위한다. 따라서 지금과 같이 어려운 시기일수록 혼자 외로이 돌파구를 찾는것보다는 호흡이 잘맞는 파트너선사와 함께 탄탄한 입지를 갖춰서 타국적 연근해선사는 모방할수 없는 우리 연근해선사만의 경쟁력을 극대화할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연근해선사는 다수의 항만을 기항하기 때문에 노쇼(No-show, 예약이나 약속을 취소하지 않고 나타나지 않는 일), 수심제한 등에 따라 특정항만에서 예상치 못한 유휴선복이 발생한다 해도 다음 기항지에서 추가 선적기회를 노려볼수있다. 하지만 원양항로의 경우 선박이 마지막 선적지를 출항하게되면 물리적으로 추가선적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무조건 출발지역의 최종선적항에서 선복활용도를 헤드홀(Headhaul, 출항노선)의 경우 100%에 가깝게 끌어 올려야 한다.
기본적으로 원양선사는 연근해선사보다 한 항차당 수송물량이 훨씬 많기때문에 수익성좋은화물을 많이 실을수록 큰이익을 보게된다. 반대로 물류비용도 커버하지 못하는 저가화물을많이 선적하게 되면 빛의속도로 손실이 늘어난다. 실제로 시장을 선도중 인글로벌 TOP 컨테이너선사들은 2019년 누계기준 흑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물론 선사별 비용구조가 상이한부분은 있겠지만 여러 외부변수에도 불구 고수익 화물을 충분히 선적한 결과일 것으로 분석된다.

원양항로의 경우 촘촘하게 짜여진 출발지-선적지 구조를 갖는 연근해항로와 달리 핵심항만이 정해져 있어 영업적인 측면에서 고민해야 할 부분이 상대적으로 심플하다. 가장 중요한것은 다양한 국내∙외 화주와 두터운 신뢰관계를 형성하는 것이고 이를 바탕으로 매항차 최대한 만선에 근접하게 선적해야 한다는 점이다. 유의해야할 점은 최소한 각 화주별로 총 화물 변동비는 무조건 커버할수 있는수준*이상의 운임단가는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해동안 A화주 물량의 화물변동비 총액이 5만불(총물량500TEU)이라면, 박스당 평균운임은 100불이상이 돼야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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