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조선업 수혜 여부, 아직은 미지수지만 기대심리는 지속 전망

사진 출처:HD현대중공업 홈페이지
사진 출처:HD현대중공업 홈페이지

하이투자증권 변용진 애널리스트는 15일 미국의 중국 조선업 견제 관련 코멘트를 발표해 관심을 모았다. 이에 따르면 3월 12일 전미철강노조(USW)등이 바이든 행정부에 중국의 조선업 및 해운/물류 분야 전반의 불공정 관행을 조사해 줄 것을 요청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다.

2015년 이후 중국 정부 차원의 조선업 지원에 수십억 달러가 투입되어 중국이 조선 및 해양, 물류 산업에서 덤핑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미국 선박과 해운사를 차별한다는 주장이다. 무역법 301조에 의거 미국 무역대표부(USTR)은 청원 접수 이후 45일 내로 조사개시 여부를 결정해야 하며, 대선 전 민감한 시기인 바이든 행정부가 노조의 요구에 따라 조사를 시작할 가능성은 높아 보인다.

◼무역법 301조에 의한 보복조치 발동할까
미국 무역법 301조는 무역상대국 정부의 불공정한 관행에 대한 보복조치를 규정한 법규이다. 해당 법에 의거해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조치는 1) 관세 부과 및 수입규제 2) 무역협정 철회 혹은 유예 3) 상대국 정부와 해당 불공정 관행을 제거하거나 미국에 보상조치를 해주는 협정 체결 등이 있으며, 최우선적으로는 미국이 받은 손해만큼의 관세 부과를 권장하고 있다.

지난 트럼프 행정부에서 무역법 301조에 의한 조사는 6건이 시행되었으며, 그중 2건에 대하여 보복조치가 결정되었다. 2017년 중국의 지적재산권 보호조치가 WTO와 TRIPS협정을 위반한다는 이유로 중국산 수입물품에 대한 3,700억 달러 규모의 관세가 부과되었으며, 2019년 EU의 민항기 보조금에 대한 WTO규정 위반으로 유럽산 수입품에 75억불의 관세가 부과결정됐다.

◼한국 조선업 수혜 여부, 아직은 미지수지만 기대심리는 지속 전망
미국의 이러한 움직임이 곧바로 한국 조선업의 수혜가 된다고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르다. 언뜻 한국 조선업이 중국 조선업에 대한 제재로 인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될 수 있으나 실질적으로 미국의 어떤 조치가 있을지, 혹은 있을지 없을지조차 아직은 불명확한 상황이다. 알려진 정보만을 토대로 판단한다면 미국이 취할 수 있는 최대한의 조치는 관세 부과이지만 이것을 한국으로의 선박 발주 증가로 연결 짓기에는 아직 근거가 부족하다.

글로벌 선박 발주시장에서 미국의 영향력은 크지 않다. 한국 수주잔고의 불과 2%가 미국 선주이며, 극히 일부의 미국 국적 투자회사 등을 제외하면 사실상 중국에 선박을 발주하는 미국 회사는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물론 선주가 아닐 뿐 용선주 또는 화주로서 영향력을 행사할 수는 있으나 미국이 직접적으로 선박 발주시장에 영향을 미치기는 어렵다. 보다 확장하여 미국이 취할 수 있는 다른 조치로는 향후 건조되는 중국산 선박의 미국 입항 시 항만 사용료 또는 벌과금 부과 등이 제기되고 있으며, 그로 인한 화주 및 선주들의 중국 비선호에 따른 한국의 낙수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지만 아직은 너무 앞서 나간 생각으로 보인다.

최소한 현 시점에서는, 이번 이슈는 조선업 수혜보다는 미국이 대중 무역분쟁에서 협상의 레버리지를 하나 추가하는 것으로 보는 것이 맞다는 판단이다. 다만 11월 대선을 앞둔 바이든 행정부에서 예상보다 적극적인 행보를 보일 개연성은 충분히 있으므로 선거 전까지는 해당 이슈가 한국 조선업에 대한 긍정 심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방산분야에서 한국 조선소의 미국 수혜 가능성도 커지고 있어
한편 이와는 별개로 조선업 기반이 부족한 미국의 한국/일본 조선업 의존은 방산분야에서 심화될 전망이다. 일단 신조보다는 상대적으로 아웃소싱이 용이한 MRO분야에서 우방국으로 수요를 분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한국 및 일본과 실제 협의를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는 미 해군기지를 보유하고 있는 일본이 조선소 주변 방공망 등의 이점 때문에 우선적으로 검토되고 있으나 한국도 여전히 옵션으로 열려 있다. 한국과 미국의 실무진 양국 방문에 이어 지난달에는 의사결정권자인 美해군성 장관이 방한했으며, 다음달에는 한화그룹과 HD현대그룹의 수장이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Mordor Intelligence에 따르면 전세계 함정 MRO시장은 2029년까지 630억 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 한국 조선소의 새로운 먹거리가 되기에 충분하며, 가장 큰 수요자인 미국 을 시작으로 한국의 시장 진출이 곧 가시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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