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동량 관련 지표 호조 지속...원화 강세는 부담

▲ 사진 출처:인천항만공사

코로나19로 인해 항공화물도 줄었지만 이를 운송할 수 있는 항공기가 더 크게 줄면서 화물비중이 높은 항공사들은 지난 2분기 호실적을 기록했다. 해운사들도 비슷하다. 모든 화물이 다 똑같았던 것은 아니지만, 2분기 실적이 1분기보다는 대체로 좋았다. 특히 컨테이너선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졌다. 과거 금융위기 시보다 물동량에 대한 충격이 적고, 회복 속도도 더 빨랐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계선(Idle)됐던 컨테이너선들이 운항에 투입되고 있는데도 운임이 빠지지 않고 있다. 결과적으로 조선소로의 발주 문의가 늘어나고 있다. 문제는 선가가 낮다는 점이다. 국내 업체간 경쟁만 없다면 선가는 오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수주와 수익성 두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고 한화투자증권 이봉진 애널리스트는 밝혔다. 

이봉진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지난달에 이어 해상물동량 관련 지표들이 좋다. 중국의 8월 대미 수출규모는 전년동기대비 20% 늘었으며, LNG수입량도 전년동기대비 15.6% 증가했다. 클락슨의 물동량 전망치도 회복되는 것으로 조정하고 있다. 국내 5개 조선사의 8월 수주도 지난 달에 이어 10억달러를 넘어섰다. 드릴십 가동률도 5개월만에 반등하기는 했으나 계속 올라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것. 문제는 원화강세인데, 미국 대선이 끝날때까지 지속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지난 2분기 대형 항공사의 화물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전세계 항공화물 수송은 화물기(Freighter)와 여객기의 화물칸(Belly cargo)이 각각 50%씩 담당했었다. 코로나 영향으로 여객기 운항이 중단되자 화물 수송능력에 40% 정도 공백이 발생했다. 물동량이 줄었지만 수송능력 감소가 더 크다보니 화물 운임이 급등했고, 화물 매출비중이 높은 항공사들의 실적은 좋아졌다.

해운사들의 2분기 실적도 양호했다.  대한해운과 팬오션의 2분기 영업이익률은 모두 1분기 대비 2%p 이상 개선됐다. 특히 컨테이너선 비중이 높은 HMM은 10%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면서 흑자전환에도 성공했다.

일반적으로 IT, 반도체, 신선식품, 의약품, 진단키트 등이 항공으로 운송된다. 코로나로 인해 수요가 늘어난 제품들이다. 해상으로 운송되는 화물들은 어떨까? 클락슨은 올해 전세계 해상물동량이 지난해보다 3.7% 줄어들 것이라 전망했다. 원유, 정유제품 및 석탄 등은 부진한 반면 철광석, 곡물 등은 지난 해 보다 좋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목해 볼만한 것은 컨테이너 화물이다. 컨테이너 해상 물동량은 지난 해보다 4.7% 감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금년 4월 코로나가 확산되던 시기의 전망치(-10.6%)와 비교해 보면 생각보다 선방하고 있는 셈이다. 석탄이나 정유제품 등을 제외하면 코로나로 인한 글로벌 해상교역량의 충격은 금융위기 때 보다 덜 한 상황이다.

 

금융위기때와 비교 할 때 충격의 강도가 약할 뿐 아니라 회복 또한 빠르다. WTO(세계무역기구)가 발표하는 상품 수출 자료를 보면 금융위기 시에는 충격 이후에도 수개월간 수출감소세가 심화됐었으나 올해는 2개월만에 감소폭이 축소되고 있다. 코로나 이전 미중무역분쟁으로 인해 글로벌 교역량 둔화가 나타나고 있었는데, 그와 유사한 수준까지 회복했다.

예상보다 수요 충격이 적고, 회복 속도도 빠르다면 중요한 것은 공급이다. 항공화물과 차이가 나는 부분이다. 항공의 경우 기존 화물의 50%를 책임지던 여객기가 국경봉쇄 등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반면 컨테이너선은 계선돼 있던 선박들이 상당부분 돌아왔음에도 운임이 오르고 있다. 해운사들이 발주를 고민해야하는 상황이라는 지적이다. 

실제로 최근 컨테이너선의 발주 문의가 많아지고 있다고 한다. 하파그로이드처럼 알려진 프로젝트 이외에도 여러 선사의 컨테이너선 발주가 임박해 보인다. 문제는 선가이다. 컨테이너선의 선가는 2019년 초부터 떨어지고 있다. 미중 무역분쟁 등으로 발주가 많지않았기 때문이다. 국내 업체간 경쟁이 심화되지 않는다면 선가는 하방 경직성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이 2017년 수주한 선박을 제 때 인도하지 못하면서 경쟁상대가 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대형 LNG 프로젝트 수주가 더해질 경우 도크 여유가 줄어들게 돼 오히려 선가는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컨테이너선은 동일 선형이 여러 척 발주되기 때문에 반복 건조로 수익성 개선에도 긍정적인 선종이다. 수주와 수익성 두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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